롯데 '꼴찌의 유산' 21세 포수 1군 마수걸이포 폭발! "그라운드 한 바퀴 이렇게 길 줄이야" 짜릿함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9.29 07:52 / 조회 : 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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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이 28일 사직 한화전에서 7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린 뒤 더그아웃에서 '무관심 세리머니'를 즐기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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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맨 왼쪽)이 28일 사직 한화전에서 7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추석을 앞두고 어린 포수가 1군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며 팬들에게 한가위 선물을 안겨줬다. 롯데 자이언츠의 '예비역 포수' 손성빈(21) 이야기다.

손성빈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팀의 8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했다. 이날 주전 안방마님 유강남이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면서 손성빈은 마스크를 쓰게 됐다.

수비에서는 에이스 찰리 반즈와 호흡을 맞추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이날 반즈는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는데, 특히 2회 반즈가 2사 후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몰리자 손성빈은 직접 마운드로 올라가 투수를 다독였다. 결국 반즈는 9번 이도윤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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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이 28일 사직 한화전에서 7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손성빈, 그러나 이 안타 하나가 팀에 큰 도움이 됐다. 롯데는 4회 터진 전준우의 2점 홈런으로 2-0 리드를 잡았지만 아슬아슬한 경기를 이어갔다. 7회 말 경기 3번째 타석에 등장한 손성빈은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의 2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솔로홈런이 됐다. 타구 속도 165.9㎞의 총알 타구였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손성빈은 타구를 응시하며 1루로 향했고, 포효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롯데 선수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손성빈을 애써 무시하며 지나갔다. 이 홈런이 바로 손성빈의 1군 첫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손성빈은 홀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시늉을 하며 상황을 즐겼다.

경기 후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구단을 통해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 손성빈 선수가 멋진 스윙으로 추가점을 만들어줘서 승기를 잡았다"고 칭찬했다. 또한 수비 부문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성빈이 경기를 완봉으로 잘 리드해주었다. 경기를 나가면 나갈 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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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오른쪽)이 28일 사직 한화전에서 7회 말 솔로홈런을 터트린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손성빈은 "짜릿했다. 그라운드를 도는데 한 바퀴가 이렇게 긴 줄은 몰랐다"며 홈런의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산체스 선수가 보더라인 끝에 걸치면서 너무 잘 던졌다. 앞선 두 타석에서 타이밍이 늦어서 타석 포커스를 앞에 두고 '늦지 말자'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직야구장에는 1만 2000명이 넘는 관중이 찾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손성빈은 "경기에 들어갔는데 관중들이 엄청 많아서 '환호받으면서 홈런 치면 기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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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신흥중-장안고를 졸업한 손성빈은 지난 2021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당시 1차 지명은 전년도 하위 3개 팀이 순위 역순으로 전국 단위 지명을 할 수 있었다. 2019년 꼴찌(10위)로 추락했던 롯데는 이때 얻은 지명권으로 손성빈을 찍으면서 포수 유망주를 얻을 수 있었다. 당시 롯데는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다. 공수 양면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향후 5년 뒤 미래를 보고 지명했다"고 밝혔다.

첫 시즌을 마친 후 손성빈은 상무 야구단을 통해 빠르게 병역의무를 수행했다. 올해 6월 중순 전역한 손성빈은 1군 전력에 합류, 유강남의 백업 포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강한 어깨를 통해 상대 주자를 견제하는 모습은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도 손성빈에 대해 "일단 (송구가) 너무 정확하다. 빠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베이스 위로 온다. 다른 선수들보다 (팝 타임이) 훨씬 빠르다. 그건 인정해야 한다"고 감탄했다.

투수들과의 호흡도 맞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6일 사직 SSG전에서는 선발 애런 윌커슨과 배터리를 이뤄 역대 3번째 팀 노히터를 리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1군에서 조금씩 기회를 받고 있는 손성빈은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아직 21세에 불과한 손성빈은 롯데의 '십년대계'를 책임질 선수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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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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