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MLB행 심상치 않다, 초갑부 구단주까지 영입전 등장... 내일(5일)부터 드디어 30개 구단과 협상 돌입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2.0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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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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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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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와 스캇 보라스 대표(왼쪽), 모친 정연희씨, 부친 이종범(오른쪽) 전 LG 트윈스 코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보라스 코퍼레이션 SNS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물론, 한국 야구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시간이 드디어 왔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30개 구단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이정후의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4일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고지가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12월 4일(한국 시각으로 5일)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포스팅 고지 다음 날부터 이정후 영입을 희망하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30일 동안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이정후의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구단은 지난 11월 22일 한국야구위원회에 이정후의 의료 기록을 포함한 포스팅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어 11월 24일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키움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많은 빅리거를 배출한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만약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 확정된다면 구단은 강정호와 박병호, 김하성에 이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네 번째 선수를 배출하게 된다. 앞서 강정호는 2014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는 2015시즌 미네소타 트윈스, 김하성은 2020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각각 입단하며 빅리그 첫발을 내디딘 바 있다.

고형욱 키움 히어로즈 단장은 "포스팅 자격을 갖추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에 나서는 이정후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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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뉴시스
이정후가 과연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까. 사실상 역대급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기자는 같은 날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오는 5일 이정후의 포스팅을 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렸다.

메이저리그에서 공신력이 높기로 잘 알려진 헤이먼은 계속해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등 많은 팀이 이정후 영입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Korean CF Jung Hoo Lee, a former KBO MVP, is expected to be posted as early as tomorrow. Padres, Giants, Yankees among many teams)"고 덧붙였다.

이제 공은 메이저리그 구단으로 넘어갔다. 메이저리그는 4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윈터미팅이 시작됐다. 윈터미팅에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관계자들과 유력 에이전트들이 모여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대어급 선수들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비롯해 다년 계약과 트레이드 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이정후 영입 역시 이번 윈터 미팅에서 많은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예정대로 포스팅이 고지될 경우, 미국 동부 시간 기준 5일 오전 8시(한국 시각으로 5일 오후 10시)부터 30일째 되는 날인 내달 3일 오후 5시(한국 시각 4일 오전 7시)까지 3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앞서 KBO는 지난달 24일 이정후의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에 관한 포스팅을 진행해줄 것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전했다. 이정후 역시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황. 미국이 추수감사절 연휴에 돌입하면서 잠시 이정후의 포스팅 절차 역시 대기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포스팅 고지가 공식화되면서 뜨거운 영입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미 이정후를 원하는 팀이 현지 언론을 통해 많이 거론된 바 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는 지난달 24일 "외야수를 원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는 현재 의구심과 경쟁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라면서 "양키스는 만 24세밖에 되지 않은 이정후에 관해 문의를 하였다. 그렇지만 이정후의 영입을 원하는 팀은 20개나 된다"고 보도했다. 이정후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팀보다 훨씬 많은 숫자라 할 수 있다. 뉴욕 양키스는 계속해서 이정후와 연결되고 있다. 'MVP 출신 외야수' 애런 저지 정도를 제외하면 확실한 주전 외야수가 없는 상태다. 여기에 애런 저지가 우익수, 이정후가 중견수를 맡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물론 FA 코디 벨린저와 김하성의 팀 동료인 후안 소토도 영입 후보라 할 수 있지만 여의찮을 수도 있다.

