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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 |
추신수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무리 잘해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정말 좋은 선수가 많아 평균이 높고 레벨을 나누기 어려운 곳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이정후가 내가 봤던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나이는 한참 어리지만, 이정후가 지난 3년간 타석에서 준비하는 모습, 침착함 그리고 스타성 등을 봤을 때 그 어떤 선수들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 데뷔 후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를 소화한 추신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의 산증인이다. 최지만,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희섭, 강정호 등 숱한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출전 타석 수를 다 합해도 그에게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로 메이저리그에서도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가장 밑에서부터 올라온 추신수가 봐온 메이저리거만 해도 수천 명이다. 그런 그가 이정후를 본 건 상대 팀 선수로서 3시즌. 그것도 지난해는 이정후가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어 경기 수는 50경기도 채 되지 않았으나, 추신수는 후배의 성공 가능성을 그 누구보다 높게 점쳤다.
그만큼 임팩트 있는 이정후의 마지막 3년이었다. 추신수가 처음 KBO리그에 발을 디딘 2021년, 이정후는 커리어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과 상대 팀의 집중 견제 등 여러 악조건에도 123경기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78득점 10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522로 타격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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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
이듬해인 2022년에는 추신수의 커리어 첫 우승 도전을 막고 나선 상대 팀의 핵심 선수였다. 이정후는 그동안 없다고 평가받던 장타력까지 폭발시키며 키움을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려놓았다.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5도루,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로 시즌 종료 후에는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등 타격 부문 5관왕 및 커리어 첫 MVP를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최고의 자리에서도 만족하지 않는 향상심과 바닥을 찍고도 다시 올라오는 근성으로 오히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1년 앞두고 빠른 공 대처를 위해 타격폼을 교정했으나, 4월 타율 0.218로 역대 최악의 슬럼프를 경험했다. 하지만 5월 타율 0.305를 시작으로 자신의 원래 폼으로 돌아오면서 성적을 회복했고 급기야 7월에는 타율 0.435를 찍으며 시즌을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로 마무리했다.
그 결과 이정후는 2023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81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부산고 졸업 후 곧장 미국으로 직행해 메이저리그까지 도달한 추신수와는 또 다른 길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에 대해서도 존중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직행과 KBO리그 통해 가는 것) 모두 장단점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간 입장에서는 사실 쉽지 않았다. 생활 자체가 너무 달라 무인도에 혼자 있는 기분이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머문 7년 동안 선수를 대하는 법을 배웠다. 미국은 그런 생활을 한 걸 굉장히 존중해 준다. 만약 내가 다른 선수들처럼 한국에서 뛰다가 포스팅이나 FA로 미국으로 갔다면 '텍사스에서 리더로서 인정받았을까'를 생각한다면 그건 또 아니라고 본다. 이렇듯 한국에서 7년을 뛰고 진출하는 것이나 미국으로 바로 가 문화를 빨리 배우는 것이나 각자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