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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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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매체 키커지가 예상한 코펜하겐과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5차전 바이에른 뮌헨 선발 라인업. 노란색 네모 안에 김민재의 이름이 들어있다. /사진=키커 |
독일 매체 키커는 3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릴 바이에른 뮌헨과 코펜하겐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5차전 선발 라인업을 예고했다.
앞선 조별리그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뮌헨은 남은 두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2위의 가능성도 없다. 뮌헨이 4승 무패(승점 12),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가 1승 1무 2패(승점 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승 3패(승점 3)로 세 팀이 전승을 해도 승점 10점이 고작이다.
상대 팀도 약체 코펜하겐인 데다 홈 경기인 만큼 백업 선수들의 경험을 쌓기에는 부담이 없는 상황. 하지만 키커는 또 한 번 김민재를 포함한 주전 대부분이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키커의 코펜하겐전 예상 선발 라인업은 마누엘 노이어,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누사이르 마즈라위, 요주아 키미히-콘라트 라이머, 마티스 텔-토마스 뮐러-세르주 그나브리, 해리 케인이었다. 이 중에 주전이라 부르기 어려운 선수는 그나브리, 뮐러, 텔 셋뿐이다.
이유는 280만 유로(약 40억 원)의 챔피언스리그 승리 수당 때문이다. 키커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할 때마다 280만 유로의 수당이 걸려 있다. 따라서 조별리그 1위가 보장된 상황에서도 뮌헨은 코펜하겐과 경기에서 주전 중 일부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리 많은 로테이션 선수를 투입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280만 유로가 절대 적은 돈은 아니다. 웬만한 선수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하지만 작게 보려면 얼마든지 작게 볼 수 있는 금액이다. 김민재가 베이징 궈안 시절 마지막 해 연봉이 350만 유로(약 50억 원)였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상금은 2000만 유로(약 285억 원)이며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따라오는 중계권료 수입은 상금의 규모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또 뮌헨은 트레블(챔피언스리그, 리그, FA컵)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트레블을 위해 해리 케인(30)을 토트넘 홋스퍼에 분데스리가 역대 최대 이적료인 1억 2000만 유로(약 1710억 원)를 지불했다. 트레블을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는 필수고, 시즌은 아직 3분의 1도 지나지 않았다. 280만 유로를 얻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방전된다면 득보다 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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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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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 /AFPBBNews=뉴스1 |
더욱이 이미 주전 선수들의 몸 상태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뮌헨 소속으로 공식전 15경기 풀타임 출전 중인 김민재의 체력 저하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중앙 수비수 특성상 김민재의 많은 출전은 예상된 바다. 하지만 DFB포칼 1라운드를 제외한 리그 12경기, 챔피언스리그 4경기, 포칼 1경기, 슈퍼컵 1경기 등 1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8경기 중 15경기가 풀타임으로 28일 기준 르로이 사네(1564분)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543분을 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6경기 모두 선발 출전에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어 그야말로 쉴 틈이 없었다.
그 여파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 지난 25일 FC쾰른과 분데스리가 12라운드 리그 경기였다. 김민재는 이 경기를 위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싱가포르-중국)을 모두 뛰고 경기 하루 전 뮌헨에 도착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와 오늘 먼 곳에서 돌아왔다"며 "국가대표에서 많은 시간을 뛰었다. 의료진이 상태 확인 후 선수들 개인 의사를 판단해 선발 명단을 정하겠다"고 말하며 배려하는 듯했다.
그러나 결과는 선발 출전에 또 90분 풀타임이었다. 전반 14분 공중볼 경합 중 상대 공격수 다비 젤케에 밀려 허리부터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음에도 나온 풀타임 출전이었다. 이때 김민재는 소리를 지르며 고통스러워했고 젤케조차 쓰러진 김민재를 보며 경기 중단을 요청할 정도였으나, 투헬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민재가 체력이 약점인 센터백도 아니었다. 나폴리 시절에도 리그 35경기 3054분간 출전하며 철강왕이란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뮌헨에 와서 리그 12경기 만에 그 절반이 넘는 1543분을 소화하자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또 다른 주전 센터백 마티아스 데 리흐트가 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로 이탈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밖에 없는 상황이 이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체력 저하가 눈에 띄게 보이자 뮌헨 팬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뮌헨의 소식을 전하는 '바이에른 앤 저머니'의 공식 SNS에는 김민재가 포함된 키커지의 예상 선발 라인업이 전해지자, "김민재를 쉬게 하라(Rest Kim)"라는 팬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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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