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발탁' 황선홍 감독 "손흥민이 이강인 보듬자고 했다"... 주민규·정호연 첫 승선→이승우 제외 [태국전 명단 발표 현장]

신문로=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3.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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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대표팀 감독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A대표팀 및 올림픽대표팀 소집관련 명단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황선홍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애 의해 임시 감독으로 선임된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은 오는 21일과 26일 열리는 A대표팀의 26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이끈다. /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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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 호주전에 집중하는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황선홍(56)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이 소신을 지켰다. 하극상 논란에도 '골든 보이'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을 선발했다.

황선홍 임시감독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3월 A대표팀 명단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조규성(26·미트윌란) 등 핵심 멤버들이 선발된 가운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탁구 게이트'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의 발탁 여부는 이번 대표팀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 달 막을 내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이강인은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 큰 충격을 안겼다.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가 선배에게 대드는, 그것도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후폭풍이 엄청났다. 많은 축구팬들이 이강인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은 계속됐고 비난 여론도 거세지자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구했다. 대표팀 선배답게 손흥민도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하극상 논란'을 일으킨 이강인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따가웠다. 대표팀 선발을 놓고도 말이 많았다. 팬들의 의견도 팽팽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강인을 계속 국가대표로 선발해야 하느냐'를 주제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강인 선발에 찬성하는 의견은 응답자의 46.9%였다. 이강인 선발 반대는 40.7%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12.5%였다. 그런데도 황선홍 감독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이강인을 선발했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가 큰 위기에 처해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위원회에서 도움을 요청했다. 상당히 고심이 많았는데, 선수 시절 대표팀 생활 14년을 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울 때는 피해가고 쉬울 때 하는 등 그렇게 축구를 하지 않았다. 상당히 고심했지만 결정을 내렸다. 제 머릿속에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그 생각만 있다. 최선을 다해서 2경기를 치르겠다"고 임시감독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강인의 선발에 대해선 "시간이 많이 없어서 코치진 선임 후에 그간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비명단 55명을 정했다. 2주간 걸쳐서 K리그, 등을 관전했고, 해외 있는 선수들은 직접 보지 못해 영상을 통해서 컨디션을 확인했다.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부상 선수를 제외한 최종명단 23명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과 손흥민이 직접 소통했다. 또 이강인이 축구 팬들과 여러분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길 원하고, 손흥민도 '이강인이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저도 그런 생각이 있어서 선발 했다. 또 이강인과 손흥민의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안에 있는 팀원들, 코치진, 등 모든 팀 구성원들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태국 2연전은 국민들게 속죄해야 하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 선수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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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사진=손흥민 SNS 캡처
이강인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 파리생제르맹(프랑스)에 복귀한 뒤 출전시간이 줄어들어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 경기에서 환상적인 패스로 어시스트를 작성했다. 팀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도왔다. 이강인의 첫 유럽챔피언스리그 어시스트이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도 지난 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과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이강인의 활용법을 잘 알고 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게 되는 영광을 누린 선수도 있다. K리그 득점왕이자 울산HD 공격수 주민규, 광주FC 핵심 정호연이 주인공이다. 울산HD 수비수 이명재도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주민규는 그동안 파울루 벤투, 클린스만 전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 2021년 22골, 지난 해 17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했고, 2022년 조규성에게 득점왕을 내주기는 했으나 같은 17골로 활약했다. 꾸준히 득점력을 입증했다. 황선홍 감독도 주민규의 실력을 인정했다. 지난 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주민규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려고 했지만, 소속팀 사정과 맞물리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은 주민규를 택했다.

하지만 '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등에서 뛰며 다양한 유럽 경험을 쌓았고, K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첫 시즌이었던 2022년 14골 3도움, 지난 시즌에도 이승우는 10골 3도움을 올렸다. 지난 개막전 인천유아니티드전에서 결승골, 2라운드 전북현대전에서도 환상적인 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외면했다.

▶3월 대표팀 최종 명단

골키퍼: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김진수(전북현대), 김문환(알두하일) 김영권, 설영우, 이명재(이상 울산HD)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 시티), 박진섭(전북 현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KAA헨트),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손흥민(토트넘), 정호연(광주FC), 엄원상(울산 HD)

공격수: 주민규(울산 HD), 조규성(미트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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