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이기우, '밤피꽃'으로 다잡은 두마리 토끼[★FULL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4.03.02 08:09 / 조회 :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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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튜디오더무로


"극중 분량도 솔직히 아쉽지만 첫 사극인데 분량이 많았다면 오히려 독이 됐을거라 생각해요."


배우 이기우가 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마주했던 첫 사극 '밤에 피는 꽃'은 이기우에게 많은 의미를 남게 해준 작품이었다. 키 191cm라는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로 모델 포스를 제대로 내며 배우 생활을 시작한 이기우에게 사극은 쉽게 마주하지 못했던 장르였다. 너무나도 큰 키 때문에 농담조로 들어야 했던 말들이 이기우에게는 가볍게 들리지 않았을 법도 했다. 인기 사극으로 거듭난 '밤에 피는 꽃'과 함께 이기우는 다행히도, 그리고 얼떨결에 자신의 사극 갈증과 작품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 됐다.

이기우는 지난 2월 29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월 17일 종영한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이하늬 분)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이종원 분)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으로 시청률 10%가 넘는 인기로 전작 '연인'의 화제성을 뛰어넘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기우는 '밤에 피는 꽃'에서 어질고 여유로운 이면에 촌철살인을 가진 좌부승지 박윤학을 연기, 폭 넓은 케미를 아우르는 매력은 물론 전반적인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며 눈길을 모았다. 박윤학은 왕 이소(허정도 분)에게는 충신, 동생 박수호(이종원 분)에게는 아버지 같은 형, 연선(박세현 분)에게는 다정한 키다리 아저씨이자 여화(이하늬 분)에게는 조력자 등 다채로운 면모를 탁월하게 그려냈으며 15년 전 선왕의 죽음과 맞닿아 있던 여화의 오라비 실종을 해결하는 흐름에도 길잡이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이기우는 먼저 "드라마를 너무 많이 좋아해주셔서 가족들도 재밌게 보셨고 이전 작품보다 더 많이 연락을 많이 받았다. 드라마 자체가 재밌다고 요번에 연락을 많이 받아서 감사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흥행 이후 포상휴가도 엄청 이야기를 했는데 보내주시는 분이 없어서 우리끼리 펜션이라도 가서 고기 먹고 영수증 첨부하자고 했다"라며 "그 정도로 이렇게 끝나기 아쉬운 분위기였다"라고 말했다.


20년만의 첫 사극에 대해 이기우는 "세상이 많이 바뀌고 일하는 환경도 많이 바뀌었다"라며 "키 커서 사극 못할 거라는 이야기도 많았고 세트 다시 지어야 할거다, 옷이 안 맞을 거다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극은 못할 줄 알았는데 차승원 선배님의 '혈의 누'를 보면서 모델 출신의 롤모델로서 고무적이었다. 최근에는 키 큰 분들도 사극을 많이 해서 나도 캐스팅 된 것 같고 한복도 예쁘고 멋있는 옷이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을 이었다.

"사극 제안이 왔다는 것만으로 50%는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연출도 장태유 감독님이셨고 이하늬 배우도 나오셨고 역할도 괜찮았고 안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죠. 이전 '사자'로 장태유 감독님과 함께 했는데 잘 안돼서 못 보여드린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았고요. 평소에 제가 말이 빠른 편인데 사극에서는 양반가 캐릭터라 안 어울리고 그 당시 말투들을 바로 바꾸는 게 힘들었는데 와이프와 집에서 고민하면서 템포를 줄여가면서 준비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워낙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서 하면서 많이 배워가는 현장이었어요."

