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오타니 시대' 시작에도 커쇼 안 버린다, "여기서 은퇴하길 바라" 호소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1.1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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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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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새로운 코어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30)를 영입한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기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6)를 버리게 될까. 그 대답은 'NO'였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10일(한국시간) "다저스는 커쇼의 컴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보든은 과거 신시내티 레즈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단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커쇼는 현재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이다. 해가 2024년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평가가 낮은 것도 아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선정한 빅리그 FA 선수의 등급에서 커쇼는 3티어에 올랐다. 1티어가 오타니 한 명이었고, 같은 3티어에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2·LA 다저스) 등이 있었다. 사실상 2등급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선발 보강이 필요한 여러 팀들이 군침을 흘릴 자원이지만, 현재로서는 커쇼의 행선지로 유력한 곳은 원소속팀 다저스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다. 특히 커쇼의 고향팀인 텍사스는 이미 맥스 슈어저(40)와 제이콥 디그롬(36)이라는 베테랑 원투펀치가 있는 상황에서 커쇼까지 합류한다면 레전드급 삼각편대가 형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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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하지만 보든은 "텍사스로 이적하는 것보다는 다저스 잔류가 커쇼에게는 더 쉬울 전망이다"고 예상했다. 이는 다저스가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오타니와 에르난데스, 그리고 야마모토 요시노부(26) 등 대어를 여럿 낚았기 때문이다. 보든 역시 이를 언급하며 커쇼가 다저스와 재계약을 하는 쪽이 더 편하다고 주장했다.


커쇼는 다저스의 아이콘 같은 존재다. 그가 2010년대 초반부터 전성기를 구가하자 소속팀 다저스 역시 2013년부터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으로 도약했다. 사이영상 3회, MVP 1회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고, 유일하게 과제로 남았던 우승반지 역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는 팀의 코어가 오타니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지난달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26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마이크 트라웃, 12년 4억 2650만 달러)을 넘어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몸값 기록도 쓰게 됐다. (기존 미국프로풋볼(NFL) 패트릭 마홈스, 10년 4억 50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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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투수와 타자 모두에서 리그 최상급 활약을 펼치는 오타니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선수가 됐다. NPB 닛폰햄에서 5시즌을 뛴 후 2018시즌을 앞두고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빅리그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지난해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보든의 해당 발언 역시 한 팬이 "이제 다저스가 '커쇼 시대'를 지나 '오타니 시대'로 새 출발을 한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이에 대한 보든의 답은 "다저스는 커쇼가 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는 그만큼 커쇼가 다저스에서는 오타니 이상으로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커쇼와 가족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커쇼가 다저스에서 커리어를 마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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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커쇼는 다저스에서만 16시즌을 뛰며 425경기에서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의 기록을 남겼다.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저스에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받은 그는 짧은 마이너리그 생활 후 2008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시즌부터 22경기(21선발)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여준 커쇼는 2009년 17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 3시즌 동안 9이닝당 볼넷이 3~4개로 다소 불안한 제구를 보였던 커쇼는 2011년 드디어 만개에 성공했다. 그해 9이닝당 2.1볼넷을 기록한 그는 21승 5패 평균자책점 2.28 248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올라 생애 첫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5년은 그야말로 커쇼의 최전성기였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그는 159경기에 선발로 나와 1128이닝을 던지며 88승 33패 1249탈삼진 242볼넷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위 4연패(2011~2014년), 다승 1위 2번(2011, 2014년), 탈삼진 1위 3번(2011, 2013, 2015년) 등 리그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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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오른쪽). /AFPBBNews=뉴스1
특히 2013년과 2014년은 투·타를 통틀어서도 내셔널리그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로 등극했다. 2013시즌에는 33경기에서 16승 7패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탈환과 함께 MVP 투표에서도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었다(7위). 이어 2014년에는 200이닝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198⅓이닝) 21승 3패(승률 0.875) 239탈삼진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사이영 2연패와 동시에 MVP에 등극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투수가 MVP를 수상한 건 1968년 밥 깁슨(당시 세인트루이스) 이후 무려 44년 만이었다.

커쇼는 2015년에도 232⅔이닝을 소화하며 처음으로 리그 이닝 1위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듬해 허리 부상으로 2개월 넘게 결장하며 149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이후 커쇼는 '유리몸'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줄어들었다. 2016년부터 8시즌 동안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시즌이 단 두 번(2017, 2019년) 밖에 없었다. 지난해 6월 어깨 통증을 포함해 커쇼는 최근 3년 동안 무려 6번이나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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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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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강판된 후 자책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래도 마운드에만 올라온다면 커쇼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해에도 구위 저하에도 불구하고 24경기 131⅔이닝 동안 13승 5패 평균자책점 2.46의 성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구위 문제가 끝내 발목을 잡으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에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시즌 종료 후 커쇼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시즌 중반 부상을 당했고, 투구를 이어갔으나 결국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여름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나이에 복귀가 어려운 어깨에 칼을 댔다는 점에서 복귀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지난 시즌 종료 후 커쇼의 은퇴설까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말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아내와 상의하고 있다"면서도 "내면에서는 이전처럼 끝내고 싶지 않아 한다. 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복귀 가능성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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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올스타전에서 오타니 쇼헤이(왼쪽 2번째)와 상대하는 클레이튼 커쇼(맨 왼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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