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볼 만하다" 한국 수영 판타스틱4, 계영 800m 결승 진출 쾌거! 17일 새벽 '세계선수권 3번째 金 노린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2.1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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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2024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계영 800m 예선을 통과한 이호준(왼쪽부터), 이유연, 김우민, 황선우가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수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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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양재훈(왼쪽부터), 김우민, 이호준, 황선우.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를 수확할 때만 해도 '그래도 아직 세계의 벽을 넘기에는 무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불과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산산히 부서지고 있다. 한국 수영 대표팀이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3번째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황선우(21)와 김우민(23·이상 강원도청), 이호준(23·제주시청), 이유연(24·고양시청), 그리고 양재훈(26·강원도청)으로 이뤄진 한국 수영 대표팀 또 한 번 사고를 칠 준비를 마쳤다.


황선우-김우민-이호준-이유연으로 구성된 1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계영 800m 예선에서 7분07초61을 기록, 출전팀 15개국 중 2위로 결선 무대에 올랐다.

예선 2조 5레인에 배정된 한국은 이호준-이유연-김우민-황선우의 순으로 전략을 짰다. 이탈리아가 한국을 뒤쫓았지만 7분08초48로 1초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전체 3위. 예선 1위는 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중국으로 7분06초93이었다.

예선을 통과하면서 자연스레 오는 7월 열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러나 이젠 당연해진 결과.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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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흘러나오는 애국가에 맞춰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황선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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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가 우승 후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미소를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7분01초73이라는 아시아 신기록으로 당당히 중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놀라운 발전 속도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7분15초03보다 13초30을 줄였다.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800m 계영에서도 7분04초07로 6위로 레이스를 마쳤던 걸 생각하면 기록이나 성장세 면에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박태환의 원맨쇼와 같았던 한국 수영의 첫 번재 전성기와 달리 이번엔 '박태환 키즈'들이 일을 내고 있다. 더 고무적인 건 누구 하나에 의존하는 게 아닌 고른 성장으로 다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수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금메달이나 총 메달수 모두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였다.

당시 중국에서도 한국 수영의 발전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중국 기자의 질문을 받은 이호준은 "이번 대회 한국 성적이 굉장히 좋은데 선수들 모두가 가족처럼 친근하게 지내고 있다"며 "2년 전 (황)선우가 귀감이 됐고 좋은 영향을 받아서 가능성을 갖고 레이스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150m 지점까지 1위를 달렸던 황선우의 레이스를 언급한 것이다. 이후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가능성을 찾은 한국 수영 새싹들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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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우승 후 태극기를 두르고 미소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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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수확 후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김우민. /AFPBBNews=뉴스1
박태환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400m 한국의 유일무이한 금메달을 수확한 것을 보고 수영을 시작한 선수들이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다. 이번 대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와 김우민 외에도 이호준, 지유찬, 백인철 등 많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한수영연맹은 2022년부터 매년 황선우와 김우민을 비롯한 선수단을 호주로 파견해 선진 지도를 받게끔 했고 그 결과 아시안게임에서 놀라운 성과를 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전지훈련에 나섰고 강도 높은 일정을 거쳤다.

실외 수영장에서 훈련하며 더욱 힘든 상황 속에서 대회를 준비했다. 어떤 변수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을 기를 수 있었다.

선수단은 결승 무대를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황선우는 "대한민국 멤버들과 같이 괜찮은 기록으로 조 2위로 결선에 진출하게 됐는데 어제 100m 결승을 뛰고 아침에 계영 800m를 뛰었는데도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멤버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우민은 "오전인데도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오후에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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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가 계영 800m 결승 진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수영연맹 제공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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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는 김우민. /사진=대한수영연맹 제공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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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이 계영 800m 결승을 앞두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수영연맹 제공 영상 캡처
이유연은 "다들 아시안게임과 다르게 예선부터 더 여유롭게 통과를 하고 기록도 잘 나와서 결승에서도 기대가 된다. 결승엔 내가 뛰지 않지만 양재훈 선수가 대신해서 예선보다 좋은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호준은 "예선 2위라는 성적으로 결승에 진출해 상당히 만족스럽다. 오후에 있을 경기에도 팀원들과 함께 좋은 결과 만들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과 함께 이유연 대신 양재훈으로 나서 내친 김에 사상 처음으로 수영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메달 사냥에 나선다. 경기는 17일 오전 2시 33분부터 시작된다. 물론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대결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림픽 티켓을 이미 손에 넣은 영국과 미국이 2진급으로 선수단을 구성했고 호주는 아예 출전을 하지 않아 더욱 금메달 기대를 높인다.

한편 남자 자유형 50m에 출전한 지유찬(대구시청)도 예선을 통과해 준결선에 진출했다. 지유찬은 예선에서 21초93을 기록해 출전 선수 119명 중 10위에 올라 16명까지 주어지는 준결선 티켓을 잡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지유찬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준결선은 17일 오전 열린다.

남자 접영 100m에선 양재훈이 44위, 여자 배영 200m의 김승원(경기구성중)은 22위로 나란히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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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 800m 결승에서 호흡을 맞출 황선우(왼쪽부터)와 양재훈, 김우민, 이호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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