이기우는 "'밤에 피는 꽃'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가 문관 역할인데 키에는 무관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라며 "'다모'의 무관이나 무사 같은 느낌을 보여줄 사극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기우는 "이종원이 맡은 수호의 액션을 보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 도포를 펼치면서 휘날리는 모습이 현대극 액션과 많이 다르고 새로운 색깔을 입혀주는 측면에서 욕심이 났다. 사극 갈증을 풀어서 동기부여도 크게 됐고 댓글 등을 보니 연기로 욕하시는 분들도 없어서 욕심 안부리고 어색하다는 반응만 안보이는 게 목표인데 이걸 달성한 것 같아서 앞으로 활동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기우는 "나와 많이 친한 김산 배우가 '고려거란전쟁'에 나오는데 관련해서 통화를 많이 했다. 현대적 사극인 우리 작품보다 좀더 FM인 부분에 있어서 많이 통화했고 케이블 TV 틀면 '옷소매 붉은 꽃동' 등 여러 사극들도 나와서 보면서 많이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기우는 자신이 연기한 박윤학 캐릭터에 대해 "유하면서 물렁물렁한 느낌의 캐릭터가 내 실제 모습을 조금은 더 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코믹한 부분을 나는 못하게 해서 사건의 중심에 있는 왕가 이야기에 대한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이기우는 "일과 사랑에 있어서 서두르지 않는 건 닮은 것 같고 다가가고 발 들이면 등 돌리지 않는 부분이 박윤학과 비슷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물리적으로 노출이 적은 대본이었기 때문에 더 많이 신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고 공부할 여지가 생겨서 좋았어요. 그와중에 연선과 윤학 캐릭터를 응원해주시기도 했고 실망 또는 아쉽다기 보다 더 만족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연기 호흡들이 실제 비쳐진 것보다 더 길었는데 스피디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도 많았고 이게 만약 12부가 아닌 16부였다면 우리의 연기를 좀더 고스란히 보여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장태유 감독님도 편집을 미친 듯이 하셨구나 라는 생각에 단톡방에서 천재 아니신가 라는 반응도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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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는 극중 1998년생 여배우 박세과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나이를 안 물어봤다. 나이대는 하늬와 맞는데 엇갈려서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했는데 난이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은 진짜 못 느꼈고 세현이는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다만 성향이 다들 여행 강아지 좋아해서 비슷했다. 함께 이야기 하면서 친해져서 나이 차이를 못 느꼈다"라고 말을 이었다.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그 친구의 연기에 대해 말은 별로 안했는데 빠트린 건 얘기해줬어요. 서로 연기할 때 대화를 많이 해가면서 티키타카도 잘 맞아갔고 연선 캐릭터도 통통 튀는 매력이 됐고 상대적으로 어른스럽고 나른한 제 모습이 나왔죠. 결말을 모르고 찍는 가운데 로맨스 수위 조절이 걱정이 됐는데 작가님도 찍어놓은 걸 보시고 해피엔딩에 가깝게 열어놓으신 것 같아요. 나이 차이에 신분 차이도 커서 같은 처지의 무언가를 안고 사는 좋은 아저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고요."

이기우는 이종원과의 친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단톡방이 있는데 캠핑 여행 이야기도 많이 하고 드라마 끝나고도 숙소 사진이 갑자기 와서 갈래요? 라고 오기도 한다"라며 "재미있게 잘 연기했다. 박윤학으로 캐스팅 됐을 때 되게 좋아해줘서 그때부터 나도 호감이 들었다. 인간적으로 착하고 계산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마다 웃음 못 참아서 NG가 계속 나오기도 했고 취한 연기를 할때 정말 많이 웃겼다"라고 말했다.

이기우는 이하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이상윤이 함께 드라마를 할 때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 너무 괜찮고 현장을 밝게 해주는 배우라고 해줬다"라며 "이후 '밤에 피는 꽃' 합류를 듣고 성격적으로 잘 맞을 것 같다고 반응해줬다. 실제로 성격도 너무 좋으시고 사내대장부 같은 기질이 있으시고 현장도 유쾌하게 해주셨고 까다롭다거나 케어가 필요하다든지 하는 부분은 못 느꼈다"라고 답했다.

한폎ㄴ 이기우는 자신의 배우 데뷔 20년에 대해 "그 자체를 모르고 지내다가 '클래식' 개봉 목표 관련해서 이야기를 듣고 그때 인지했다"라며 "나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그때보다 흰머리가 좀 나온 거 말고는 잘 모르겠다"라고 머쓱해했다.

아내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낸 이기우는 "결혼 이후에 일들이 좀 다 잘 된 것 같다. 조력해 주시는, 주변에 있는 분들의 노력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그래도 가정에서 아내가 그렇게 되게끔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작품 연습도 같이 하고 하다 보니까 연기적으로도 그게 좀 도움이 많이 되고 그런 부분들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저는 되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와이프가 고등학교 때 연극반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보다 여기를 좀 더 빨리 접한 친구고 또 고등학교 때 전국 학생 연극제 같은 데 나가서 무대에도 서본 경험이 있던 친구여서 대본을 이해하는 게 별반 다르지 않아요. 그런 부분들도 저한테는 너무 큰 도움이 됐고 그거를 막 성격적으로, 강압적으로 얘기하는 친구가 아니어서 서로 이렇게 대화를 많이 하고 이렇게 빌드업해가는 그런 거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큰 힘이었어요."

이기우는 "와이프랑 같이 시간 될때 유기견 보건시설 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유기견 공고가 뜬 아이들 가족 찾아주는 일도 저희 강아지 계정을 통해서 좀 하고 있고 주변에 누가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어하면 알선을 해줘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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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튜디오더무로


마지막으로 이기우는 "데뷔 20년 만에 출연한 첫 사극이자 가장 잘된 드라마여서 좋은 영양제를 맞은 느낌"이라며 "어떤 작품을 다음에 무엇을 하든 '밤의 피는 꽃'에서의 영향을 받고 더 에너지를 받고 잘 할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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