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아쉬움 씻는다' 클린스만호, 아시안컵 마지막 담금질… 1월 카타르행→현지 적응 훈련 '우승컵 정조준'

박건도 기자 / 입력 : 2023.12.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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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9월 A매치 전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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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내년 1월 카타르로 이동해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한 담금질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1일(한국시간) "A대표팀은 1월 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전지 훈련차 출국한다. 6일에는 공식 평가전을 치른다. 10일 카타르에 입성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국내파 선수들은 한국에서 최초 소집된다. 해외리그 선수들은 중동 현지에서 합류한다. KFA는 "12월 26일부터 국내 주요 선수들은 서울 근교에서 소집 훈련한다. 18일에 명단을 발표할 것이다"라며 "12월 마지막 주에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해외리그 대부분 선수는 아부다비 현장으로 소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최된다. 클린스만호는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 20일 요르단, 25일 김판곤(54)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대표팀과 3차전을 치른다. 이라크는 D조에서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만난다.

목표는 우승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 부임 기자회견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얘기했듯 아시안컵 우승이 대표팀 부임 후 최초 목표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최종 목표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4강 진출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다. 나는 당시에 한국에 있었다"라며 "선수들에게 높은 목표를 잡아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겠다. 북중미월드컵에서 4강 진출을 이루겠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은 64년 전이다.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한국은 본선 진출국 4팀(이스라엘, 남베트남, 대만) 중 4강 리그 3전 전승 1위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위는 2승 1패를 기록한 이스라엘, 대만이 1승 2패로 3위, 남베트남이 3전 전패로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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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싱가포르전 득점 후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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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 '쉿 세리머니'를 한 손흥민(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황금 세대를 맞이한 한국 대표팀이다. 주장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을 필두로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망), 황희찬(27·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아시아 정상급 스쿼드로 통한다. 이밖에도 황인범(27·츠베르나 즈베즈다), 이재성(31·마인츠), 조규성(25·미트윌란), 오현규(22·셀틱) 등 쟁쟁한 자원들이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각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2023~24시즌부터 토트넘에서도 캡틴을 맡고 있다. 시즌 10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란 역사를 썼다.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1골 2도움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이미 커리어 하이를 썼다. 어느새 프리미어리그 시즌 8호골을 신고하며 팀 내 최고 공격 자원으로 우뚝 섰다. 11월 A매치 이후에도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다. 풀럼과 경기에서 7호골을 넣었고, 번리전에서도 득점포를 터트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조규성도 유럽 진출 후 최전성기를 맞았다. 조규성은 17라운드 비보르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 전체 득점 3위로 선두권(10골)을 맹추격하고 있다. 조규성은 리그 개막전과 8, 9, 17라운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소속팀 미트윌란은 전반기를 1위로 마치며 우승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간판 수비수 김민재는 빅클럽 주전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2023~24시즌에 앞서 이탈리아의 나폴리를 떠나 뮌헨으로 전격 이적한 김민재는 주축 센터백으로 연일 경기에 나서고 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와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부상 없이 매 경기를 소화하며 토마스 투헬(50) 뮌헨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뮌헨의 올 시즌 분데스리가 1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적 후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꾸준히 출전했다. 강호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82분을 뛰었고, 영 보이즈(스위스), RB 라이프치히(독일) 등 유럽 명문 팀들과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10일 리그 경기에서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데뷔골까지 신고했다. 즈베즈다는 17경기 14승 1무 2패 승점 43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클린스만호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친선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데뷔전을 치렀다. 남미 강호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두며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어진 우루과이전에서는 1-2로 졌다.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와 팽팽한 경기 끝에 0-0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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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전 득점 후 황희찬.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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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재.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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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중국과 11월 2026 북중미월드컵 2차예선 두 번째 경기 전 훈련에 참가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팀들도 이기지 못했다. 6월 평가전에서 한국은 페루와 엘살바도르에 각각 0-1 패,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때문에 6월 말 FIFA 랭킹에서 한국은 지난 4월보다 한 계단 떨어진 28위가 됐다.

