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타자가 왜 8번에...' 끝내주는 사나이 또 터졌다! 1차전 그랜드슬램→3차전 선제 투런포 폭발 [창원 현장]

창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1.0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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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운데)가 1회 투런포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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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운데)가 1회 투런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끝내주는 사나이' 배정대가 또 폭발했다. 8번 타순보다 좀 더 전진 배치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활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KT는 배정대의 투런포를 앞세워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선취점을 뽑았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는 2일 오후 6시 30분 창원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을 치른다.


KT가 드디어 선취점을 뽑았다. 배정대가 주인공이었다. 투런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2-0 리드를 잡았다.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에서 계속 선제점을 뽑지 못한 채 계속해서 끌려다녔던 KT.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이날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이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다. 이어 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 순으로 중심 타순이 꾸려졌다. 문상철(지명타자)-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 순으로 하위 타순을 채웠다. 앞선 경기와 비교해 변화를 주지 않았다. 선발 투수는 고영표.

이에 맞서 NC는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태너 털리.


이날 KT는 1회부터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태너를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를 공략, 우중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황재균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속구를 받아쳤다.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무사 1,3루 기회가 이어졌다. 하지만 알포드가 5구째 헛스윙 삼진, 박병호가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물러난 뒤 장성우가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KT는 고영표가 호투하며 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두타자 손아섭을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민우마저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어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1회를 출발했다.

그리고 맞이한 2회초. KT가 마침내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문상철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물러난 상황. 다음 타자 조용호가 태너의 2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안타를 친 뒤 타석에 배정대가 들어섰다. 여기서 배정대는 초구 파울을 기록한 뒤 2구째 태너 털리의 낮은 122km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115m. 배정대의 플레이오프 2호 홈런이었다. 배정대는 정규 시즌 때 태너를 상대로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배정대의 타격감이 정말 좋아 보인다. 배정대의 별명은 '끝내주는 사나이'다. 끝내기 안타를 많이 때려냈기에 KT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배정대는 이미 지난달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도 홈런 맛을 본 바 있다. 그것도 만루 홈런이었다. 당시 KT가 1-9로 크게 뒤진 9회말. KT의 마지막 공격. NC의 바뀐 투수 김시훈을 상대로 1사 후 박병호가 2루타를 친 뒤 2사 후 정준영이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계속해서 문상철이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만루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배정대. 여기서 NC는 클로저 이용찬을 투입하며 경기를 마무리 짓고자 했다. 그러나 배정대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용찬의 한가운데 초구 속구(144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비거리 120m)을 작렬시켰다. 당시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KT 팬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만든 그랜드슬램이었다.

이날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초반에 저희가 리드를 잡고 갔으면 좋겠다. 자꾸 초반에 점수를 주고, 따라가는 흐름이다 보니까 타자들이 조금 급해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리드를 당한 상태에서 끌려가니까 2패를 당한 것 같다"면서 "저희가 뒤쪽 싸움에서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선발이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다. 초반에 득점만 올린다면 NC에서 쉽게 들어오진 못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무래도 단기전은 선취점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차전과 2차전에서 KT는 모두 선발이 조기에 흔들리며 선취점을 내줬고, 결국 계속해서 끌려다닌 채 패하고 말았다. 2경기 모두 비슷한 양상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태너에 대해 "시즌 때보다 제구가 안 되면서, 공도 몰리는 등 실투가 많더라. 저희와 정규시즌 동안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그런 점을 믿는 것보다는 저희가 최선을 다해 잘 쳐야 한다. 저희는 저희대로 해야 한다. 그러면서 결과가 나오길 바라야 한다. 분위기가 NC는 2승이고, 우리는 2패다. 분위기라는 게 있으니까 고영표가 잘 막고 가야한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NC와 KT의 분위기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NC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단 한 경기로 끝낸 뒤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연승을 달리며 업셋을 해냈다. 이어 KT와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승리하며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만약 이날 NC가 승리한다면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반면 KT는 정규시즌을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정규시즌을 마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약 3주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채 시간을 보낸 뒤 플레이오프에 임했으나, 경기 감각에서 떨어진 모습을 노출하며 1차전과 2차전을 내리 내줬다. 과연 3차전에서는 KT가 반격에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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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가 1회 투런포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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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투런포를 친 KT 배정대(오른쪽)를 향해 이강철 감독이 축하의 뜻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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