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 뼈저린 성찰 "고참이라고 자존심만 부릴 게 아냐", 타격왕 만든 '일타강사' 강정호 찾아 떠난다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1.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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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세혁이 8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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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 /사진=NC 다이노스
포수진의 공백을 메워줄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까마득한 후배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박세혁(34·NC 다이노스)은 미국행을 택하면서까지 부활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박세혁은 8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즌을) 묵묵하게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레(10일) 미국에 가는데 후회 없이 준비해보자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세혁은 결단을 내렸다. 스프링캠프 합류에 앞서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7)에게 찾아가 수정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먼저 방문했던 주장 손아섭(36)이 반등에 성공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말 4년 64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NC로 이적한 손아섭은 2022시즌 타율 0.277 4홈런 48타점으로 다소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그러자 손아섭은 절친한 사이인 강정호와 허일(전 롯데)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훈련을 이어갔다. 이는 결과로 드러났다. 손아섭은 지난해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 551타수 18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OPS 0.836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생애 첫 타격왕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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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왼쪽)과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박세혁이 '강정호 스쿨'을 찾는 것도 자신의 성적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23시즌 박세혁은 88경기에 나와 타율 0.211(242타수 51안타) 6홈런 32타점 35득점 1도루 OPS 0.654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총액 46억 원의 조건에 합의해 소속팀을 옮겼다. 개막전(4월 1일 대구 삼성전)부터 3안타를 터트리는 등 초반 쾌조의 타격감을 보인 그는 하지만 4월 14일 인천 SSG전에서 배트에 머리를 맞고 왼쪽 머리 부분이 찢어져 잠시 멈춤 버튼을 눌렀다.


이후로는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특히 6월에는 월간 타율 0.135(52타수 7안타)로 슬럼프에 빠졌고, 8월 중순에는 왼 손목 건염 진단을 받고 4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특히 함께 안방을 지키던 김형준(25)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소집된 사이 빈자리를 채울 수 없었던 점이 뼈아팠다.

지난해를 돌아본 박세혁은 "개인적으로는 아픈 게 많아서 아쉬운 시즌이다"고 말했다. 2021년 안면 부상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큰 부상이 없었던 그였지만, 지난해 출전 경기 수는 주전 포수로 등극한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그는 "잔부상이 많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손목이 아팠다. 빨리 나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더뎠다"면서 " 시기에 보탬이 됐으면 더 높은 위치에서 끝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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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 /사진=NC 다이노스
지난해 부쩍 성장한 김형준도 그에게는 좋은 자극제다. 박세혁은 "어린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데 고참이라고 해서 자존심만 부릴 게 아니다"며 "현실에 맞게 준비할 건 준비하고, 후회없이 하면 팀에 도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형준이는 좋은 선수고 국가대표 가서 잘했다"는 그는 "내가 준비가 덜 돼있으면 안된다는 걸 지난 시즌에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박세혁은 포스트시즌에는 김형준에게 밀려 선발 출전이 없었고,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나오는 데 그쳤다. 두산 시절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던 박세혁에게는 낯선 경험이었다. 그는 벤치에서 가을야구를 보면서 "좋은 경험이고 공부가 됐다. 빠져서 보면서 선수로서의 열망, 나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아프고 부족해 못 나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더욱 뼈저리게 느낀 박세혁. 어린 후배와 경쟁을 위해 새 도전에 나서는 그가 2024시즌 다시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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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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