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 5연패 수렁' 삼성 은희석 감독 "패배의식 젖었다, 트레이드 통한 반전 적극 고려" [잠실 현장인터뷰]

잠실실내체육관=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12.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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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은희석 감독(왼쪽).
KBL 역대 최초 대기록이 팀 내에서 나왔다. 그러나 서울 삼성 썬더스는 잔칫날도 웃지 못했다. 사령탑은 할 말을 잃었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창원 LG 세이커스와 홈 경기 종료 후 "(팀이)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선수들 정신력만 강조할 수 없다"며 "타 팀 트레이드 등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LG를 상대로 82-95로 패배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달 25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경기(66-80)부터 5연패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시즌 전적 3승 15패(승률 0.167)가 된 삼성은 최하위 대구 한국가스공사(2승 14패)와 승차 없는 9위에 머물렀다.

이 경기는 삼성으로서는 의미가 깊은 게임이었다. 베테랑 이정현(36)이 KBL 역대 최초 60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난 2010~2011시즌 안양 KT&G(현 정관장)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0년 10월 15일 울산 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후 이날 게임까지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KBL에서 600경기는커녕 400경기 연속 출전도 LG 이재도(407경기) 한 명뿐이라는 점에서 이 기록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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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정현.
특히 이정현의 데뷔 시즌 은 감독은 고참으로 팀을 리드하던 입장이었다. 20대 초반의 앳된 이정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정현의 신인 시절 룸메이트였다는 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기록을 보는데, 데뷔 날짜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 (나와) 같이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팀이 연패 중인 상황이어서 자칫 이정현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은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오늘 같은 좋은 날에 정현이의 부담감을 덜어줄 에너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선수단 안에서 이런 분위기가 일어나면 정현이 부담감 덜어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필 상대는 공동 2위로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LG였다. 은 감독은 "LG의 강한 압박이 예상된다"면서 "우리가 하위팀이지만 우리 홈이고, 수비 싸움에서 밀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우리도 거친 수비를 강조했다. 오늘 앞선의 선수들이 거칠고 강한 압박수비를 해주길 바란다"는 주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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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은희석 감독(왼쪽)과 이정현.
그러나 이날도 삼성은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1쿼터부터 양홍석 한 선수에게만 12점을 허용하는 등 상대 속공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골밑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삼성은 외곽포를 통해 점수 차를 좁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거리슛에 집중하는 LG를 막지 못했고, 4쿼터에만 30점을 내주면서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이변 없이 13점 차로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은 감독은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오늘 즐거웠어야 하는 날인데, 이정현의 대기록에 발맞추지 못한 것 같아 감독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큰 경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선수들만의 잘못이겠나, 그렇게 훈련시키지 못한 감독의 큰 책임이다"며 자책한 후 "피곤하더라도 다시 훈련하고 끄집어내야 연패를 끊는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 감독은 최근 연패 과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로 '패배의식'을 꼽았다. 이어 "선수들의 정신력만 강조할 수 없다. 어찌됐든 선수들을 최대한 보강해야 한다"면서 "타 팀 트레이드 등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여러 방법이 있는데, 트레이드를 통한 것도 있다. 선수들의 기분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패배의식 끄집어 낼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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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은희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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