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야구팬 모두의 이정후됐다' 금의환향한 KBO 슈퍼스타 "많은 응원 바란다, 국민들께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겠다" [인천공항 일문일답]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12.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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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68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룬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 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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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달러(약 1468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룬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 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손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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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제 키움 히어로즈 한 구단의 선수가 아닌 한국 야구팬 모두가 응원하는 메이저리거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포스팅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고 금의환향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많은 응원을 부탁했다.

이정후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소속팀이 달라 나를 응원해 주지 못한 팬분들도 계셨을 텐데 이제 한국을 떠게 됐다. 많은 분이 아침에 일어나 (한국 선수를) 응원해 주시는 걸 알고 있다. 나도 거기에 맞게끔 멋진 플레이로 국민들께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앞선 15일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건을 포함하는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79억 원) 규모의 6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 500만 달러(약 65억 원)에 계약 첫해인 2024년 700만 달러(약 92억 원), 2025년 1600만 달러(약 209억 원), 2026년과 2027년 각각 2200만 달러(약 288억 원)를 받고 2028년과 2029년에는 2050만 달러(약 268억 원)를 받는다.

이정후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해 KBO리그와 한국야구의 슈퍼스타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어느 팀이든 가리지 않고 9개 팀을 상대로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군림하면서 7년간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로 2022시즌에는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OPS 0.996이라는 생애 첫 MVP를 차지했다.

최고의 성적을 남겼던 선수인 만큼 한국인 메이저리거 포스팅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이정후가 받아낸 총액 1억 1300만 달러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역대 한국인 선수 중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종전 1위 기록은 2012년 말 류현진(36)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받은 6년 3600만 달러(약 471억 원), 야수 1위 기록인 김하성(28)의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맺은 4년 2800만 달러(약 366억 원)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원소속팀 키움이 받는 보상금은 1882만 5000달러(약 246억 원)로 2023년 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계약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1달러(약 654억 원) 이상일 경우에는 전체 보장 계약 금액 중 최초 2500만 달러에 대한 20%(500만 달러)와 2500만 1달러부터 5000만 달러에 대한 17.5%(437만 5000달러), 5000만 달러를 초과한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의 15%를 합친 금액을 KBO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키움은 5000만 달러까지에 해당하는 937만 5000달러(약 122억 원)와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인 945만 달러(약 124억 원)를 합쳐 1882만 5000달러를 받게 되는 것. 이는 2018년 현행 규약 개정 후 최고 금액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류현진 입단 당시 LA 다저스가 한화 이글스에 지불했던 2573만 7737달러(약 337억 원)로 이때는 금액 제한이 없는 자유 경쟁 입찰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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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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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다음은 이정후와 귀국 후 일문일답





- 귀국 소감.

▶이렇게 추운 날 다들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현지 기자회견보다 지금이 더 떨리는 것 같다.

- 메이저리그 꿈을 언제부터 꿨는지.

▶초등학교 때부터 꿈꿨는데 잠시 접어뒀다가 2020 도쿄 올림픽 때 다시 꿨다.

- 어린 시절 방송에 나와 메이저리그 가고 싶다고 했는데.

▶ 1차적인 목표를 이뤘다. 이제는 가서 잘하는 것이 두 번째 같다.

- 1억 달러 넘는 엄청난 계약했는데 오퍼 받았을 때 소감은.

▶ 좀 충격받았다. 사실 샌프란시스코 오퍼가 첫 오퍼였는데 다리가 풀렸다. 자세한 협상 과정은 밝힐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선배들에 비해 나는 계약이 일찍 마무리된 거라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문 구단에 가게 돼 영광이고 준비 잘해서 구단에서 투자해 주신 만큼 기대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답해 드리려 한다.

- 홈구장 오라클 파크를 처음 밟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 키움에서 견학 갔을 때 말고 메이저리그 구장간 건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았다. 운동장에 들어서는 순간 거대하다, 웅장하다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오라클 파크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야구장으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라 정말 좋았다.

