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용 날았다! '개인최다 29점 대폭발', 대한항공 연패 탈출... KB 3연패 '좌절' [인천 현장리뷰]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0.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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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한용이 28일 KB손해보험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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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가운데). /사진=KOVO
'디펜딩 챔프' 인천 대한항공이 최근 부진을 씻고 홈에서 다시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KB손해보험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9점을 올린 정한용의 활약에 힘입어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3, 23-25, 25-20, 21-25, 15-10)로 이겼다.


개막전 승리 후 연이은 풀세트 접전 끝에 2연패에 빠졌던 대한항공은 2승 2패(승점 7)로 균형을 맞추며 3위로 올라섰다. 반면 KB손해보험은 1승 후 3연패(승점 4)에 빠지며 5위.

양 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최근 2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 끝 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상황. 틸리카이넨 감독은 "분위기 반전도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플레이를 어떻게 잘 할지다.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며 "자신감은 본인이 뭘 할 줄 아는가에서 온다. 우리 선수들은 본인이 어떻게 해야할 지 잘 알고 있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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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 /사진=KOVO
이어 "KB도 우리를 분석하고 전술을 준비했을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준비해왔다"며 국가대표 차출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에 대해선 "결론적으로는 내가 역할을 좀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KB손해보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경기에서 완벽한 오심 속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후인정 KB 감독은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 경기를 이겼으면 타격이 덜 했을 텐데 그 경기를 어렵게 하고 지는 바람에 타격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힘든 건 있다"면서도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리그에 큰 영향은 없다. 선수들도 다 잊었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다 털었다. 크게 뭐 타격을 입었거나 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1세트엔 대한항공이 웃었다. 외국인 선수의 대결에선 KB손해보험의 압승이었다. 안드레스 비예나가 홀로 10점을 책임졌다. 공격 점유율은 50%, 성공률은 58.82%에 달했다. 반면 링컨 윌리엄스는 5점(공격 성공률 50%). 범실에서 희비가 갈렸다. KB손해보험은 8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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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비예나.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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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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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를 넣는 링컨.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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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사진=KOVO
대한항공은 초반부터 근소한 리드를 끌고갔다. 20-16으로 앞서가자 KB손해보험에서 타임을 불렀다. 이후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황경민과 한국민, 비예나의 오픈 공격이 연이어 성공했다. 황승빈의 서브가 밖으로 나가 한숨을 돌렸지만 비예나에게 퀵오픈 공격을 내주며 21-2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갔다. 이후 한점 씩을 주고 받으며 24-23, 세트스코어에 도달했다.

링컨이 해결사로 나섰다. 1세트 내내 비예나의 위력적인 공격에 존재감 면에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였으나 결정적인 순간 한선수의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1세트를 팀에 안겼다.

2세트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19-19에서 KB 황경민의 스파이크 서브와 한국민의 블로킹 성공으로 21-19 역전에 성공했다. 대한항공도 만만치 않았다. 조재영과 에스페호가 연달아 KB의 공격을 막아내며 다시 21-21 동점이 됐다.

그러나 이번엔 KB의 기세가 더 거겠다. 비예나의 오픈, 홍상혁의 퀵오픈이 적중해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것. 비예나의 서브 실수가 나왔지만 백어택으로 마무리하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블로킹으로만 5점을 잡아낸 게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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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위해 도약하는 정한용.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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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용(오른쪽)이 득점 후 한선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3세트 대한항공이 다시 힘을 냈다. 정한용이 힘을 냈다. 세트 초반 연속 2득점한 그는 7-7 동점에서 퀵오픈으로 2연속 득점에 오픈 공격까지 성공하며 팀에 10-7 리드를 안겼다. 이어 퀵오픈 성공 2개까지 더하며 공격 선봉에 섰다.

마음을 놓을 순 없었다. 20-15로 앞선 상황에서 황경민의 2연속 퀵오픈과 한국민의 블로킹에 당해 20-18까지 점수가 좁혀 졌다. 정한용이 다시 분위기를 끊었다. 이어 강력한 서브에 이어 다시 한 번 대각 공격, 과감한 백어택까지 꽂아넣으며 날아올랐다. 결국 3세트는 대한항공의 승리.

승리를 향한 집념은 KB도 똑같았다. KB의 거센 반격에 대한항공이 흔들렸다. 2-2에서 정한용의 서브와 링컨의 오픈 공격이 모두 무산되며 KB가 리드를 잡았다.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이며 꾸준히 2점 차 리드를 지킨 KB. 한국민의 블로킹 성공으로 막판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비예나의 연이은 득점에 세트포인트에 도달한 KB는 한국민의 속공으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4세트에서 범실을 9개나 저지른 대한항공은 심기일전했다. 임동혁의 백어택으로 선제 득점한 대한항공은 KB 황경민의 퀵오픈 라인오버까지 겹치며 기분 좋게 세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4-1에서도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결국 5-5 동점이 됐고 이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8-8에서 임동혁의 백어택이 성공했고 정한용의 퀵오픈이 비디오 판독 끝 득점으로 인정되자 계양체육관을 메운 홈팬들이 이날 가장 뜨거운 환호성을 내질렀다. 임동혁의 백어택 성공, 조재영의 블로킹까지 적중하며 12-9 승리가 눈앞에 한걸음씩 다가왔다. 결국 기세를 올린 대한항공은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한용은 이날 29점(공격 성공률 65%)을 올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 중간에 투입돼 17점을 올린 임동혁도 막판에 팀에 큰 힘을 보탰다.

KB 비예나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지난 24일 우리카드와 역대 최장 기간 경기를 펼친 뒤 이번 경기도 풀세트 끝 승리를 챙긴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오늘이 두 번째로 긴 경기였나. 오늘 하루도 길다"고 웃으며 "좋은 싸움이었다. 비예나가 너무 잘했다. 방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임)동혁이가 들어와 흐름을 바꿨고 부상 선수가 꽤 많은데 늘 말하지만 우리는 선수층이 두텁다. 그걸 보여줘야 한다. 시즌 전에도 말했지만 혼자 오는 운은 없다. 우리가 스스로 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후인정 KB 감독은 "모든 면에서 상대 팀보다 떨어지는 경기력으로 해서 졌다. 공격수들이 결정력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던 게 오늘 패인"이라며 "아쉽다. 계속 경기력이 안 좋거나 하면 그런데 경기력이 나쁜게 아니어서 이런 걸 잡아서 분위기 전환해야 하는데 안되서 아쉽고 시즌 초고 경기 많이 남았기에 팀에 가서 잘 추슬러 다음주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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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용(왼쪽)과 임동혁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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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왼쪽에서 2번째)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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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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