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공헌' 류중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연 '37세 류현진' 프리미어12에 데려갈까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2.23 18:37 / 조회 : 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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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하는 류현진(왼쪽)과 이날 한국 야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류중일 감독.
류중일(61) 감독이 다시 한 번 한국 야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놀랄 일은 아니다. 대표팀 지도자로서 뛰어난 커리어를 쌓았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야구에 대회 4연패를 선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대표팀 감독으로 류중일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유망주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달성했고 이어 11월에 개최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대표팀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지도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게 주된 선임 배경이었다.

더불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바탕으로 올 11월 열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주축이 될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점과 연속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류중일 감독은 다음달 17일과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팀 코리아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공식 계약은 오는 11월 프리미어 12까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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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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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하고 선수단이 류중일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뉴스1
◆ 류중일 선임 배경은 "성공적인 세대교체", 프리미어 12까지 간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사명감과 함께 부담감도 막중하지만 지난해 KBO의 대표팀 강화 방안에 따른 세대교체를 통해 감독인 저뿐만 아니라 선수단이 큰 자신감을 얻은 바 있다"며 "앞으로도 대표팀의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더불어 류중일 대표팀의 성장과 세대교체에 공헌한 최일언 코치, 류지현 코치가 대표팀 투타 부문 전담 코치로 선임돼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들은 대표팀의 방향성과 정책 연구 및 전력 분석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표팀의 최근 국제대회 화두 중 하나는 세대교체였다. 10년 이상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해온 베테랑들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고 미래를 위해선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험을 키우는 취지의 APBC는 물론이고 아시안게임에도 기존과 달리 나이 제한을 뒀던 이유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역경을 딛고 결국 한국의 4연속 금메달을 이끌었다.

대표팀을 이끌고 거둔 지도자로서의 성적도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지도자로서 7개 대회에 나섰는데 31승 8패를 기록했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선 코치로 나섰는데 당시 대표팀은 수 많은 빅리거가 즐비한 팀들을 연파하며 4강과 준우승 신화를 이뤄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코치로 나서 한국의 무패 우승에 일조했다.

2013년 WBC에서 첫 감독을 맡았다. 1라운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2승 1패로 '참사'라고 부를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5승 무패로 우승,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5승 1패로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2023 APBC에선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였음에도 2승 2패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현재 기준으로는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임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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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혁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가 22일 류현진과 계약을 맺고 유니폼을 직접 입혀주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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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
◆ 세대교체 흐름 거스르는 대형이슈, '37세 류현진'이 돌아왔다

그런데 최근 대형 뉴스가 터졌다. 바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류현진(37)이 KBO리그로 복귀한 것이다.

류현진은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해 7시즌 동안 1269이닝을 소화하며 98승 52패 탈삼진 1238개 평균자책점(ERA) 2.80을 기록했다. 연평균 14승, 탈삼진은 176개, 이닝 소화는 181이닝에 달했다. 괴물이라 불린 선수였다.

MLB에서도 10시즌 동안 통산 78승 48패 ERA 3.27을 기록했다. 2019년엔 14승 5패 ERA 2.32로 평균자책점왕으로 등극했고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즌을 마치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1060억원) FA 대박 계약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거쳤지만 이후에도 복귀해 건재함을 알렸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많은 빅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그렇기에 국내 복귀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한화 2차 스프링캠프인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ML 구단과) 다년 계약 얘기도 있었고 충분한 대우의 1년 조건도 있었다"면서도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경우 거의 마흔살이 되기 때문에 강력하게 거부를 했다. (원하는 조건이)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화행에 적극적이었다. 어떻게든 건강히 공을 뿌릴 수 있을 때 돌아와 한화의 가을야구, 나아가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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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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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키나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표팀에 욕심 있나요? "당연하죠. 뽑아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은 대표팀으로 옮겨졌다. 류현진의 답변은 예상 외였다. "선수로서 (욕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뽑아주실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한 번 더 대표팀에 가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경기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통상 베테랑들이 대표팀으로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것에 부담과 피로도를 느끼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류현진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는 대표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신인으로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KBO 최초로 신인상과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나섰으나 2경기 선발 등판해 6⅓이닝 승패 없이 7실점하며 ERA 9.95로 고개를 떨궜다. 한국도 4강에서 실업야구 선수들로 나선 일본에 덜미를 잡혔다. 이른바 '도하참사'로 불린 충격적인 패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KBO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한 류현진은 이듬해 아시아 야구 선수권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2008년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베이징 올림픽 본선 2경기에서 무려 17⅓이닝을 책임지며 홀로 2승을 수확,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의 선봉에 섰다.

이 활약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류현진은 2009년 WBC에도 나서 5경기에서 1승 1홀드 ERA 2.57로 맹활약했다. 이듬해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1승 ERA 3.60의 활약으로 4년 전 '도하 참사'의 아픈 기억을 씻어냈다.

그러나 이후 MLB에 진출하며 대표팀에 나설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수술로 시간을 보내며 기회가 닿지 않는가하면 올림픽과 프리미어 12, 아시안게임 등은 MLB로선 굳이 차출해줘야 할 이유가 없는 대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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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3일 일본 오키나와 한화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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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는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 건강한 몸이 전제, 후배들 노하우 전수받을 더 없는 기회

8년 계약을 맺은 류현진이지만 건강한 몸으로 언제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빅리그에서 맞붙었던 선수들과 다시 만날 기회인 WBC는 2년 뒤에야 열린다. 마침 오는 11월 열릴 프리미어 12가 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끌어갈 대회다.

물론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 나가는 것이 대표팀이지만 최근 기조를 생각한다면 비슷한 조건이라면 베테랑보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도 있다.

다만 류현진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한화 선수들은 올 시즌부터 류현진과 함께 하며 그가 빅리그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기회를 얻게 됐다. 류현진이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경기에서 보여줄 활약은 물론이고 한국을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자아낸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윤활유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KBO와 전력강화위원회는 3월초 코칭 스태프 구성을 완료하고 2024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 준비와 함께 2024 프리미어 12 대회를 대비한 엔트리 구성, 상대하게 될 국가에 대한 분석도 차근히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당장 팀 코리아로 나설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류현진이 출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35인의 예비 엔트리를 꾸려뒀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그때까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초점은 프리미어 12에 맞춰진다. '세대교체 성공'의 중심에 서 있는 류중일 감독이 37세 베테랑 류현진을 발탁할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선 중요한 건 올 시즌이다. 류현진으로서도 부상 우려 등을 떨쳐내고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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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오르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류현진(가운데).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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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
■ 류중일 감독 대표팀 지도자 주요 경력

- 2006 WBC = 코치, 6승 1패, 4강

- 2009 WBC = 코치, 6승 3패, 준우승

- 2010 광저우 AG = 코치, 5승 무패, 우승

- 2013 WBC = 감독, 2승 1패, 1라운드 탈락

- 2014 인천 AG = 감독, 5승 무패, 우승

- 2022 항저우 AG = 감독, 5승 1패, 우승

- 2023 APBC = 감독, 2승 2패, 준우승

■ 류현진 국가대표 주요 성적

- 2006 도하 AG = 2경기 6⅓이닝 ERA 9.95, 동메달

- 2008 베이징 올림픽 = 2경기 17⅓이닝 2승 ERA 1.04, 금메달

- 2009 WBC = 5경기 2선발 7이닝 1승 1홀드 ERA 2.57, 준우승

- 2010 광저우 AG = 2경기 1승 ERA 3.60, 우승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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