- 입단식 끝나고 뭐했는지.

▶ 구단에서 농구 보고 싶다니까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입단식 전날에는 운동하고 싶다고 하니까 시켜줬고 원하는 대로 다 해주셨다.

- 현지에서 많이 알아봤는지.

▶ 생각보단 많이 알아 보셧다. 내가 동양인이라. 체이스 센터에서는 처음에 몰랐는데 옆에 형이 날 소개해 주고 있다고 해서 얼떨떨했다. 그런데 너무 환영하고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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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입단식 때 유창한 영어가 화제였는데

▶ 준비한 만큼 잘 안 나왔다. 그래도 한국에 있을 때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말을 잘 못하더라도 하려는 모습이 멋있어서 나도 기회가 있다면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도 생각만큼 잘 안 됐는데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언어 말고 또 적응해야 할 점은?

▶ 먹는 것 관련해서는 전혀 문제될 건 없었다. 야구적인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 계약금 만큼이나 현지의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실감되는지.

▶ 솔직히 금액에 대한 기대감보다 에이전트가 해준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처음에 오퍼를 제시받고 부담됐는데 보라스가 '네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거다. 부담 느끼지 마라'라고 해서 이젠 부담보단 기대가 된다.

-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반려견 까오를 소개하는 등 많이 챙기는 느낌인데.

▶ 많이 챙겨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고 나도 이제 처음이라 준비 잘해서 바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 샌프란시스코가 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입단식을 신경 쓴 것 같은데

▶ 구단에서 1년에 두 번 반려견의 날이 있다고 하니 나도 까오를 키운다고 말하니까 소개해준 것 같다. 일단 오타니 선수와 비교는 솔직히 말이 안 된다 생각하고 나는 내 할 것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붙여주셔도 내가 오타니에 견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되는 건 없는 것 같다.

- 샌프란시스코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 많은 구단이 제의를 했지만,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 오고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원하는 기분이 들어서 자세한 건 말씀 못 드려도 이 팀에서 하면 나도 이런 역사 깊은 팀에서 뛸 수 있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 생각해 빨리 결정한 것 같다.

-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는 역사 깊은 라이벌이고 오타니가 다저스에 가면서 한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동기부여가 되는지.

▶ 오타니는 워낙 전 세계적으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고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여서 비교도 안 된다. 계약 금액에 있어서도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너무 그렇게 비쳐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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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빠른 공 적응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올해 본인도 타격폼 수정을 하면서 겪은 것이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 나는 더 오래 잘하고 싶어서 바꿔본 것도 있지만, 최고로 잘할 때 내가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미국에서는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우선은 (타격폼 변경 없이) 부딪혀보려 한다. 해보고 거기에 맞게끔 변화를 줄 생각이다.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좀 더 빠르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하자면.

▶ 아버지가 부럽다고 해주셨는데 난 일단 아버지의 도움도 엄청 많고 감사하지만, 어머니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렇게 클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버지가 현역 시절 때 내게 해주지 못한 걸 어머니가 다 해주셔서 어머니한테 정말 감사하다 말하고 싶다. 아버지도 지금까지 내가 어떤 선택을 할 때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내신 적이 없고 항상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부모님께는 해달라는 건 다 해드리고 싶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아니어서 내가 센스 있게 잘 준비해 드리려 한다.

- 계약 내용 중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 다 감사한데 계약 기간 중간중간에 기부할 수 있는 걸 넣어서 좋다. 미국은 연고지 선수가 잘 되면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 본인의 포스팅 금액으로 인해 원소속팀 키움도 많은 금액을 받게 됐는데

▶ 키움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만, 선수들을 위해서 더 많이 써주고 해주셨으면 좋겠다.

- 김하성에 이어 본인도 성공한다면 미국 진출을 노리는 KBO리그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텐데.

