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감독 나가라" 팬들 등 돌렸다, 명장 평가→경질론 등장... 5경기 연속 무승, '손흥민 침묵' 또 역전패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12.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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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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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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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햄 경기를 지켜보는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잘 나가던 토트넘(잉글랜드)이 5경기 무승 충격에 빠졌다. 안제 포스테코글루(58) 토트넘 감독을 향해 폭풍비난이 쏟아졌다.

토트넘은 8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웨스트햄과 홈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11분 토트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수비 집중력이 흔들려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후반 7분 웨스트햄 에이스 재로드 보웬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9분 상대 미드필더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에게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이로써 토트넘은 8승3무4패, 승점 27점을 기록하고 리그 5위에 머물렀다. 4위 맨체스터 시티(9승3무3패·승점 30)도 같은 라운드에서 아스톤빌라에 패해 양 팀의 격차는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추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맨유의 승점은 27점으로 토트넘과 같다. 득실차에서 토트넘이 앞서 힘겹게 5위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순위를 뺏길 위기를 맞았다. 맨유는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 상승세를 달렸다.

반면 토트넘은 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벌써 5경기 연속 승리를 놓쳤다. 지난 달 '라이벌' 첼시를 맞아 1-4로 크게 패한 뒤 울버햄튼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내줘 1-2로 졌다. 또 아스톤빌라전에서도 1-2로 패했다. '끝판왕' 맨시티와 3-3으로 비기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듯 했다. 하지만 또 다시 웨스트햄에 덜미가 잡혔다.

불명예 기록만 쌓여가고 있다. 토트넘은 이번 웨스트햄전 패배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홈 3연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승리하지 못했던 직전 5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를 지켜내지 못해 승점을 잃었다. 축구통계전문 옵타에 따르면 5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승리하지 못한 팀은 EPL 역사상 토트넘이 최초다. 또 토트넘은 홈 3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패배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첫 번째 팀이 됐다.


토트넘은 올 시즌 개막 10경기에서 8승 2무 상승세를 달렸다. 계속된 승리에 이번만큼은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11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승리를 놓쳤고 순위도 급속도로 떨어졌다. 토트넘은 1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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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인사하는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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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호주의 뉴스닷컴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허니문은 끝났다. 일부 토트넘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국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초 호주 국적의 EPL 감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평판은 호주 축구계의 큰 관심일 수밖에 없다.

매체에 따르면 한 토트넘 팬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무 것도 모른다. 당장 그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가야 한다. 끔찍한 감독이다. 엔지 아웃"이라고 적었다.

순식간에 평가가 달라졌다. 토트넘이 개막 10경기 무패 행진을 달성했을 때만 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찬사가 쏟아졌다. 지난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EPL 역사상 최초로 3회 연속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8월부터 9월, 10월까지 감독상을 독차지했다. EPL 역사를 통틀어도 3회 연속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한 사령탑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비롯해 안토니오 콘테 전 첼시 감독,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등 총 4명뿐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 첫 시즌부터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앞서 영국 더하드태클도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선임한 것은 훌륭한 결정이었다. 토트넘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도 커져간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에 토트넘 팬들마저도 등을 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 소속팀 셀틱(스코틀랜드)에서 도메스틱 트레블(리그·리그컵·FA컵)을 이뤄낸 뒤 지난 여름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전에는 유럽이 아닌 일본 J리그, 호주 대표팀 등 주로 아시아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웨스트햄전 패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잘 통제했으나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했다. 그리고 웨스트햄에 두 차례 쉬운 골을 내줬다"며 "이번 경기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측면에서, 또 팬들도 실망스러울 것이다. 토트넘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경기는 그런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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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10월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토트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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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이번 웨스트햄전에서 토트넘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체슈팅 숫자에서부터 23대11, 상대를 압도했다. 유효슈팅도 7개나 기록했다. 반면 상대의 유효슈팅은 5개였다. 하지만 득점은 웨스트햄이 더 많이 넣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상대 문전에서 결정력이 아쉬웠다.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은 슈팅 1개에 그쳤다. 태클 3회, 키패스 2회 등을 가져가며 다양한 부분에서 팀에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골을 넣지 못해 평가가 엇갈렸다. 영국 축구전문매체 90MIN는 "토트넘이 경기를 지배했던 것을 생각하면 손흥민은 이상할 정도로 활약이 미미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패스성공률은 79%였다.

