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을 텐데...' 3표차로 MVP 놓치고도, 축하의 포옹... 새삼 느껴진 '캡틴' 강상재의 가치 [시상식 현장]

삼성동=이원희 기자 / 입력 : 2024.04.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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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 알바노의 국내선수 MVP를 축하하는 강상재(왼쪽).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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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재(왼쪽)와 이선 알바노. /사진=KBL 제공
누구보다 아쉬웠을 순간이었다. 단 3표차로 국내선수 최우선수(MVP)를 놓친 그때. 하지만 원주 DB의 '캡틴' 강상재(30)는 아쉬움이 아닌, 경쟁자에게 진심의 축하부터 건넸다.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 주인공은 강상재가 아니었다. DB에서 함께 뛰는 동료 이선 알바노(28)였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KBL 시상식에서 MVP로 알바노가 호명됐다. 불과 3표 차이로 MVP 주인이 결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알바모는 111표 중 50표를 획득했다. 강상재는 47표였다.


만약 MVP가 강상재에게로 돌아갔다면 의미 깊은 순간이 될 수 있었다. 고려대 출신 강상재는 대학 시절 이종현(안양 정관장), 최준용(부산 KCC)과 함께 '대학선수 빅3'로 활약했다. 전체 3순위로 프로무대에 입단한 뒤 이들을 제치고 신인상을 차지했다. 이후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DB로 이적해 변화를 꿈꿨다. 김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제대로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올 시즌에는 팀 주장으로서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더 나아가 MVP에도 도전했다. 신인상에 이어 MVP를 차지한 선수는 KBL 역대 5명밖에 없는 대기록이다. 강상재가 6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

실망스러운 순간이었는데, 강상재는 알바노의 이름이 불리자마자 꼭 끌어안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누구보다 먼저 팀 동료 알바노가 MVP를 받는 것에 축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강상재가 주장직을 맡아 팀을 잘 이끌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알바노는 "강상재로부터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나도 강상재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강상재도 충분히 MVP 자격이 있었다. 만약 강상재가 없었다면 나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강상재에게 너무 감사하고 최고의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김주성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특히 김주성 감독은 올 시즌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강상재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여러 차례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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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5. 왼쪽부터 디드릭 로슨, 패리스 배스, 강상재, 이선 알바노, 이정현. /사진=KBL 제공
이날 시상식에서도 김주성 감독은 "정규시즌 특성상 감독 혼자 팀을 못 끌고 간다. 그래서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상재가 경기를 뛰며 외국선수, 국내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해냈다. 수치뿐 아니라 강상재가 그런 부분에서 잘 이끌어줘서 (시즌 도중) MVP 후보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김주성 감독은 위로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을 통해 강상재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플레이오프 MVP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선수이기에 언제든지 MVP를 탈 수 있을 것이다. 실망할 선수도 아니다. 이번에 받아들이고 열심히 한다는 말이 있었기에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강상재는 MVP를 놓쳤지만, 베스트5에 들어 아쉬움을 달랬다. 강상재를 비롯해 알바노, 디드릭 로슨 등 5명 중 DB 선수가 3명이나 선발됐다. 이와 함께 이정현(고양 소노), 패리스 배스(수원 KT)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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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재.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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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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