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8번 비워뒀다" 천하의 NYY, 日 최고 투수 영입 위한 뜨거운 구애... 그만큼 승리 간절하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12.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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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오릭스 버팔로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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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유니폼.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의 명문팀 뉴욕 양키스가 일본인 투수를 향해 구애를 펼치고 있다. 심지어 등번호까지 미리 비워놓으면서 환심을 사기 위해 나섰다.

미국 매체 스포츠넷 뉴욕(SNY)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양키스는 야마모토를 위해 지난 시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등번호 18번을 비워뒀다"고 보도했다.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야마모토는 현재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선발투수다. 올해 야마모토는 2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64이닝 34사사구(28볼넷 6몸에 맞는 볼) 169탈삼진을 마크했다. 그러면서도 피홈런은 단 두 개, 피안타율 0.19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로 91.3%에 달하는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비율을 남겼다.

퍼시픽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최다 탈삼진, 승률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3시즌 연속 4관왕을 달성하고 사와무라상도 3년 연속 수상했다. 또한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267표 중 259표를 얻어 퍼시픽리그 MVP를 수상했다. 이로써 야마모토는 1994~1996년 스즈키 이치로 이후 처음으로 MVP를 3년 연속 수상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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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퍼시픽리그 MVP를 수상한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오릭스 버펄로스 구단 공식 SNS
미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내년 1월 5일 오전 7시까지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게 되면서 영입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야마모토의 미국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지난 22일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미 11~14개 팀으로부터 계약하자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울프에 따르면 야마모토에 관심 있는 팀은 양키스를 비롯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등 11개 팀이다.


당연히 양키스는 야마모토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매체에 따르면 양키스는 일본에 스카우트를 보내 야마모토를 꾸준히 관찰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양키스와 울프 사이에 해프닝도 있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유리몸'이 된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향해 "유리몸(injury-prone)이다. 경기에 나올 땐 타격에서는 못 쳤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그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고 직격하자, 울프가 "양키스 입단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외 FA 자원들에게 여기서 뛰려면 육체나 정신이 테플론(내구성이 좋은 고분자 소재)으로 만들고 와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 것이다"며 비꼬았다. 문제는 굳이 국외 FA를 언급한 점인데, 이는 울프가 야마모토의 에이전트이기 때문에 양키스를 압박하려는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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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요시노부. /AFPBBNews=뉴스1
그만큼 양키스는 야마모토를 계속 주시하는 가운데, 등번호 18번까지 비워놓으면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야마모토는 오릭스에서 18번을 달고 뛰었는데, 일본과 한국에서 이 등번호는 주로 에이스에게 부여한다. 양키스에서는 역대 55명의 선수가 유니폼에 18번을 새겼는데, 2022년 외야수 앤드류 베닌텐디가 단 이후 올해에는 아무도 18번을 달지 않았다. 양키스는 0번을 제외한 한 자릿수 등번호가 모두 영구결번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낮은 번호가 귀한 상황임에도 하나를 비운 것이다.

양키스에서 18번을 달았던 일본인 에이스도 있다. 바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팀에서 뛰었던 구로다 히로키(은퇴)가 있다. 일본에서는 15번을 달았던 구로다는 2008년 LA 다저스 입단 후 18번을 획득했고, 양키스로 이적 후에도 이를 유지했다. 구로다는 양키스에서 3시즌 동안 38승 33패 평균자책점 3.44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일본에서는 18번을 달았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도 2014년 양키스 입단 후 19번을 달며 선배의 등번호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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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양키스에서 등번호 18번을 달고 뛰었던 구로다 히로키. /AFPBBNews=뉴스1
이렇듯 양키스가 한 선수를 데려오려고 노력하는 건 올해 부진했기 때문이다. 시즌 전만 해도 월드시리즈 진출이 목표였던 양키스는 5할 승률을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고, 결국 82승 80패(승률 0.506)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그쳤다. 2016년 이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덤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월드시리즈 우승팀(27회)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에 캐시먼 단장은 "우리 팀은 올해 너무 많은 패배를 기록했다. 이는 내 잘못이다. 팀을 운영하는 단장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고개를 숙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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