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사회생 승장은 "3차전 승리시(현실이 됐다)→4차전 우리가 우세" 자신감 드러냈나

창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1.0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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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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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왼쪽) 감독과 고영표.
이강철 KT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필승 의지를 다짐하면서, 승리만 한다면 4차전은 유리할 것이라 밝혔다. 이렇게 자신감을 보인 이유가 무엇일까. 결국 선발 매치업에서 앞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위즈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벼랑 끝에서 탈출하며 기사회생했다. 앞서 KT는 지난달 30일 안방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쿠에바스가 흔들린 끝에 5-9로 패했다. 당시 KT는 1-9로 뒤진 9회말 2사 후 만루 기회에서 배정대가 만루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4점으로 좁히긴 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어 KT는 지난달 31일 역시 안방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3, 한 점 차로 아쉽게 패했다. 특히 KT는 9회말 무사 1, 3루 기회를 잡고도 단 한 점도 뽑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하루 휴식 후 2일 창원으로 이동해 치른 3차전에서 KT는 선발 고영표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만약 이날 KT가 패했다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으나,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KT와 NC는 3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른다. KT는 지난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쿠에바스를 선발로 앞세웠다. 쿠에바스는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당시 75구밖에 던지지 않았기에,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이에 맞서 NC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등판하는 송명기를 선발로 낙점했다. 송명기는 올 시즌 4승 9패 평균자책점 4.83을 마크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플레이오프 3차전 패배 후 "페디는 휴식기가 너무 짧았다. 3일 쉬고 등판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송명기의 컨디션이 나쁘진 않아 선택하게 됐다"고 낙점 배경을 설명했다. 아무래도 선발 매치업에서는 1선발을 내세운 KT가 우세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승장'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쿠에바스를 4차전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1차전이 끝난 뒤 당시 투구수가 적당해서 4차전을 준비하라고 이미 말을 해놨다. 당시 투구수를 봐서 빨리 교체했다. 저희가 2차전에서 진다고 생각을 안 해서 쿠에바스를 그때부터 준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2일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3차전 승리 시에는 4차전도 유리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이강철 감독은 "저희는 4차전과 5차전까지 선발 투수가 다 준비돼 있다. 충분히 잘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이겨야 한다. 쓸 수 있는 카드가 있으니까. 3차전만 이겨주면 4차전까지 우위를 점하면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전 선발 투수에 관한 질문에 "3차전에 승리해야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꼭 말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며 필승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실제로 KT가 승리했고,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선발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 본인도 바로 OK를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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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이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고영표.

NC는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태너 털리였다.

KT 선발 고영표는 6회까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채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105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73개였다. 또 자신의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무려 47개나 섞으면서 NC 타선을 잠재웠다. 더불어 속구 44개, 커브 13개, 슬라이더 1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38km가 나왔다. 또 체인지업은 112~121km의 구속을 형성했다. 고영표는 선발승을 따내면서 플레이오프 3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공백이 길었는데, 사실 팀이 2패를 당한 뒤 나가는 투수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고영표답게 이 힘든 위기에서 본인 피칭을 해줘서, 4차전으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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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
7안타를 친 타선에서는 알포드와 박병호, 박경수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선발타자가 안타를 기록했다. 그중 8번 타순에 배치된 배정대가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배정대는 2회초 결정적인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다. 선두타자 문상철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물러난 상황. 후속 조용호가 태너의 2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타석에 배정대가 들어섰다. 여기서 배정대는 초구 파울을 친 뒤 2구째 태너의 낮은 122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비거리는 115m. 배정대의 플레이오프 2호 홈런이었다. 배정대는 정규 시즌 때 태너를 상대로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으나 이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최근 배정대의 타격감이 좋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배정대는 지난달 30일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이 1-9로 크게 뒤진 9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그랜드슬램을 터트린 바 있다. 당시 NC 클로저 이용찬을 상대로 한가운데 초구 속구(144km)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만루 홈런을 쳐냈다.

이어 팀이 2-0으로 앞선 7회에는 문상철이 솔로 아치를 그렸다. KT가 여전히 2-0으로 앞선 7회초. NC는 선발 태너를 내리는 대신 김영규를 투입했다. 문상철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6구째 슬라이더(130km)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105m. 문상철의 플레이오프 2호 홈런이었다. 문상철은 앞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BO 최고 에이스 에락 페디를 상대로 3회 솔로포를 뽑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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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대(왼쪽)와 이강철 감독.
마운드에서는 필승조들이 무실점 승리를 합작했다. 7회에는 손동현, 8회에는 박영현, 9회에는 김재윤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강철 감독은 김재윤에 대해 "(그동안) 너무 안 나갔다"며 웃은 뒤 "순리대로 마무리 투수니까 나갔다. 투구하는 걸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다. 안타를 맞았지만, 그다음에 자기 볼을 던지더라. 충분히 해낼 거라 생각했다"며 신뢰를 보냈다.

이강철 감독은 "먼저 오늘 패하면 마지막이 되는 상황에서 고영표가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냈다. 정말 좋은 피칭을 해줘서 승기를 가져왔다. 손동현과 박영현 등 어린 선수들, 그리고 김재윤까지 좋은 피칭을 해줬다. 타선에서는 1회 찬스가 무산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는데, 배정대의 투런포로 인해 분위기를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힘든 상황에서 추가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문상철의 추가 홈런이 터졌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이 좀 더 여유 있게 던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저희 팀(KT)다운 야구를 한 것 같다. 또 박경수가 중요한 순간에 (안타성 땅볼 타구를) 잘 잡아줬다. 장성우의 중요한 도루 저지도 승리의 요인 중 하나였다"고 총평했다.

이강철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를 대신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상철에 대해 "(강)백호도 백호인데, 김민혁이 선발로 나서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상철의 타격감이 좋은 상태다. 경기를 치르면서 더욱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소 부진을 겪고 있는 알포드와 박병호에 관해서는 "그 선수들이 잘해주면 더 쉽게 갈 수 있는데, 다 잘할 수는 없다. 분명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나온다. 그 앞에서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그나마 오늘 경기는 배정대와 문상철이 잘해줬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저희가 항상 리드를 하고 있으면, 수비가 강화되고 중간 투수진도 좋아진다. 저희 팀다운 야구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은 또 이날 경기 전 '3차전 승리 시, 4차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1차전 던질 때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저희가 체크한 게 한두 가지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해줬다. 그동안 쿠에바스가 선발로서 좋은 투구를 했다. 송명기가 안 좋다는 게 아니라, 기록적으로 보면 저희가 우위에 설 수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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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오른쪽 감독.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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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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