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단 하루 만에 '한라산 정상 등반 약속' 지킨 김학범 감독, '솔선수범 리더십'은 바로 이런 것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24.01.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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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를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한라산 정상에 오르며 선수단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주는 1982년 12월 17일 유공코끼리축구단(전신)으로 창단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전통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고(最古)에 만족하지 않는다. 항상 K리그1 최고(最高)가 되겠다는 목표를 되새기고 있다. 매년 제주 선수단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한민국 최고(最高)봉 한라산 정상에 올라 최강 제주를 외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제주의 지휘봉을 새롭게 잡은 김학범 감독 역시 이러한 제주의 전통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부임 후 제주 선수단 뿐만 아니라 U18팀, 구단 사무국 등 제주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한라산 등반에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제주도가 지난 2020년부터 한라산 보호를 위해 하루 최대 탐방 허용 인원을 코스별로 제한하는 '탐방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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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인원이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1월 10일(수) 취임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제주의 전통인 한라산 정상 등반에 대해 묻자 김학범 감독은 "제주 선수단뿐만 아니라 U18팀, 구단 직원과 모두 함께 가고 싶다. 하지만 한라산이 허락해주지 않는다. 기회가 된다면 모두가 가고 싶지만 도에서 도와줘야 가능할 것 같다. 일단 나라도 올라 갔다 올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행동파(?) 김학범 감독은 취재진과의 약속을 단 하루 만에 지켰다. 1월 11일(목) 한라산 탐방 예약을 마친 김학범 감독은 단짝인 차상광 골키퍼 코치와 함께 주저없이 산행길에 올랐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설국의 정치를 녹이는 열정과 등산객들의 힘찬 응원에 힘입어 한라산 정상(백록담, 해발 1,950m)에 도달했다. 그제서야 김학범 감독은 "한라산의 정기를 받아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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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 등반은 선수들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은 강력한 체력 훈련을 예고했다. 김학범 감독은 취임 기회견에서 "지금은 100분이 넘는 축구다. 그만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한다. 다들 압박을 말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으면 어렵다. 남들보다 한 발, 1미터, 2미터 더 뛰는 축구, 상대를 괴롭히는 축구를 할 생각"이라고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김학범은 K리그 최고령 감독임에도 막연히 선수들이 따라와 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언제나 한 걸음 먼저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그였다.솔선수범의 리더십으로 단단한 원팀을 만들고 싶어하는 열망이 컸다. 김학범 감독이 힘든 산행길에 오른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김학범 감독은 "산을 오를 땐 힘들지만 내려올 때는 쉽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체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힘들지만 그 이후에는 더 좋은 레벨의 축구를 쉽게 구사할 수 있다. 내가 먼저 뛴다면 선수들도 함께 뛰어줄 것이다. 내가 한라산 정상에 오른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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