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아 '눈물 펑펑' 흘린 '캡틴'… 이영재 "나도 모르게 흘렀다, 뛰어갈 힘도 없었다" [수원 현장]

수원=박건도 기자 / 입력 : 2023.12.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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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가 후반전 역전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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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전반 이광혁(가운데)이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 주장 이영재(29)가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린 이유를 밝혔다.

수원FC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부산에 5-2로 이겼다. 전반전 선제 실점했지만 후반전부터 5골을 몰아친 수원FC가 1, 2차전 합계 5-4로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영재는 그라운드에 털썩 앉았다.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이영재는 "시즌 도중 주장을 이어받으며 책임감이 많았다. 부상도 있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힘든 한 해였다"라며 "모든 게 스쳐 지나가며 감정이 북받치더라. 뛰어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경기였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너무 행복했다"라고 회상했다.

극적인 경기였다. 수원FC는 1차전 1-2 패배 후 전반전 선제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다. 후반전부터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김현(30)이 34분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7분 뒤 이영재가 이날 역전골이자 합계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이영재는 "1차전에서 지고 오는 바람에 힘든 경기를 예상했다. 전반전에 실점하며 더 힘들어졌다"라며 "이기려는 마음이 강했다. 선수들의 승리 의지가 보였다. 절실함 덕분에 결과가 우리 쪽으로 온 것 같다. 행복한 하루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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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가 득점 후 손가락을 하늘 높게 치켜들었다. /사진=OSEN
비록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선수 개인으로서도 만족감을 드러낸 시즌 막바지였다. 이영재는 K리그1 최종전에서 극적인 프리킥 골을 넣으며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승강 PO 1차전에서는 도움을 기록했고, 2차전에서는 극적인 골로 수원FC의 잔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잔류 지분에 대해 묻자 이영재는 "30%인 것 같다. 나머지 70%는 선수들 몫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결과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축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 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코칭 스태프와 감독님,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 모두 만들어 낸 경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의 자존심을 지킨 건 수원FC였다. 같은 연고지의 수원 삼성은 K리그1 최하위로 이미 강등됐다. 이영재는 "수원 더비를 하면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나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싶었다. 같이 K리그1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이것도 K리그의 흥행에 하나의 요소가 되지 않겠나. 수원이 빨리 승격한다면, 다시 1부에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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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다섯 번째 골을 기록한 로페즈가 'X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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