외유 논란까지 불거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 이후 주로 해외에서 머물렀다. 미국 자택과 유럽 현지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는 경우가 잦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행사를 직접 가기도 했다. 'ESPN'을 통해 뮌헨으로 이적한 해리 케인(30)에게 조언을 건네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계속된 비판에 온라인 기자회견까지 자처했다. 그는 "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나는 워커홀릭이다"라며 논란을 불식하려 애썼다. 해외 일정은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을 거치지 않고 9월 평가전을 위해 잉글랜드 현지로 향했다.

대표팀 선수 발탁 이유도 KFA를 통해 전달했다. 9월 소집 명단 기자회견 대신 보도자료로 의견을 대신 전달했다. 이강인과 조규성, 황희찬의 몸 상태에 대해 전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일정이 겹치자 선수 발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KFA를 통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된 A대표팀 선수들 소집 문제는 KFA와 상의했다. 웨일스전에 꼭 필요한 선수는 A대표팀에 소집하기로 했다"라며 설영우(울산)와 홍현석(KAA 헨트)의 발탁 이유를 밝혔다.

9월이 돼서야 첫 승리를 신고했다. 6경기 만이었다. 웨일스와 9월 첫 친선 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영국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어느 정도 운이 따랐다. 전반 32분 조규성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된 공을 헤더로 마무리한 것이 결승골이 됐다.

첫 승전고를 울리더니 분위기를 탔다. 한국은 10월 두 번의 평가전에서 모두 대승을 거뒀다. FIFA 랭킹 현 28위 튀니지를 상대로 4-0으로 크게 이겼다. 아프리카 난적을 상대로 골 잔치를 벌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강인이 후반전 홀로 멀티골을 터트리며 승리 일등 공신이 됐다.

몇 수 아래의 베트남은 한국에 상대가 되질 않았다. 전반 6분 만에 김민재의 선제골로 앞서갔고, 20분 뒤 황희찬의 추가 득점까지 터지며 전반을 2-0으로 마쳤다. 이후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의 연속골까지 더해 6-0으로 대승을 거뒀다.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출발점에 섰다. 시작이 좋다. 클린스만호는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싱가포르와 중국을 차례로 꺾으며 조 1위로 우뚝 섰다. 싱가포르전에서 한국은 조규성, 황희찬, 손흥민 등이 연달아 득점하며 5-0 승리를 기록했다. 난적 중국 원정길에서는 손흥민의 멀티골과 정승현(29·울산현대)의 득점을 더해 3-0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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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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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훈련 중인 이강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다음 A매치는 아시안컵 전 평가전이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은 8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파울루 벤투(54·현 UAE 감독)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UAE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조별리그는 무난히 통과했다. 필리핀(1-0)과 키르기스스탄(1-0), 중국(2-0)을 무실점으로 차례로 꺾으며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16강 바레인과 경기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바레인을 2-1로 이겼다.

개최국 카타르에 발목을 잡혔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득점에 실패했고, 후반 33분 통한의 중거리포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등 주축들이 선발로 출전했지만, 단단한 카타르의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 카타르는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크게 이기며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벤투 감독이 이끌었던 축구 대표팀은 기어이 월드컵에서 성과를 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세계 강호들이 포진한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며 한국의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차전 우루과이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가나에 2-3으로 졌지만,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토너먼트에서는 브라질에 1-4로 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을 떠났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아시안컵 대회 아픔을 씻으려 한다. 더군다나 주축 공격수 손흥민과 미드필더 이재성, 수비수 김진수(31) 등의 전성기 마지막 대회일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 AFC 아시안컵에는 주축 선수 몇 명이 이미 황혼기로 접어든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강인과 조규성, 오현규 등 20대 초 선수들과 대표팀 핵심 라인인 20대 후 30초 선수들의 호흡을 기대해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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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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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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