▶ 내가 이런 계약을 따내면서 동기나 후배들이 더 동기부여가 될 거 같은데 나보다 훨씬 재능 있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더 열심히 하면 앞으로 본인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목표를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 나도 하성이 형이 지난해부터 정말 잘해줘서 그 덕을 봤다. 형이 이렇게 잘해놓은 걸 내가 놓칠 수 없다. 더 열심히 해서 한국 야구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계속해서 좋게 남기고 싶고, 그래야 많은 선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생각해서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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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오른쪽).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김하성이랑 맞대결할 수도 있는데.

▶상대 팀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 건데 설레기도 하고 기대된다.

- 샌프란시스코에서 원하는 1호 기록은?

▶ 스플래시 히트가 유명하다고 해서 나도 왼손 타자니까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 오라클 파크가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라 많은 것이 중요할 거 같다.

▶ 일단 가보니까 확실히 우측은 짧게 느껴지는데 담장이 많이 높았다. 우중간 외야가 넓고 난 홈런 타자가 아니라 좌 우 중간을 잘 가르는 타구를 칠 수 있는 갭히터라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내 장점을 잘 살리면 더 잘 맞는 구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1번 중견수로 나설 거 같은데 수비는 어떤지

▶ 좌중간은 괜찮은데 우중간이 조금 힘들 것 같다. 좌중간까지는 삼성라이온즈파크 느낌이 나는데 우중간은 조금 더 깊고 펜스가 철골로 돼 있어서 우중간 쪽 타구는 공이 어디로 튈 줄 모르겠어서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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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고우석도 메이저리그 도전 준비 중인데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우석이랑은 계약하고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다. 계약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조카 이야기만 했다.

- 김하성과는 어떤 이야기 했는지.

▶계약 확정 나고 하성이 형한테 가장 먼저 연락드렸다. 하성이 형이 해준 말이 좋은 감독님 밑에서 야구하게 됐으니 야구만 잘하면 된다고 하셨다.

- 김하성과 같은 팀이 된다면?

▶같은 팀에서 뛰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는 팀도 워낙 많아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뛰면 좋을 거 같다.

- 김혜성 메이저리그 준비 소식은 들었는지.

▶기사로 접했고 혜성이도 욕심이 많고 야구를 워낙 잘하는 친구라 올 겨울 내내 준비 잘하면 내년에 충분히 포스팅 신청해서 좋은 계약을 맺을 거라 생각한다. 다치지만 하고 하던 대로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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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 앞으로의 일정은?

▶시즌 준비를 일찍 들어가려 한다. 10월 20일부터 운동 계속하고 있는 상태였고 미국에서도 그래서 몸 상태는 정말 좋다. 비자도 발급받고 미국에 들어가지 전까지 훈련하려 한다. 타격폼은 당장 수정할 생각이 없다. 일단 부딪혀 보려 한다.

- 입단 기자회견에서 핸썸이라고 했는데 준비한 건지.

▶ 지금처럼 그때도 카메라 셔터 소리밖에 안 들려서 조금 어색했다. 갑자기 생각난 것이 그거밖에 없어서 했다.

- 미국에 가면 다시 신인의 입장인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 내가 우승을 아직 한 번도 못 해봐서 우승을 가장 하고 싶다. 신인 때 생각해 보면 신인왕을 탈 거라 생각하지 못한 상태로 시즌 치러쓴ㄴ데 하루하루 최선 다하다 보면 그때 생각해 볼 문제인 거 같다. 그저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 키움 팬들에게 한 마디.

▶7년 동안 정말 감사했다. 미국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항상 봤던 것이 홈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분들이 함성과 응원 보내주신 영상인데 정말 감사했고 그 응원을 항상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잘 새기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하려 한다. 또 히어로즈 선수처럼, 히어로즈 선수답게 잘 할 테니 많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 대한민국 야구 팬들이 응원할 거 같은데 야구팬들에게도 한 마디.

▶그동안 소속팀이 달라서 나를 응원해 주시지 않았던 팬분들도 계셨을 텐데 이제 나도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도전을 하게 됐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많은 분들이 아침에 일어나 응원해 주시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끔 멋진 플레이로 국민들께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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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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