다른 매체인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이정후 영입을 원하는 팀으로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론했다.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에 따르면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두 팀이 이정후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모로시는 "두 팀이 KBO 리그에서 뛴 이정후에게 관심을 갖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에 관한 스카우트 작업을 진행한 상태다. 올겨울 그들의 목표에 부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4일 미국 매체 야후 스포츠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를 인용, 이정후가 5년 총액 5천만달러(한화 약 650억원) 수준에 계약을 맺을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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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네트워크에서 이정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MLB 네트워크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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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정후. /사진=미국 매체 클러치 포인트 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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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물론 20개 구단 모두 이정후를 향해 실질적인 영입 제안을 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단순한 관심 선에서 그치는 구단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구단이 언급된 것 자체만으로도, 이정후를 향한 영입 전쟁이 사실상 역대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정후 영입을 노리는 팀들 모두 빅클럽들만 거론되고 있다. 구단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클럽은 아예 이름조차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에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최근에는 '거상' 뉴욕 메츠까지 이정후 영입전에 합류했다는 소식이다. USA 투데이는 4일 "뉴욕 메츠가 이번 오프시즌 전력 보강을 위해 이정후에게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메츠는 억만장자 구단주인 스티븐 코헨이 이끌고 있기에 더욱 큰 관심을 끈다. 최근 몇 년간 메츠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에 힘을 쏟으며 전력을 강화했다. 지난겨울에는 일본의 센가 코다이와 5년 7500만 달러(한화 약 971억 6000만원)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센가는 2023시즌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8을 마크하며 빅리그에 연착륙했다. 메츠의 외야는 좌익수 D.J.스튜어트, 중견수 브랜든 니모, 우익수 스탈링 마르테로 구성돼 있는데, 이정후가 주전 경쟁을 충분히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츠가 실제로 이정후 영입전에 참전한다면 이정후의 몸값은 더욱 올라갈 전망.

이 4개 구단 모두 빅클럽이다. 동부 지구와 서부 지구를 각각 대표하는 팀들로, 메이저리거라면 누구나 가고 싶은 팀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뉴욕 양키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무려 27차례 우승을 차지한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21시즌 107승을 따내며 당시 승률 1위에 등극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2023시즌 도중 직접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이정후의 경기를 지켜봤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잰더 보가츠 등의 슈퍼스타를 영입하며 우승을 향한 '윈 나우' 버튼을 누른 상태다.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모두 외야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정후는 중견수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타격에서도 장타력보다는 정교함을 갖추고 있다. 나이 역시 25세로 아직 젊다는 것도 협상에 있어서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만약 이정후를 영입하는 팀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강화할 수 있다. 한 매체는 이정후가 9000만달러(한화 약 1170억원)에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더욱이 이정후의 에이전트는 메이저리그 구단 사이에서 '악마 에이전트'로 명성이 자자한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지난달 9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에서 "메이저리그 구단 절반에 가까운 팀들이 이정후에 관해 문의했다"고 했다. 현지에서 쏟아지고 있는 보도가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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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이정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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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AFPBBNews=뉴스1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이정후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7월 초 시즌 아웃됐다. 그렇지만 3개월의 재활을 거친 상태이며, 내년 스프링캠프 합류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여전히 다른 팀의 영입 대상 중 한 명이다. 또 FA 선수로는 어린 편이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로 뛰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과 스트라이크 존 인식 능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이정후가 높은 몸값을 받는다면, 원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 역시 적지 않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다. 앞서 류현진과 강정호, 박병호, 김광현, 김하성까지 총 5명이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이들 모두 잭폿을 터트렸는데, 이정후는 최고 대우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2018년 개정한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구단이 선수와 합의한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이 중 20%를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한다. 또 2500만달러 초과 5000만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2500만달러의 20%인 500만달러와 2500만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합해 이적료가 정해진다. 50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에는 2500만달러의 20%와 2500~5000만달러의 17.5%인 937만5000달러, 5000만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더한 금액이 이적료가 된다.

이정후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첫해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어 이정후는 KBO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 2018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5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 리그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2루타 244개, 3루타 43개,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출루율+장타율) 0.898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의 성적과 함께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등 타격 부문 5관왕을 달성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결국 MVP도 이정후의 몫이었다. 통산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현역 선수 중 KBO 리그 통산 타율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부상 탓에 86경기에 출전,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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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지난해 KBO MVP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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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가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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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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