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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사진=아시아배구연맹 |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사범대학 장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베트남(39위) 세트 스코어 2-3(25-16, 25-22, 22-25, 22-25, 11-15)으로 졌다.
충격적인 패배다. 올해 초만 해도 이정도일 줄은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2년 연속 12경기 전패를 기록하더니 지난달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역대 최악의 성적인 6위, 2024 파리올림픽 예선까지 7전 전패로 마치며 불안감을 키웠다.
특히 아시아 무대에서마저 경쟁력을 잃은 아시아선수권 대회 과정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는데 그 시작이 첫 경기였던 베트남전 2-3 패였다. 뒤이어 태국과 카자흐스탄에 연달아 0-3 셧아웃 패배를 기록하면서 1975년 이후 첫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불안을 노출했다. 세터 김다인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체력에서 문제를 드러냈고 공격에선 주포 강소휘가 후위로 가면 좀처럼 돌아오질 못했다. 강소휘만이 23득점으로 유일하게 20점을 돌파하며 제 몫을 했고 박정아가 18점, 이다현 13점, 정호영 10점으로 뒤를 따랐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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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르 에르난데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왼쪽에서 4번째) 감독과 선수들. /사진=뉴스1 |
한국은 세터 김다인(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정호영(정관장)-이다현(현대건설), 아포짓 스파이커 이선우(정관장),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페퍼저축은행)-강소휘(GS 칼텍스), 리베로 김연견(현대건설)이 선발로 나섰다.
1세트 초반부터 리시브가 흔들리며 끌려갔다. 2-5에서 이다현의 이동 공격, 강소휘와 박정아의 연속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고 정호영의 블로킹 득점에 이어 강소휘가 20점째를 찍었다. 이후 베트남은 범실을 반복하며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도 19-19로 세트 막판까지 치열했다. 하지만 김다인과 강소휘의 연속 블로킹으로 20점을 돌파, 역전에 성공했고 이다현의 블로킹, 박정아의 공격 득점으로 세트를 끝냈다.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3세트다. 3세트에서도 19-19까지 접전을 펼친 한국은 박정아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막히면서 흐름을 빼앗겼고, 결국 공격 범실과 속공에 속으며 3세트를 내줬다.
4세트에서는 베트남의 공격력에 고전했다. 초반 리드를 잡은 것은 한국이었으나, 좀처럼 달아나지 못하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베트남은 12-15에서 6연속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고, 18-18 동점 상황에서 또 한 번 4연속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22-24에서 강소휘의 마지막 공격까지 막히면서 승부는 5세트로 향했다.
강소휘의 득점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강소휘는 5세트에서도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수 차례 동점을 만들었고, 박정아의 득점으로 이어지며 11-10 역전에 성공했다. 그뿐이었다. 강소휘가 후위로 내려앉은 뒤 박정아와 이선우의 공격이 연달아 막혔고 결국 한국은 베트남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를 5위로 마친 후 2010 광저우 대회 은메달, 2014 인천 대회 금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했었다. 하지만 1패를 안고 시작하면서 네 대회 연속 메달 획득 시나리오도 먹구름이 끼었다.
2연승을 거둔 베트남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고 한국은 2일 오전 11시 30분 네팔과 C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