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KFA, 3월 태국전이 '월드컵 본선'보다 중요한가... "시간 촉박, 국내파에 무게"→개막 일주일 앞둔 K리그 감독들 '혼란'

박건도 기자 / 입력 : 2024.02.22 16:52 / 조회 : 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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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차 전력강화위원회 관련 브리핑을 위해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표팀 사령탑 공석 메우기에 앞서 전면 개편한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는 '국내파' 감독 선임에 무게를 실었다. 3월 A매치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다.


정해성(66)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에서 위르겐 클린스만(60)의 후임 사령탑 선임 청사진을 짧게나마 설명했다. 이번 전력강화위가 첫 공식 일정이었던 정 위원장은 "3월 A매치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전력강화위는 국내 감독 선임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까지 약 한 달이 남았다. FIFA 랭킹 22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01위 태국과 3월 21일 홈, 26일 원정 경기로 연전을 치른다. 전력강화위는 당장 3월 경기를 위해 임시 사령탑이 아닌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정해성 위원장은 "신랄한 의견이 오간 결과 정식 감독 선임에 비중을 둔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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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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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1차 전력강화위원회 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은 3월 태국과 두 경기를 치른 뒤 약 3개월의 여유를 갖는다. 오는 6월 북중미월드컵 2차 예선 싱가포르 원정, 중국과 홈 경기가 예정돼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3월 경기를 임시 감독 체제로 운영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정식 사령탑을 선임해도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한 달 뒤 태국전보다는 2년 후 월드컵 본선이 더 중요하므로 조급하게 결정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2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은 2026년 6월 열리는 북중미월드컵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근무 태도 논란과 저조한 성적, 선수단 관리 불찰 등을 이유로 계약 기간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경질됐다.


정식 감독으로 올 후임 지도자도 2년 뒤 북중미월드컵 본선 무대를 목표로 두는 게 마땅하나 전력강화위는 당장 3월 월드컵 예선을 이유로 조속한 감독 선임을 강조하고 있다. 제1차 전력강화위 브리핑에서 월드컵 본선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정해성 위원장에 따르면 전력강화위는 "국내와 해외 지도자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는 것은 어렵다. 한국인 감독 선임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해외 감독이 오면 대표팀 파악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국내서 쉬고 있는 감독들도 이미 대표팀 전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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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뇰 귀네슈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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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브루스 감독. /AFPBBNews=뉴스1
이런 가운데 몇몇 해외 감독들도 한국 사령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잔뼈가 굵은 스티브 브루스(64)가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튀르키예 복수 매체는 "세뇰 귀네슈(72)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다"라고 집중 보도하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를 3위로 이끌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FC서울을 지도한 대표적인 친한파 감독이다. 지난해 10월까지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스 감독으로 활동했다.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은 기존 36개국에서 확대된 48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비록 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참패했다고는 하나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망),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막강한 전력을 갖춘 한국은 여전히 월드컵 본선 진출이 유력한 아시아 강호다.

심지어 전력강화위는 정식 감독 선임이 급하다는 이유로 현직 K리그 지도자도 후보에 올려뒀다. 2024 K리그1 정규시즌은 약 일주일 뒤인 3월 1일 개막한다. 울산HD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는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전 때문에 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홍명보(56) 울산 감독과 김기동(53) 서울 감독, 김학범(64)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성 위원장은 현직 K리그 감독의 대표팀 지도자 선임 가능성을 묻자 "다들 아시다시피 시간이 촉박하다. (K리그) 구단에 직접 찾아가서 감독 선임 결과가 나온 뒤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K리그 현장에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홍명보 감독은 21일 ACL 반포레 고후와 16강 2차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향후 거취에 대해 아는 내용이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투명한 감독 선임 시스템을 거칠 것이라 약속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장이 된 후 위원들에게 분명히 전했다. '이번 감독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클린스만 부임 과정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말이었다.

대표팀 역사상 최장수 사령탑이었던 파울루 벤투(55·현 아랍에미리트)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괄목할 성과를 냈다. 후임 클린스만은 약 1년의 준비 기간에도 첫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졸전 오명을 썼다. 클린스만 시절은 사실상 한국 축구의 퇴보 기간인 꼴이 됐다.

차기 감독 선임은 뿔난 여론을 조금이나마 돌릴 기회다. 2차 전력강화위는 오는 토요일(24일)에 열릴 예정이다. 대표팀 사령탑 윤곽이 전보다 선명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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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신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차 전력강화위원회의 결과 및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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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차 전력강화위원회 관련 브리핑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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