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는 70구-곽빈은 담, '54구-8K-승투' 나균안 어깨가 무거워진다 [항저우 현장]

샤오싱=안호근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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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이 3일 태국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나균안이 3일 태국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 3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태국전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비보가 들려왔다.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곽빈(두산 베어스)이 돌연 담 증상을 호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선발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이 완벽한 투구로 류중일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나균안은 2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샤오싱 베이스볼&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야구장(The Baseball Main Venue of 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에서 열린 태국과 1라운드 B조 3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54구만 던지며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타선이 4회말 10점을 몰아치며 17점을 채웠고 이미 승리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김영규(NC 다이노스)가 5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잘 막아냈다. 통상 5회 종료 시점으로 이기고 있는 팀의 투수가 승리 요건을 챙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대회 조직위는 한국의 완벽한 승리를 이끈 나균안에게 승리 투수 영예를 안겼다.

2승 1패로 거둔 한국은 3전 전승의 대만에 이어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4일 하루 휴식 후 5일 오후 1시 A조 2위, 6일 같은 시간에 A조 1위와 격돌한다. 상대는 일본과 중국이다. 순서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열릴 일본-중국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이기는 팀과 먼저 격돌하게 된다.


나균안(왼쪽)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균안(왼쪽)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슈퍼라운드 진출은 확정했지만 결승행까진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중국을 모두 꺾더라도 결승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에도 1라운드에서 대만에 패했던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2승을 챙기며 일본, 대만과 2승 1패로 맞물렸고 득실차(TQB)에서 한국이 +3, 일본이 +1, 대만이 -4로 앞서 일본과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한국은 일본을 꺾고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다만 낙관적이라고만 보긴 어렵다. 할 수 있는 걸 다하고 행운이 따르기만을 바라야 한다. 마이너리거가 즐비한 대만이 중국, 일본에 비해 전력이 앞선다는 평가이기에 이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대만이 3승을 기록하면 한국으로선 일본, 중국을 꺾기만 해도 결승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2승이 필요하다. 일본전과 중국전 나설 선발 투수에 관심이 쏠린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다음 선발은 다 정해져 있다"면서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오른손 투수"라고 답했다. 한국의 선발 가능 자원은 모두 오른손 투수다. 선발 공개 의무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가급적 전략 노출을 꺼리는 류 감독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곽빈이 5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 나서는 것이다. 누가 되더라도 A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라는 걸 의미하기에 기량이 뛰어나고 힘이 비축돼 있는 곽빈이 나서는 게 이상적이다. 다만 이날 담 증상을 나타낸 게 변수다. 류 감독은 "슈퍼라운드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내일 휴식일이니 잘 쉬면서 상태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담 증상을 나타낸 곽빈. /사진=OSEN
3일 경기를 앞두고 담 증상을 나타낸 곽빈. /사진=OSEN
그러나 만약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원태인의 대체 등판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1일 홍콩전에서 4이닝 동안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47구만 뿌렸다. 사흘 휴식 후 등판이라는 쉽지 않은 일정이지만 투구수가 적어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결정이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6일 경기다. 곽빈의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을 경우 5일 원태인에 이어 6일 문동주가 등판해야 한다. 다만 원태인과 달리 70구를 던진 터라 사흘 휴식 후 충분히 몸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따른다.

이 시나리오대로 한국이 모두 승리를 거둘 경우 나균안이 결승전 선발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날 투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리그에서 22경기 125이닝을 소화하며 6승 7패 평균자책점(ERA) 3.46을 기록한 나균안은 이날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1회부터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친 그는 2회 행운이 따르지 않으며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태국 타자들을 제압했다. 안타 2개도 모두 빗맞거나 평범한 뜬공에 야수가 낙구 지점을 놓쳐 나온 것이었다.

3회에도 안타 2개를 맞고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위기를 지운 나균안은 4회 단 9구로 삼자범퇴, 이날 투구를 마쳤다.

물론 최선의 시나리오는 5일 경기에 예정대로 곽빈이 나서고 6일 원태인, 7일 결승전에 문동주가 선발, 나균안이 뒤에서 대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곽빈의 담 증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호투를 펼친 나균안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역투를 펼치는 나균안. /사진=뉴시스
역투를 펼치는 나균안.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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