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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가운데)가 29일 북한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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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공격을 시도하는 박지수(가운데). /사진=뉴스1 |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 농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북한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81-62로 낙승을 거뒀다.
앞서 사격과 유도, 이날 탁구 여자 복식 16강에서도 남북 대결이 벌어졌으나 남다른 관심을 끄는 '4대 구기 종목(야구·축구·농구·배구)' 중에선 이번 대회 처음이었다.
한국은 다음달 1일 대만과 격돌한다. 3연승을 달리고 토너먼트 라운드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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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을 앞두고 나란히 서 있는 남북한 선수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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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하는 한국 박지수(위)와 북한 박진아. /사진=뉴스1 |
선발 라인업, 경험 무게 둔 한국 VS 최정예로 맞선 북한
역대 한국 여자 대표팀은 참가한 11차례 아시안게임에서 4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북한은 반드시 넘어서야 할 벽이었다.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3위 한국은 85위에 불과한 북한에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었다. 북한은 20세 205㎝의 센터 박진아를 앞세운 고공 농구의 위력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진아는 북한은 지난 27일 조별리그 1차전 대만을 상대로 91-77로 승리했는데, 홀로 51점을 퍼부으며 괴력을 뽐냈다.
한국은 이경은과 박지현, 김단비, 강이슬, 박지수를, 북한은 강향미와 홍련아, 김류정, 로숙영, 박진아가 베스트 5로 나섰다.
한국은 긴장감 넘치는 경기에 베테랑 이경은을 앞세운 게 눈에 띄었다. 북한은 지난 경기와 차이가 없는 최정예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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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오른쪽)의 돌파를 걷어내는 박진아.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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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왼쪽)가 박진아를 앞두고 미들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스1 |
1쿼터 : 205㎝ 박진아 가공할 높이, 스피드+센스 바탕 박지수가 맞섰다
박지수와 강이슬의 투맨 게임으로 시작을 열었다. 정선민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경은은 오펜스 리바운드 후 골밑에서 3명에게 둘러 쌓였지만 상대 선수의 몸을 맞혀 터치아웃시키는 노련함으로 정 감독의 신뢰의 이유를 증명했다.1쿼터 2분 30초 만에 북한 측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점수는 2-0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기세에서 밀린 채로 좀처럼 공격의 포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안정을 찾은 북한은 역시나 박진아를 전방에 세웠고 박지수와 1대1 매치업에서도 위력적인 훅슛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기세를 탄 북한은 스틸에 의한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흐름을 가져갔다.
연이은 스틸에 당하며 순식간에 점수 차가 2-8로 벌어지자 한국 벤치도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정선민 감독은 작전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했다.
한국은 곧바로 김단비의 대각 뱅크샷으로 추격했고 박지수가 박진아의 골밑 공격 때 블록슛을 하며 기세를 되찾아왔다.
그러나 박진아의 높이는 역시나 상당했다. 다시 한 번 박지수와 매치업에서 득점을 올렸고 박지현의 드라이브인을 완벽히 걷어냈다.
박지수도 만만치 않았다. 영리한 투맨 게임으로 골밑을 공략했고 로우 포스트에 자리 잡은 박진아를 상대로 미드레인지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결국 11-13으로 격차를 좁히며 1쿼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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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박지수.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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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돌파를 하는 이해란. /사진=뉴스1 |
2쿼터 : 10점까지 벌어진 점수차, 이해란 효과+깨어난 박지수+집중력 최고조... 극적 역전 33-25 전반 종료!
북한에 외곽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점수 차는 순식간에 11-21까지 10점 차로 벌어졌다. 정선민 감독은 타임아웃을 불렀고 강이슬 대신 신지현, 박지현 대신 이해란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이해란이 베이스 라인 돌파 후 득점 인정 원샷까지 얻어내며 흐름을 바꿨다. 박지수가 2득점한 뒤 골밑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박지수가 자세가 흐트러진 상태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2점을 추가했다.
김단비의 스틸에 의한 이해란의 속공 득점으로 20-21로 바짝 따라붙은 한국은 골밑에서 박진아에게 벌인 트랩(더블팀) 수비가 적중했고 이어 박지수의 득점으로 경기 초반 이후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팽팽하던 흘러가던 흐름 끝에 이소희가 이날 한국의 첫 외곽포를 적중시켰고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까지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집중력에서 급격한 차이가 갈렸다. 연이어 스틸에 성공했고 33-25로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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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가운데)를 꽁꽁 묶는 한국 선수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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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왼쪽)을 따돌리고 미들슛을 던지는 김단비. /사진=뉴스1 |
3,4쿼터 : 강이슬까지 터졌다, 박진아가 지쳤다... 완벽한 한국 페이스 '압승'
박진아는 연이은 트랩 수비에 좀처럼 겨익 초반과 같은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 체력적으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박지수와 매치업에서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꽁꽁 묶여있던 주포 강이슬의 외곽포까지 적중했다.점수 차는 점점 벌어졌다. 공격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힘을 되찾자 수비도 더욱 활기를 띄었다. 3쿼터 중반 박지수는 3점슛까지 작렬하며 완벽히 기세를 가져왔다.
박진아가 막히자 북한은 외곽포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번번이 불발됐고 박진아가 골밑에서 힘겹게 리바운드를 따냈지만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으며 블록슛에 당했다. 반면 컷인 플레이로 골밑을 빠르게 파고드는 박지수를 막아서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반 벌어진 점수 차에 한국은 더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쳤고 북한은 지친 기색을 보이며 결국 흐름은 뒤바뀌지 않고 그대로 한국의 낙승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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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코트로 복귀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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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농구 선수들이 부딪혀 넘어졌다. /사진=뉴스1 |
■ 한국 여자 농구 아시안게임 역대 성적
▷ 1974년 테헤란 : 준우승▷ 1978년 방콕 : 우승
▷ 1982년 뉴델리 : 준우승
▷ 1986년 서울 : 준우승
▷ 1990년 베이징 : 우승
▷ 1994년 히로시마 : 우승
▷ 1998년 방콕 : 3위
▷ 2002년 부산 : 준우승
▷ 2006년 도하 : 4위
▷ 2010년 광저우 : 준우승
▷ 2014년 인천 : 우승
▷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 준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