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도 오타니에 6억$ 넘게 불렀다,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 등극... RYU 이후 투자 기조 증명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12.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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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토론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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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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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로고.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29) 영입전은 전무후무한 '총액 7억 달러'(약 9222억 원)를 적어낸 LA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다저스의 여유로운 승리는 절대 아니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11일(한국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니를 향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최종 오퍼는 다저스와 비슷한 금액이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디 애슬레틱, ESPN 등은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오타니 본인도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팬과 야구계 모든 관계자에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는 제가 뛸 다음 팀으로 LA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고 직접 발표했다.

오타니 쟁탈전은 올해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 최고의 화제였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 ESPN, 디 애슬레틱, 야후 스포츠 등 여러 스포츠 매체에서는 올해 빅리그 FA 랭킹에서 모두 오타니를 1위로 올려두었다. MLB.com은 FA 선수들의 등급을 5개로 나눠 평가했는데, 오타니는 1티어에 올랐다. 이 등급에는 오타니 한 명만이 올랐다.

당연히 여러 팀이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6억 달러(약 7914억 원)가 예상됐던 오타니의 몸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팀들이 일찌감치 물러났고, 막판에는 빅마켓 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가 다른 FA 선수들에게 눈길을 돌렸다는 ESPN의 보도가 나왔다. 그러면서 다저스와 토론토, 시카고 컵스, 원소속팀 LA 에인절스가 남았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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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힌 합성 사진. /사진=디 애슬레틱 SNS
결국 승자는 다저스였다. 2017년 말 오타니의 미국 첫 도전 때도 최종 후보로 올랐을 만큼 꾸준한 관심을 보였고, 빅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부자팀이기도 하다. 내셔널리그 구단의 한 임원 A는 MLB.com을 통해 "다저스는 한 명에게 꽂혀 그 사람을 노리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 항상 노렸던 선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의 말처럼 다저스는 과감한 베팅을 통해 오타니라는 '유니콘'을 품을 수 있었다.

그런데 오타니가 직접 자신의 행선지를 밝히기 하루 전만 해도 토론토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토니가 오늘 토론토로 갈 예정"이라며 토론토행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오타니가 토론토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결국 모로시는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런 해프닝과는 별개로 토론토가 금전적으로는 다저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스포츠넷은 "토론토의 최종 제안은 다저스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토론토는 꽤나 경쟁력 있는 오퍼를 넣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구체적인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7억 달러에 근접했다는 건 구단주 그룹에서 6억 달러가 훨씬 넘는 베팅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토론토는 오타니에 진지하게 관심을 보였을 것이다. 오타니 측에서는 토론토가 구단주까지 협상에 참여하는 전례 없는 노력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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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 /사진=클러치 포인트
물론 다른 목소리도 있다. 오타니 측이 토론토를 이용해 몸값을 올렸다는 것이다. 매체는 "일각에서는 '오타니는 어차피 다저스를 선택할 것이었고, 단순히 토론토를 이용하려고 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오타니가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토론토 스프링캠프지에 간 것은 정말 관심의 표현일까, 아니면 다저스로부터 돈을 더 타내기 위함이었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어쨌든 토론토가 이렇듯 다저스의 '역대급 계약'과 맞먹는 엄청난 금액을 들고 온 것은 향후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토론토는 그동안 트레이드를 통해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해왔지만, 2019년 말 류현진(4년 8000만 달러)을 기점으로 대형 FA 계약에도 힘을 쏟았다. 당시만 해도 류현진의 계약은 2006년 버논 웰스(7년 1억 2600만 달러), 2014년 러셀 마틴(5년 8200만 달러)에 이어 3번째였지만, 이후 2021년 조지 스프링어(6년 1억 5000만 달러)와 케빈 가우스먼(5년 1억 1000만 달러), 호세 베리오스(7년 1억 3100만 달러) 등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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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구단에서 이렇듯 투자에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오타니 영입 경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놀라울 정도의 거액도 베팅할 준비가 됐다는 점은 다른 선수들의 영입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또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솃 등 연장계약을 앞둔 선수들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토론토는 2019년 95패 시즌을 보낸 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고, 이듬해 60경기 단축 시즌에서 32승 28패(승률 0.533)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따내며 4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5할 승률을 거뒀고, 지난해와 올해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지난 2018년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올 시즌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도 타석에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마운드에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번에 오타니가 따낸 총액 7억 달러 계약은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에게 안겨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870억 원)가 이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LA 에인절스와 마이크 트라웃이 2019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564억 원)의 연장계약이고, FA만 따지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696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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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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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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