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봄이 왔다' 롯데 시범경기 2연승, 정훈 만루포+전준우 스리런 대폭발 [부산 현장리뷰]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3.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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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오른쪽)이 10일 사직 SSG전에서 8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부산에 봄이 찾아왔다. 시범경기 첫 경기를 맞아 주전 라인업을 꺼내 승리를 챙겼던 롯데 자이언츠가 힘을 빼고 나온 2번째 게임에서마저 이겼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홈경기에서 13-5로 승리했다. 전날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6-1로 이긴 롯데는 2연승으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전날도 9483명의 관중이 찾았던 사직구장에는 이날 더 많은 1만 843명이 입장했다. 롯데 측에서 경기 중 추가로 내야 끝쪽 좌석을 개방했는데, 이곳에도 많은 팬들이 앉아 야구 열기를 실감케 했다.

롯데는 5선발 경쟁 중인 우완 이인복이 4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타선에서는 2번 고승민이 무려 4타수 4안타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레이예스와 노진혁도 멀티히트를 터트렸다. 8회 말에는 정훈이 쐐기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SG는 4회까지 무난한 투구를 펼치던 박종훈이 5회 흔들렸고, 한두솔(1이닝)과 신헌민(⅔이닝)을 제외하면 모든 투수가 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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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인복이 10일 사직 SS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박승욱(유격수)-고승민(우익수)-빅터 레이예스(중견수)-전준우(지명타자)-한동희(3루수)-정훈(1루수)-최항(2루수)-강태율(포수)-황성빈(좌익수)이 선발 출전했다. 전날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던 롯데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많이 나오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며 테스트에 나섰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내복사근 부상으로 빠진 김민석을 대신해 라인업에 나선 고승민에 대해 "(김민석이) 올 때까지 고승민이 잘하면 그 자리를 잡는 거다"며 "고승민에게는 기회고, (김)민석이나 팀에 있어서는 빨리 회복해서 오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한 5선발 경쟁 중인 이인복과 한현희를 동시 투입할 계획을 밝힌 김 감독은 "(한)현희도 공이 좋아졌기 때문에 좀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SSG는 최지훈(중견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고명준(1루수)-박성한(유격수)-전의산(지명타자)-안상현(2루수)-조형우(포수)의 라인업으로 나왔다. 스프링캠프 후 짧은 텀을 두고 먼 부산 원정을 온 만큼 SSG는 2연전에서 주전을 번갈아가며 투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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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숭용 감독.
이날 생일을 맞이한 이숭용 SSG 감독은 "이렇게 많은 축하를 받은 게 10~15년 된 것 같다. 보통 생일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를 돌아본 이 감독은 "시범경기 때 실수가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그런 모습을 보여야 보완을 하고 집중할 수 있다. 본 게임에는 그런 모습이 나오면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양 팀은 전날 게임과는 다르게 초반부터 점수를 올렸다. 선취점은 SSG의 몫이었다. 1회 초 공격에서 SSG는 2사 후 3번 최정이 롯데 선발 이인복의 가운데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왼쪽 폴대 옆에 떨어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3볼 0스트라이크 상황이었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공략해 좋은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롯데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어진 1회 말 공격에서 롯데는 1아웃 이후 고승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레이예스도 볼넷으로 나갔다. 이어 4번 전준우가 박종훈의 몸쪽 커브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의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롯데의 이번 시범경기 1호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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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오른쪽)가 10일 사직 SSG전에서 1회 3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후 경기는 한동안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롯데는 3회 말 고승민과 레이예스의 연속 안타와 전준우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 황금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한동희가 유격수 뜬공, 정훈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더니 최항마저 삼진으로 돌아서며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SSG 역시 전날 3안타를 때렸던 고명준이 이날도 4회 초 2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점수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조용하던 경기는 5회 들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롯데는 5회 말 고승민이 사구로 나간 후 레이예스의 안타로 잡은 무사 2, 3루 기회에서 노진혁의 좌전안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이 상황에서 한동희가 스윙 도중 옆구리 통증을 느끼고 빠지는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지만, 대타 이학주가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6번 정훈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되면서 3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됐으나, 최항의 희생플라이로 노진혁이 홈을 밟았다.

롯데는 강태율이 또 한번 몸에 맞는 볼로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황성빈이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때려내면서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1루 주자가 3루에서 아웃되면서 이닝이 끝났지만, 롯데는 5회 말에만 4득점을 기록하며 7-1로 달아났다.

롯데의 득점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회 말에도 롯데는 박승욱의 고승민의 연속 안타로 1, 2루를 만든 후 2아웃에서 이학주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한 점을 더 도망갔다.

1회 득점 이후 0의 행진을 이어오던 SSG도 반격에 나섰다. 롯데의 이인복과 한현희에게 막혀있던 SSG는 7회 초 이닝 시작과 함께 박성한과 전의산의 연속 안타 속에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후속 두 타자가 유격수 호수비와 1루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최지훈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며 SSG도 한 점을 얻어냈다. 이어 오태곤의 안타로 전의산도 홈으로 들어왔고, 더블 스틸 시도 과정에서 최지훈도 득점을 올리며 SSG는 순식간에 4-8, 3점 차로 추격에 성공했다.

SSG는 8회 초에도 2사 후 고명준과 김찬형의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고, 바뀐 투수 최준용에게 전의산과 안상현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밀어내기로 1점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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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맨 오른쪽)이 10일 사직 SSG전에서 8회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의 화력은 무서웠다. 8회 말, 롯데는 오선진-고승민의 연속 안타와 유강남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세팅했다. 여기서 노진혁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때려내 한 점을 올렸다. 좌익수의 페이크 모션에 주자들이 진루하지 못하며 2루타성 타구가 단타로 둔갑했다. 이학주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전 4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하던 정훈이 SSG 투수 이로운의 높은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13-5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9회 초 수비에서 루키 전미르를 마운드에 올렸다. 팬들의 환호 속에 등판한 전미르는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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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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