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낭비가 많았다" 결승골 관여했는데 왜? 佛 매체 혹평 이유... 낭트전 활약에 평가 엇갈렸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2.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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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이강인(왼쪽)과 엔리케 감독이 10일 낭트전에서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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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쫓아가는 이강인. /AFPBBNews=뉴스1
환상적 프리킥으로 팀의 8연승을 도왔다.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이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현지 평가는 엇갈린다.

이강인은 10일 오전 5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1 15라운드 낭트와 홈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이강인의 날카로운 프리킥에서 시작된 공격에서 PSG는 결승골을 만들어냈고 이로써 지난 10월 렌스전부터 시작된 리그 연승 행진을 8경기로 이어갔다. 시즌 성적은 11승 3무 1패(승점 36)로 리그 선두 자리도 공고히했다. 2위 AS모나코(승점 30)와 승점 차는 6이다.

팀에도, 이강인에게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강인은 이날 익숙했던 왼쪽 미드필더 자리가 아닌 오른쪽에 배치됐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날 우스만 뎀벨레가 주로 뛰는 오른쪽 측면에 이강인을 투입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진출이 달린 오는 14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방문경기를 앞두고 또 다른 공격 조합을 테스트해보기 위함이기도 했다. 뎀벨레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도르트문트전에 나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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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에 입장하는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더불어 뎀벨레는 리그 15경기 중 14경기(선발 10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이지만 정작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핵심 선수로 활약되는 이유는 그를 대체할 다른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화려한 발놀림으로 상대 수비에 위협을 가하지만 결정력은 크게 떨어진다. 엔리케 감독이 최근 음바페를 도와 팀 공격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이강인을 통해 도르트문트전 해법을 찾는 동시에 나아가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확인하려 했다.

이강인은 90분 풀타임 활약하며 슈팅 2개를 날렸고 드리블 돌파도 두 차례 성공시켰다. 패스성공률은 80%로 다소 아쉬웠으나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된 키패스를 3회나 찔러넣었다. 유럽 대표 축구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8을 매겼는데, 이는 결승골을 넣은 랑달 콜로 무아니(7.6),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6.9) 등을 뛰어넘는 팀 최고 평점이었다. 또 다른 매체 풋몹과 후스코어드닷컴도 각각 7.7, 7.03으로 준수한 평점을 부여했다.

언제나처럼 이강인은 피치 위에서 반짝였다. 전반 16분 자기 진영에서 환상적인 개인기를 선보여 상대 압박을 벗겨낸 데 이어 전방을 향하는 음바페를 향해 한 번에 롱패스를 건넸다. 음바페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에게 막힌 게 아쉬웠다.

이강인이 공을 잡자마자 음바페가 쇄도했고 완벽한 패스 연결로 둘의 호흡이 빛난 장면이었다. 이강인의 패스 정확도와 센스, 시야를 음바페가 확실하게 믿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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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수비를 제치고 질주하는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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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과 음바페. /AFPBBNews=뉴스1
이강인은 유려한 돌파로 상대의 반칙을 이끌어냈고 전반 25분엔 날카로운 왼발 슈팅도 놀렸다.

전반 44분엔 하키미의 패스를 받은 뒤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솔레르에게 정확히 패스를 연결했다. 솔레르의 컷백 패스 정확도가 떨어져 공격은 무산됐다. 오른발 크로스가 정확히 음바페에게 배송됐지만 발리슛이 빗맞은 것도 아쉬웠다.

후반에도 이강인은 활약을 이어갔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내준 패스를 향해 달려가 슈팅을 연결했다. 상대 수비의 몸에 막힌 게 아쉬웠다.

결승골도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후반 38분 프리킥의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절묘한 택배 크로스를 올렸고 마르코 아센시오의 헤더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무아니가 튀어나온 공을 침착히 밀어 넣어 2-1 승리를 완성시켰다.

다만 프랑스 현지 매체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프랑스 레퀴프는 이강인의 이날 우측 배치가 도르트문트전을 대비한 것이었다고 전하며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시험대에 올렸는데 결과는 부정적이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많은 낭비를 저질렀다"고 촌평했다.

이어 "이강인은 오른쪽 풀백인 아치라프 하키미와 별다른 연계 플레이가 없거나 효율적이지 않았다"며 "아직 별다른 공격 포인트가 없는데도 뎀벨레가 왜 PSG 공격진에서 중요한 선수인지 보여줬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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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프리킥에서 시작한 공격에서 골을 넣은 콜로 무아니(왼쪽). /AFPBBNews=뉴스1
다른 매체들도 전반적으로 오른쪽에서 활약한 이강인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은 평소보다 덜 편해보였다. 연계 과정에서 기술적인 실수들이 나왔다"고 했고 90min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기술은 확실하지만 마지막에 아쉬운 판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선뜻 납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허를 찌르는 패스들이 전방에 배달됐고 결승골의 시발점도 이강인이었다. 소파스코어의 평점 1위라는 건 이러한 활약의 방증이었다.

그러나 분명 이날 이강인이 평소와 같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연계플레이에서 짧은 패스도 다소 부정확한 장면이 종종 보였다. 물론 이강인과 연계플레이를 펼친 음바페를 포함한 동료들의 잦은 실수도 이강인의 존재감을 미미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였다.

'낭비'라는 표현은 이강인의 플레이 스타일과도 연관될 수 있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넣기 위해 수비수 1,2명을 제치는 경우가 많다. 바디 페인팅을 통한 탈압박 능력으로 수비수를 벗겨내는 동작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동작이 팀 공격의 템포를 뺏는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더구나 이날 크로스, 패스 연결 등에서 미스가 나오자 이강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더 '낭비'스럽게 비춰질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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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왼쪽)이 수비를 등지고 공을 지켜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른쪽에서 뛰었던 게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평소 오른쪽을 바라보며 왼발 크로스를 올리던 이강인이 왼발 각을 만들기 위해 한 번 방향을 전환한 뒤 크로스를 올려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에 타이밍과 시야 면에서도 제한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다만 그것이 꼭 오른쪽에서 이강인의 활용성 제한으로 이어진다고 말하긴 어려울 수 있다. 이날은 짧은 패스에서도 종종 미스가 나온 만큼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다고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PSG는 도르트문트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 UCL F조에서 2승 1무 2패(승점 7)로 도르트문트(승점 10)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데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 AC밀란(이탈리아, 이상 승점 5)의 추격을 받고 있다. 도르트문트가 16강행을 확정해 다소 힘을 빼고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패하고 2위 자리를 다른 팀에 내준다면 PSG는 UEFA 유로파리그로 떨어진다.

이날 엇갈린 평가 속 이강인의 도르트문트전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오른쪽에서 다소 부진했다고 이강인이 도르트문트전 결장할 것이라는 건 지나친 우려다. 물론 이날 경기를 통해 이강인이 도르트문트전 오른쪽에서 뛸 가능성이 낮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강인은 왼쪽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등 다양한 곳에서 뛸 수 있다. 음바페의 공격을 배가시키기 위해 이강인이라는 옵션은 빼놓기에 너무도 아쉬운 카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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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 /사진=PSG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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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른쪽)과 음바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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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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