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대급 MVP, 한국 결국 떠난다... 'ML 총액이 131억원'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12.05 12:21 / 조회 : 2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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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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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오른쪽).
2023시즌 역대급 활약과 함께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에릭 페디(NC 다이노스)가 결국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갈 전망이다. 사실상 메이저리그 구단과 애초에 '머니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5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에릭 페디가 아직 특정되지 않은 팀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연봉은 500만 달러(한화 약 65억원) 이상(Erick Fedde is believed to be nearing a deal with an unspecified team, per source. He's likely looking at a two-year deal worth more than $5 million per year)"이라고 밝혔다.

만약 파인샌드 기자의 발언이 사실로 이어진다면 페디는 계약 기간 2년에 총액 1000만 달러(약 131억원)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자신이 뛰었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하는 게 된다. 페디는 2022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215만 달러(약 28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는데, 2년 사이에 몸값이 두 배로 뛴 셈이 됐다. 다시 한번 KBO 역수출 신화를 이뤄낸 것이다.

페디에게 한국 무대는 결국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는 큰 발판이 됐다. 지난해 12월이었다. NC 다이노스는 2023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투수로 페디를 영입했다면서,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알렸다. NC는 페디에 관해 "신장 193cm, 체중 92kg의 신체조건을 갖춘 우완 오버핸드형 투수"라면서 "평균 149km(최고 153km)의 속구와 함께 투심,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진다. 안정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한 땅볼 유도 능력이 장점으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페디를 영입하면서 NC가 기대한 건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 및 안정감이었다. 임선남 NC 단장은 페디의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한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커브 체인지업 그리고 또 땅볼 유도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이 외국인 투수는 단 한 시즌을 뛰면서 KBO 리그를 평정한 주인공이 됐다. 페디는 NC 입단 당시 구단을 통해 "2020년 에릭 테임즈(전 NC)와 워싱턴에서 함께 뛰었는데, KBO 리그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했고, 마음껏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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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NC 입단 당시 페디가 계약서에 서명하는 모습.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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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에릭 페디의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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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페디.
페디는 네바다 주립대학교 출신으로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됐다. 이후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한 페디는 계속해서 워싱턴 소속으로 활약했다. 페디는 메이저리그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에 출장해 454⅓이닝 동안 공을 던지면서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마크했다. 무엇보다 2019시즌 워싱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팀 내 5선발로 활약했으며, 한국에 오기 직전인 2022시즌에도 5선발 역할을 맡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89경기(선발 71경기)에 출장해 390⅓이닝 동안 23승 19패 평균자책점 3.69의 탄탄한 성적을 거뒀다.

한국 무대에 입성한 페디는 시즌 초반부터 위력투를 펼치기 시작했다. 개막 첫 달 6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0.47로 언터처블 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결국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 20승 6패(승률 0.769) 평균자책점 2.00을 마크하며 역대급 외국인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총 180⅓이닝을 던지면서 137피안타(9피홈런) 35볼넷 209탈삼진 46실점(40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5, 피안타율 0.207의 성적과 함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21차례나 펼쳤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및 탈삼진(209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건 1986년 선동열(해태) 이후 37년 만이었다. 또 외국인 선수가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건 페디가 최초였다. 이전까지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과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만 달성했다.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페디는 KBO 시상식에서 평균자책점과 다승, 탈삼진 및 올해 신설된 투수 부문 수비상과 MVP까지 품에 안으며 5관왕이라는 영광을 쟁취했다. 외국인 선수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것은 역대 KBO 리그 8번째였다. 앞서 타이론 우즈(1998년)와 다니엘 리오스(2007년·이상 두산 베어스), 에릭 테임즈(2015년·NC),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시 린드블럼(2019년·이상 두산), 멜 로하스 주니어(2020년·KT 위즈), 아리엘 미란다(2021년·두산)가 외국인 선수로 MVP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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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페디의 아버지 스캇 페디,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 페디, 한동희 통역이 시상식 후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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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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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의 아버지 스캇 페디(왼쪽)와 페디. /사진=뉴스1
KBO 리그를 평정한 투수를 해외에서 가만히 지켜볼 리 없었다. 페디를 향해 미국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NC 다이노스는 내년 시즌에도 페디와 함께하길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페디를 눌러 앉히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결국 이른바 '머니 싸움' 미국과 일본의 자금력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팀 내 외국인 선수 3명의 계약 총액이 400만 달러(약 52억3600만원)를 넘기면 안 된다. 외국인 선수들 재계약 연차에 따라 10만 달러씩 증액할 수 있지만, 대세를 뒤집을 정도의 큰 금액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3명이 아닌, 단 1명에 400만 달러가 훌쩍 넘는 연봉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 당연히 싸움이 될 리가 없다.

페디는 지난달 말 KBO 시상식에서 자신의 향후 거취에 관해 묻자 "아직 NC 다이노스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내게는 훌륭한 에이전트가 있다. 그 이후에는 다른 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저 역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가 크다. 일단 어떤 결정을 하든지, 가족을 우선시할 것"이라면서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페디는 'NC와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Of course). 당연히 NC 다이노스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NC는 정말 내게 있어서 우월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NC는 나의 마음속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NC는 페디에게 다년 계약 카드까지 꺼내는 등 총력전을 펼쳤으나, 결국 이제는 작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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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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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 역시 이 소식을 자세하게 다뤘다. 이 매체는 5일 오전 "마크 파인샌드에 따르면 페디가 불특정 팀과 2년 계약에 근접했다. 연간 500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거래가 성사될 경우, 페디는 한국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다시 미국 무대로 복귀하는 셈이 된다. 페디는 상대 타자들의 5% 이하만 볼넷을 골라냈으며, 상대 타자 중 29.5%를 삼진으로 솎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2017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전까지 페디는 '유망주 톱100(TOP 100)'에 이름을 올렸다. 어깨 염증으로 인해 2018시즌 결장한 뒤 2019시즌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트리플A 무대를 오갔다. 이어 2020시즌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 체제에서 페디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꿰찼다. 2020시즌부터 3시즌 동안 310⅔이닝 투구를 했으며, 18.1%의 탈삼진율과 5.4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기에 결과는 그렇게 위대하진 않았다. 결국 워싱턴 내셔널스가 지난 오프 시즌 기간, 계약을 맺질 않으면서 KBO 리그로 이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설명했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계속해서 "대체로 타자 친화적인 다른 리그에서 빼어난 경기력은 메이저리그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또 페디는 자신의 투구 패턴을 전면적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it seems he overhauled his pitch mix) 페디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담당 기자를 맡고 있는 제시 도허티에게 "자신의 슬라이더에 수평적인 움직임을 더욱 많이 가미했으며, 체인지업의 그립을 수정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올해 KBO 리그에서 완벽하게 구사했던 스위퍼 구종을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페디가 올겨울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배경엔 새롭게 장착한 무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썼다.

또 다른 미국 매체이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식을 주로 다루는 럼 번터는 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FA 투수 중 한 명이 있는데, 바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유망주였던 페디"라고 짚었다. 럼 번터는 "페디는 워싱턴에서 큰 성공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본인 재능을 한국 무대에서 펼쳤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페디는 미국 무대에서 거의 쓰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발전시켰다. 또 2018시즌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구사하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추가했다. 구속의 변화는 크게 없었지만, 싱커는 더욱 각도가 커졌다. 페디가 한국에서 거둔 결과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과거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마일스 미콜라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년 총액 1550만달러(203억원)에 MLB로 복귀했다. 페디는 2년 1800만달러(약 235억원)에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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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페디가 2021년 3월 3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서 공을 뿌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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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페디가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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