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약한영웅'→'댓글부대'..홍경이 맹목적으로 쫓는 길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4.03.31 08:30 / 조회 :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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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주연배우 홍경이 25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4.03.25 /사진=이동훈
실력에 더한 욕심과 열정, 20대 배우로서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배우 홍경은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25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배우 홍경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홍경은 극 중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고 점점 더 빠져드는 키보드 워리어 '팹택' 역으로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앞서 안국진 감독은 홍경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밝히며 "우리 집까지 와서 네 다섯시간을 이 작품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영화의 비전을 보여달라'라고 요구했다. 사실 당돌하기도 하다. 그냥 감사하다고 출연할 법도 한데 그게 아니었고, 깊이 고민하는 친구였다. (홍경과의) 만남 자체가 시나리오를 수정하게끔 만든 원동력이었다. 팹택 캐릭터가 저도 아쉽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모든 걸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경한테는 처음으로 '네 말 다 알겠고, 그냥 한 번만 해달라. 믿어달라'라고 했다. 제가 '찍으면서 팹택을 입체적으로 가져갈 거다. 꼭 그렇게 할 거다'라고 약속하고 캐스팅이 됐다. 영화 보고 나서 홍경 배우와 '우리 처음에 만나서 그 약속했던 거 기억나냐. 그게 지켜졌다'라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홍경은 "사실 저는 영화를 떨면서 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제 모습이 잘 그려졌는지 스스로 판단은 안 선다"며 "근데 주변에서 영화를 보시고 '네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너에게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 담긴 것 같다'고 해주셨다. 감독님의 말씀대로 그런 부분이 조금은 고무적이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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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주연배우 홍경이 25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4.03.25 /사진=이동훈
그러면서 "사실 첫 만남, 첫 미팅 때도 준비를 많이 해갔다.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과 네 다섯시간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제가 항상 미팅하면 여쭤보는 것들이 있다. 감독님의 성향은 어떻고, 저는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며 "제가 생각하기에 이 이야기에 도움이 될 법한 것들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냈고, 초반 캐릭터가 그리 입체적이라고 볼 순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구조만 보더라도 팹택이 외부로 나가는 경우는 적지 않나. 다른 사람과 있을 때의 모습이 많이 비쳐야 여러 면모가 보이기 마련"이라며 "그런 부분이 적었기 때문에 제한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이 친구가 살아있게 만들 것인지 고민했다. 그러면서 외적인 것들, 내적인 것들을 설정해 나갔다. A4 두 페이지 정도 적어 가서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경에게는 팹택의 내피와 외피 모두 중요했다. 그는 "데인 드한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영화 속의 레퍼런스를 준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배우가 아닌 어떤 그림, 초상화를 많이 준비해갔다. 그걸 훌륭한 분장팀한테 어필해서 완성했던 것 같다. 그런 고리가 맞춰지면 이후에는 내면으로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팀알렙'의 찡뻤킹(김성철 분), 찻탓캇(김동휘 분)과의 관계를 고민했다고. 그는 "세 명은 서로 주관이 뚜렷하고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딪힘과 균열이 있어야 이야기가 힘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냈고, 감독님 역시도 피드백을 주셨다"며 "제 캐릭터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온정을 품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홍경은 팹택 역에 대해 "외로운 아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존재를 어딘가에서 인정받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결여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여된 모습이 있으면 어딘가에 애착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에게는 찡뻤킹, 찻탓캇이 소중한 존재였을 것 같다. 애정을 넘어서 의지하고, 의존하는 게 있을 거고, 잘 보이고 싶고, 내 존재감을 입증받기 위한 노력이 있었을 거다.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섞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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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김성철에 대해 "무대도 보고, 워낙 잘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실제로 함께하면서 움직임을 많이 배웠던 것 같다"며 "저보다 경험도 많고, 여러 분야에서 해보셨기 때문에 많이 배웠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연기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휘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콘크리트 마켓'에서 먼저 만났는데, 두 번째 만남인 건 무시 못 하는 것 같다. 한 번 해봤던 경험치가 있으니까 두 번째 만났을 때 내가 이 연기를 했을 때 이 사람이 잘 받아줄 거라는 믿은 같은 게 있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연기로 소통하면서 놀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에 이어 '댓글부대'에서도 또래들과 호흡하게 된 홍경은 "두 작품의 이야기 자체가 달랐는데 많은 걸 경험하신 선배님들과 하면서 느끼는 긴장감, 편안함, 또래랑 하면서 느끼는 긴장감, 편안함은 다르긴 하다. 그러나 저는 둘 다 좋다"고 웃었다.

또한 홍경은 '댓글부대' 속에서 임상진 역의 손석구와 함께 연기를 펼치진 않는다. 다만, 그는 스크린 속 손석구의 연기를 보고 "탄복했다"고 표현했다. 홍경은 "손석구 선배님의 팬보이다. 선배님께서 영화의 큰 보호막이 돼서 감독님, 스태프들과 함께 작품을 이끄셨다. 거기에 (김) 성철 배우, (김) 동휘 배우와 제가 보태고자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없어서 아쉽지만, 넷플릭스 'D.P.'부터 '댓글부대'까지 같은 작품을 두 번 했다는 게 진심으로 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다. 편집된 것 같은데 넷이 한 번 같이 한순간이 있었다. 당시에 선배님이 모니터하실 때 딱 붙어서 어떤 식으로 작업하시는지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고, 시간이 날 때 궁금한 것들을 여쭤봤다"고 말했다.

그는 "'(김) 동휘 배우처럼 같이 맞춰볼 수 있는 신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소망한다. 영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퀀스가 동휘 배우, 석구 선배의 핑퐁신이다. 한 공간 안에서 등 뒤에 칼자루를 숨기고,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고 주고받는 신이 흥미롭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홍경은 "또 선배님은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신다"며 "'삼세번'이란 말도 있으니까 세 번째에는 함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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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의 주연배우 홍경이 25일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4.03.25 /사진=이동훈
또한 홍경은 안국진 감독과 호흡에 대해 "저는 여기저기 튀어보는 거 좋아한다. 서사가 분명하고, 나의 캐릭터가 설명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면 거기서 오는 어려움도 있을 거다. 어떻게 조각조각 맞춰나가서 관객들의 감정적인 고리를 연결할지 고민했다"며 "이런 캐릭터의 경우, 내가 준비를 해두고 감독님과 얘기를 나눠도 이해나 납득이 되지 않더라도 감독님이 포인팅을 찍으면 거기로 뛰어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런 과정이 너무 재밌다. 제가 생각한 대로만 한다면 한계 지점은 명확하다. 안 되더라도 뛰어볼 수 있는 과정이 많았다. 테이크를 많이 가는 즐거움이 있는 사람이고, 이렇게 가보고, 저렇게도 튀어보고 하는 게 좋았다. 영화적인 체험이고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홍경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손꼽힌다. 그는 "제가 쫓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에 이 캐릭터를 했으니까 다음에는 이 캐릭터를 해야지'라는 식의 접근은 한 적 없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힘들어도 어떤 감정, 어떤 이야기가 내 심장을 때리고,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또 궁금증을 자아내는지에 대해 맹목적이다. 그걸 생각하고 달려간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어떤 부분에서든 의미 있는 걸 쌓아가고 싶었다. 우리 세대가 느끼는 것 중 일면이라도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결백'도 그럴 수 있고, '약한영웅', 'D.P.', '악귀'도 마찬가지"라며 "제가 찍은 '청설'이라는 작품. '댓글부대'에서도 여실히 그런 면모가 드러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따라오지 않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남기고 싶다는 게 크다. 훗날 20대를 돌아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걸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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