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고우석 ML 포스팅 시작, 처남-매제 동반 빅리그 입성... GO에게 달렸다 "세컨피치 더 날카롭게 할 필요 있어"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2.0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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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왼쪽)과 이정후.
처남-매제 사이가 된 두 동갑내기 친구 이정후(25)-고우석(25·LG 트윈스)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발을 내디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이정후와 고우석에 대한 포스팅 고지를 했음을 알렸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의거해 두 선수 영입에 관심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5일 오전 8시부터 이정후, 고우석 선수와 협상을 시작할 수 있으며, 계약 마감일은 내년 1월 3일 오후 5시(이상 미국 동부시간 기준)이다. 한국시간으로는 2024년 1월 4일 오전 7시까지다.


고우석의 포스팅 고지가 예상 밖으로 빠르게 이뤄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KBO에 신분조회 요청을 한 건 지난달 14일로 동일하지만, 사전에 구단과 협의됐던 이정후와 달리 고우석은 스스로 고민하고 LG 트윈스 구단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 때문에 이정후가 지난달 24일 포스팅 요청을 한 것에 이어 고우석의 포스팅 요청은 28일 이뤄졌다. 두 사람 모두 FA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각각 키움과 LG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에 이르지 못할 경우 포스팅은 종료되며, 두 사람은 2024년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다.

KBO리그 전대미문의 처남-매제 빅리그 동반 진출을 위해서는 고우석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던 두 사람은 올해 1월 고우석이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하면서 가족이 됐다. 지난달에는 고우석의 아들이 태어나며 이정후는 외삼촌이 됐다. 이 부분을 미국 현지에서도 관심 있게 다뤘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7명의 KBO, 일본프로야구(NPB) 출신 선수들을 소개하면서 고우석을 두고 "그는 스타 외야수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했고, 처남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오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고우석의 데뷔부터 지난해 세이브왕, 올해 부상과 국가대표 경력까지 상세하게 소개됐다. 그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해 빠른 공과 압도적인 구위로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368⅓이닝 401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오승환의 KBO리그 최연소 한 시즌 40세이브 기록을 만 24세 1개월 21일로 5일을 앞당겨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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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오른쪽)과 이정후의 맞대결.


평가는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펄로스), 이정후, 이마나가 쇼타(30·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야리엘 로드리게스(26·주니치 드래곤스), 마쓰이 유키(28·라쿠텐 골든이글스), 우와사와 나오유키(29·니혼햄 파이터즈) 등 함께 소개된 7명의 선수 중 가장 낮았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고우석은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신체적으로 강력한 우완 투수다. 그의 직구는 시속 93~95마일에 이르며 최고 98마일도 찍는다. 투구 동작에서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하고 직구는 때떄로 평평해지지만, 여전히 순수한 구위만으로도 타자를 이길 수 있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단점으로 여겨지는 부분이 더 많았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고우석의 최고의 세컨 피치는 시속 79~83마일에서 형성되는 커브다. 일관성은 없지만, 리그 평균 수준에 들락날락한다. 또한 시속 90마일 초반의 커터가 있지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면 강한 타구를 맞아 리그 평균 이하로 여겨진다. 고우석은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선수지만, 직구가 날리는 경향이 있고 전반적으로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제구력을 지니고 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그 때문에 그들이 소개한 20/80스케일에서도 직구 55점, 커브 45점, 커터 40점, 제구 45점으로 전반적인 평가는 위험 부담이 큰 40점짜리 선수였다. 선수가 가진 툴을 정규분포 기준으로 20부터 80까지 나눠 설명하는 20/80 스케일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은 50점이고, 60점은 플러스 등급으로 올스타 레벨을 뜻한다. 한 마디로 고우석의 직구가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일뿐 나머지 툴은 평균 이하라고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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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만난 고우석. /사진=김우종 기자


하지만 고우석의 어린 나이와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고우석의 직구는 그에게 위험도가 낮은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는 불펜 투수의 기회를 준다. 그가 그 이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세컨 피치(두 번째 구종)을 조금 더 날카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며 "고우석은 내년 시즌에야 25세가 된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고우석과 달리 이정후는 계약 규모의 차이일뿐 메이저리그 입성은 확실시된다. 이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 등이 꾸준한 관심을 보였으며 몸값도 5000만 달러(MLB.com)에서 9000만 달러(CBS 스포츠)까지 이야기가 나왔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도 이정후를 FA 최대어 야마모토 다음으로 꼽으면서 20/80 스케일에서도 콘택트 60점, 힘 45점, 주력 55점, 수비 50점, 어깨 45점으로 위험 부담은 높지만, 총점 55점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선수로 판단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정후는 공을 강하게 때리지 못하지만, 잡아당겨 펜스를 넘길 힘은 충분하다. 10~15개의 홈런을 치면서 많은 2루타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에 범위가 좁지만, 신뢰할 수 있는 손놀림을 지니고 있어 평균 수준의 중션수로 예상된다"고 냉정한 판단을 내리면서도 "협응력이 좋은 이정후는 구종을 빠르게 인식하고 외야 전 방향으로 타구를 날릴 힘이 있다. 메이저리그의 빠른 구속에 적응할 수 있는 운동능력과 배트스피드를 가지고 있어 리그 평균 이상에서 플러스 히터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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