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못 막겠다" 뭘 해도 뒤집으니 적장도 그냥 웃는다, 흥국생명에는 외인이 3명 뛴다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1.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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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한국배구연맹
"(김)연경이는 못 잡겠네요. 높이 싸움인데 블로킹 위에서 때리니까...."

어떻게든 점수를 만드는 '배구 여제'의 득점력에 과거 대표팀서 김연경(35)을 지도했던 스승이자, 적장 강성형(53) 현대건설 감독이 그냥 웃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12일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2(25-23, 19-25, 19-25, 25-22, 15-9)로 승리했다.

4연승을 이어간 흥국생명은 7승 1패(승점 20)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현대건설은 1라운드에 이어 이번에도 흥국생명에 풀세트 패배를 경험하며 4승 4패(승점 14)를 기록, 3위를 유지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였다. 주포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어깨가 좋지 않아 제대로 스파이크를 못 날리는 상황에서 볼 배분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고, 이는 낮은 공격 효율로 이어졌다. 거기에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리면서 2세트와 3세트를 연거푸 내주고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연경이 힘을 내면서 흥국생명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4세트에만 공격 점유율 41.86%를 가져가며 전위에서만 9점을 뽑아냈고 후위로 빠졌을 때는 좋은 수비(리시브 효율 66.67%)를 보이며 세트 스코어 동률을 이뤘다.


이미 힘이 빠진 현대건설은 그 뒤로 속수무책이었다. 한 점이 중요한 5세트에서 무려 7점을 연거푸 내주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경기 후 강성형 감독에 따르면 위파위의 다리에 경련이 왔고 그곳으로 집중타가 이어진 것이 5세트에서 급격하게 무너진 이유였다. 그러나 경기력에는 만족했다. 단지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 김연경을 막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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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선수단./사진=한국배구연맹


강 감독은 "전체적으로 경기력은 좋았는데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도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아쉽다. 모마의 득점력과 서브도 살아났다. 안 좋은 공에 대한 책임감도 생긴 것 같아 다행이다.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에서는 여러 선수가 돌아가면서 하면 체력 안배도 될 텐데 정지윤의 몸 상태가 아직 완전치 않아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5세트에는 위파위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고 초반에 무너졌다. 다른 선수는 잘 막은 것 같은데 김연경은 못 잡겠다. 높이 싸움인데 블로킹 위에서 때린다. 어떻게든 오더 싸움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날 김연경은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이자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30점을 폭발시켰다. 공격성공률 45.61%, 공격효율 33.33%로 100% 만족하긴 어려웠으나, 클러치 상황마다 득점력이 빛났다. 사실상 3명의 외인이 뛰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김연경의 존재는 흥국생명이 우승 후보로 불리게 하는 주된 이유다. 김연경뿐 아니라 '진짜' 외국인 선수 옐레나와 아시아 쿼터 레이나 토코쿠도 제 몫을 하면서 흥국생명은 전력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평가를 받는 올 시즌에도 절대 1강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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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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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레이나 토코쿠(왼쪽에서 두 번째)와 김연경(맨 오른쪽). /사진=한국배구연맹


이날 옐레나는 어깨가 좋지 않은 상황에도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득점을 보였다. 시즌 통틀어서도 리그에서 가장 높은 후위 공격 성공률(47.83%)을 보이며 171점(리그 6위)으로 김연경(174·득점 5위)과 함께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경기 후 김연경도 이 부분을 지적하며 "가끔 한 경기에서 나보다 잘한 선수가 있는데도 내가 인터뷰할 때가 있었다. 팀의 사기 문제도 있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며 "볼 점유율이 높은 옐레나가 다음에는 인터뷰를 했으면 한다. 정말 고생 많이 하고 있는데 파이팅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발언했다.

레이나는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미들블로커로 1, 2세트 중반부터 투입됐음에도 12점을 퍼부으며 통통 튀는 활력소 역할을 했다. 유효 블로킹을 6차례 해내는 등 미들블로커로서 역할에도 충실했으나, 역시 장점인 공격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세트 막판에는 상대 수비벽이 동시에 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어코 2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좋은 득점력을 지닌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터트렸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김연경은 "레이나가 코트 밖에서는 많이 편해진 것 같은데 코트 안에서는 아직 소극적은 면이 있다. 팀에서는 조금 더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고 본인 스스로도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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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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