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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30일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
이번 대회 아쉬운 판정 시비가 각 종목에서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이젠 남자 축구가 위기에 직면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중국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을 치른다.
아시아게임 3연패를 향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관문 중 하나지만 우려가 따른다. 이번 대회엔 비디오판독(VAR)이 없다. 이 말은 심판의 권한이 그만큼 더 강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 축구는 전통적으로 중국에 매우 강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국한을 해도 17차례 맞붙어 12승 3무 2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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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뉴스1 |
다만 대회를 치르기 전 열린 두 차례 친선경기에서 만난 중국은 쉽지 않았다. 1승 1패를 거뒀는데 특히나 당시 중국은 거친 플레이를 일삼으며 대회를 앞둔 황선홍호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회 전 선수들이 다치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커졌다. 왜 하필 중국을 평가전 상대로 잡았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 전날 여자축구가 당한 석연찮은 판정 또한 남자 축구에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강인까지 합류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까지 총 21골을 몰아치면서 단 1골만 내줬다. 전력적으로 더 강해졌기에 중국이 큰 위협이 된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만 개최국의 이점이 상상 이상으로 커다랄 수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황선홍 감독은 누구보다 중국의 더티 플레이를 잘 알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열린 중국과 평가전에서 상대 골키퍼의 거친 태클에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치명적인 부상에도 본선엔 동행했으나 결국 경기엔 나설 수 없었다. 누구보다 컨디션이 좋았던 황선홍 감독의 부재는 한국의 허무한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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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여자 축구 8강전에서 북한의 거친 플레이에 고전하고 있는 한국. /사진=대한축구협회 |
이번에도 자칫 다시 한 번 중국에 발목을 잡힐 수 있는 상황이다. 객관적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나설 중국이 시종일관 거친 플레이, 일명 '소림축구'로 일관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전날 여자 축구 대표팀과 맞붙은 북한 선수들은 한국을 향해 양발 태클과 헤딩 경합에서 위도적으로 함께 뛰지 않는 비매너 플레이 등으로 의도적인 더티 플레이를 펼쳤다. 심판이 쉽게 휘슬을 불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담긴 듯한 플레이가 90분 내내 이어졌다.
남자 대표팀이 만날 중국전은 더욱 우려가 커진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황선홍 감독이다.
더구나 중국은 이번 대회 내내 '짜요 부대'와 함께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 선수들이 나서는 경기장이면 구름 관중이 몰려 경기 내내 '짜요(힘내라)'를 외치며 인해전술을 벌인다. 5만여 관중이 몰릴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를 한국 선수들로선 자칫 위축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렇기에 이른 선제골에 이날 경기 향방이 좌우될 수 있다. 중동의 '침대축구'에도 마찬가지지만 경기 초반 빠르게 선제골을 넣는다면 중국으로서도 추격하기 위해 경기 자체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 거친 플레이나 경기 지연 등은 이기거나 비기고 있을 때 더 유용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악은 선제골을 내주는 것이다.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3연패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큰 산을 만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 축구는 북한의 거센 플레이와 심판의 납득할 수 없는 판정 앞에 울었다. 누가보더라도 공정하지 않은 경기였지만 황선홍호는 이런 상황까지 대비해 경기에 나서야 하는 불리함 속에 8강전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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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다같이 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한국 축구 선수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