반대로 유럽축구통계매체들은 좋은 평가를 주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의 평점으로 7.00을 매겼다. 또 다른 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의 평점은 7.8, 풋몹의 평점은 7.2였다. 토트넘 선수 중에선 센터백 로메로의 평점이 가장 높았다. 후스코어닷컴은 평점 7.9, 풋몹은 8.5, 소파스코어는 8.4를 부여했다. 선제골 외에도 태클 2회,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등을 기록했다. 공중볼 경합에서도 3차례 승리했다. 그러나 팀 패배에 웃지 못했다.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손흥민이 원톱을 맡았다. 2선에서 지오바니 로셀소,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공격을 지원했다. 피에르 호이비에르와 이브 비수마가 중원을 조율했다. 포백은 왼쪽부터 데스티니 우도지, 벤 데이비스, 로메로, 페드로 포로였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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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오른쪽)이 웨스트햄 공격수 루카스 파케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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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스코어. /사진=토트넘 SNS
주장 손흥민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스포츠 전문 아마존 프라임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후 "우리는 경기에서 패했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 패배는 용납될 수 없다. 경기를 주도하다가 패하는 것은 안 된다. 선수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선제골을 넣었지만) 1-0은 충분하지 않았다. 승리했어야 했다. 팬들이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1-0으로 앞서고 있었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었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고 패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흐름이 주어진다면 더 잘 풀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졌고 다시 극복해야 한다"고 캡틴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 손흥민은 "특히 우리 공격수들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팬들에게 매우 슬프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팀적으로 빨리 회복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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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손흥민(오른쪽). /AFPBBNews=뉴스1
토트넘 입장에선 웨스트햄 핵심 미드필더 워드 프라우스가 골칫거리였다. 워드 프라우스는 결승골을 터뜨렸고, 또 태클 2회, 걷어내기 1회, 가로채기 2회 등을 올렸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웨스트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 7.89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웨스트햄은 7승3무5패, 승점 24점을 기록하고 리그 9위로 올라섰다. 순식간에 상위권 경쟁에 합류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5위 토트넘의 승점까지 따라잡을 수 있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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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을 넣은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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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웨스트햄 선수단. /AFPBBNews=뉴스1
토트넘의 최근 부진은 예상치 못한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 결정적이다. 지난 달 첼시전에서 토트넘은 핵심 센터백 미키 반더벤,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이 동시에 부상당해 주전 전력을 둘이나 잃었다. 네덜란드 수비수 반더벤은 지난 여름 볼프스부르크(독일)를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만 해도 2500만 파운드(약 410억 원)를 썼지만, 벌써 돈 값 이상을 해준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철벽 수비를 과시했다. 맨유 레전드 리오 퍼디난드마저 반더벤의 활약상을 칭찬했을 정도다.

올 시즌 반더벤은 리그 11경기에 출전했고 경기당 평균 태클 1.7회, 클리어링 3.1회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95%가 됐다. 이런 선수가 빠지면서 토트넘 수비도 극심히 흔들리고 있다. 로메로가 복귀해 웨스트햄전 선발로 나섰지만 토트넘 수비는 변함 것이 없었다. 반더벤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졌다. 참고로 아르헨티나 수비수 로메로는 지난 첼시전에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매디슨의 전력 이탈로 인한 타격도 엄청나다. 매디슨은 리그 11경기에서 3골 5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첼시전에서 발목부상을 당했다. 내년 1월은 돼야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 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평가받는 매디슨은 지난 여름 토트넘과 5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이적료도 엄청난 수준이다. 90MIN에 따르면 매디슨의 이적료는 옵션까지 충족될 경우 4500만 파운드(약 750억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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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웨스트햄 경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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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웨스트햄 경기. /AFPBBNews=뉴스1
매디슨은 지난 시즌까지 레스터시티(잉글랜드 2부)에서 활약했다. 레스터시티가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리그 10골 9도움 폭풍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기준, 매디슨보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쌓은 선수는 해리 케인(현 바이에른 뮌헨·지난 시즌 30골 3도움)뿐이었다. 유망주 나이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매디슨은 지난 2018년 노리치시티(잉글랜드)에서 레스터시티로 이적했다. 당시 22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매디슨의 이적료는 2000만 파운드(약 330억 원)에 달했다. 2021년에는 FA컵 우승도 이끌었다.

토트넘도 매디슨을 영입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무엇보다 지난 2020년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이 떠난 이후 찾지 못했던 특급 플레이메이커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에 매디슨, 토트넘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11일 EPL 16라운드 뉴캐슬을 상대로 부진 탈출을 꿈꾼다. 현재 뉴캐슬은 8승2무5패(승점 26)로 리그 7위에 위치했다. 토트넘이 다음 경기까지 패할 경우 순위는 더욱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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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미키 반더벤. /사진=토트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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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이달의 선수를 차지한 제임스 매디슨.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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