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진=WKBL 제공 |
하나원큐 선수들. 왼쪽부터 신지현, 양인영, 김정은, 김시온. /사진=WKBL 제공 |
하나원큐는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부산 BNK를 71-67로 이겼다. 이로써 하나원큐는 10승18패를 기록, 5위 인천 신한은행과 격차를 2.5경기차로 벌렸다. 남은 결과에 상관없이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하나원큐의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다른 순간이었다. 지난 2012년 하나원큐는 매 시즌 하위권에 머무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에도 단 6승을 올리는데 그치며 압도적인 꼴찌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에는 단 5승에 머물렀다.
여러 가지 사건도 많았다. 2015~2016시즌에는 할머니가 한국이라고 주장하던 첼시 리를 앞세워 하나원큐가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챙겼지만, 당시 첼시 리가 서류를 위조, 변조한 사실이 발각됐다. 하나원큐의 성적도 삭제됐다. 불운도 있었다. 2019~2020시즌 하나원큐는 정규리그 3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됐다. 플레이오프도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픔을 뒤로 하고 올 시즌 플레이오프를 이뤄내 활짝 웃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자 하나원큐 선수들은 동료들끼리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승리의 세리머니로 김도완 감독에게 생수를 뿌리기도 했다.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지만, 주장 김정은은 유니폼으로 얼굴을 닦았다. 분명한 건 김정은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기뻐보였다.
경기 후 김정은 자신의 SNS에 감동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하나원큐로 다시 돌아올 때 무모한 도전이라고 많이들 우려하셨다. 비록 대단한 승률을 쌓은 건 아니지만, 하나원큐가 창단하고 늘 지기만 하던 선수였다. 어렵게 창단해서 한 번도 플레이오프를 진출시키지 못한 선수였다. 그렇지만 다시 돌고 돌아 기회가 왔고 많이 부족했지만 창단 첫 플레이오프를 가게 됐다"며 "오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수백 경기 중 가장 의미 있는 경기다. 제 도전을 응원해줬던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나이든 드센 언니 하나 들어와서 힘들었을 텐데 우리 (양)인영이, 신지현, 김시온 너무 고맙고 핏덩이 같은 하나원큐 어린이들도 너무 고맙다. 잘 따라와주는 너희들 덕분에 언니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부천에도 봄이 온다고 좋아해주는 하나원큐 팬 여러분들도 너무 감사하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주책맞게 시즌 내내 응원해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시즌 내내 제 2의 팀처럼 하나원큐를 응원한 우리은행 식구도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집중하는 김정은(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WKBL 제공 |
김정은은 하나원큐 레전드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하나원큐의 전신 신세계에 입단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김정은은 리그 역사상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2016~2017시즌까지 하나원큐에서 활약했다. 부진한 팀 성적 속에 홀로 분투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진출이 더욱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뻐하는 김정은(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WKBL 제공 |
이번 FA 시장에서 김정은은 친정팀 복귀를 택했다. 커리어 끝을 달려가는 가운데, 하나원큐에서 다시 뜨거운 불꽃을 피울 예정이다. 김정은은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하나원큐. 플레이오프에 가서도 이제 부담 내려놓고 원 없이 신나게 놀아보자"고 뜨거운 열정을 나타냈다.
김정은. /사진=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