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수원FC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득점 후 포효하는 이영재.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수원FC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부산에 5-2로 이겼다. 전반전 선제 실점했지만 후반전부터 5골을 몰아친 수원FC가 1, 2차전 합계 5-4로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길게 할 얘기는 없을 것 같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했다.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끝까지 해줬다.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실점하면서 어려운 경기가 됐다. 후반전에는 열심히 뛰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투혼이 승리 요인이었다"라고 말했다.
원정에서 열린 1차전 수원FC는 부산에게 1-2로 패하며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2차전 전반전에는 최준에게 선제 득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패색이 짙었던 상황에서 수원FC는 후반전부터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전 시작 전 라커룸 상황에 대해 김도균 감독은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 안일하게 첫 실점을 내줬다. 분위기가 처지는 듯했다. 선수들의 자세나 경기 운영은 좋았다"라며 "후반전에도 충분히 득점 상황이 생길 것이라 얘기했다. 끝까지 득점하려고 열심히 뛰더라. 선수들이 대단한 활약을 한 경기라 생각한다"라고 알렸다.
수원FC 5번째 골을 넣고 관중들에게 다가가 'X' 세리머니를 보인 로페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감정이 북받친 듯했다. 경기 종료 후 김도균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도균 감독은 "힘들게 시즌을 끌고 왔다. 선수나 구단 식구들, 팬들, 선수들도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거다. 미안한 마음이 굉장히 컸다. 한편으로는 감사했다.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주신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잔류의 원동력이 됐다. 경기 끝나고 많은 생각이 들었던 이유인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모든 선수에게 공을 돌렸다. 수훈 선수(MVP)를 묻자 김도균 감독은 "뽑을 수 없을 것 같다. 모두가 팀을 위해 희생하며 뛰었다"라고 짧게 답했다.
유독 후반 초반에는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수원FC는 골대만 두 번 맞췄다. 김도균 감독은 "골대를 두 번 맞추면서 분위기가 주춤했다. 계속 공격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광혁이나 윤빛가람이 많은 역할을 해줬다. 파상공세가 역전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봤다.
과감한 변화가 통했다. 김도균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교체 투입 된 이광혁과 정재용, 로페즈가 한 골씩을 기록했다. 김도균 감독은 "선발 명단 고민이 많았다. 경기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준비했다. 교체한 선수나 스타팅이나 몸이 무거운 선수들이 있었다. 정말 잘 뛰어줬다"라고 했다.
감독도 경기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던 김도균 감독은 "몇 골 나왔나요"라고 되묻더니 "4-2 상황에서 실점을 또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골 더 넣더라. 그때 안심했다"라고 설명했다.
2020년 K리그1 승격에 이어 후 팀을 3년 연속 잔류로 이끈 김도균 감독이다. 그는 "3년을 잘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이 가장 어려웠다. 많은 변화가 필요했다"라며 "선수들 연령대도 높아 기동력이 떨어졌다. 올해 좋지 않았던 점을 다시 짚어보겠다.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수원FC가 많은 이적료를 주고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도 병행하겠다. 1부에 살아남아야 한다.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매 경기 뛰어준 선수들에게도 고마움 전하고 싶다.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승강 PO까지 온 아픔을 되새기겠다. 내년에는 아픔 없이 1부에 잔류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광혁이 연장전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