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기분" 안상현 '치명적 실책→7타점 한유섬이 살렸다', "어떤 심정인지 아니까"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4.0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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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안상현(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죽다 살아난 기분이에요."

승부의 흐름이 한 순간에 넘어가는 듯 했다. 안상현(27·SSG 랜더스)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안상현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에서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SSG는 1-4로 흐름을 완전히 내줬고 패배의 기운이 드리우는 듯 했다.

안상현에겐 소중한 기회였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오늘 안상현이 스타팅으로 나간다. 상현이도 일요일에 선발로 나갔는데 자기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고참들은 고참들대로 역할을 잘해줬고 어린 친구들은 나이에 맞게 준비를 잘해서 지금까지 잘해줬다"며 "감독 입장에서 조금만 더 독하게 하면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바람이 있는데 경기에도 나가면서 자신감도 붙는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 어린 친구들이 좋아져야 우리가 더 공고하게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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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안상현이 2일 두산전 3회초 수비에서 실책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티빙(TVING) 중계화면 캡처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기회에서 치명적 실책을 범했고 안상현은 스스로도 매우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진 3회말 공격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팀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4회말 기적 같은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박성한이 솔로포를 날렸고 최정의 볼넷과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우중간 안타에 이어 한유섬이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한 것. 이어진 1사 1,2루에서 타석에 선 안상현은 승부에 쐐기를 박는 1타점 적시타를 날렸고 이후에도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에도 홈런 2방 포함 더 힘을 낸 SSG는 결국 13-6으로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안상현에겐 만감이 교차한 하루였다.

경기 후 만난 안상현은 "실책이 나왔을 때 팀에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 당시 상황이 계속 떠오르면서 힘들었는데 선배들이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이런 실책하면 꼭 찬스가 온다'고 이야기해주셨다"며 "그래서 이후 상황에 어떻게든 뭐라도 해보려고 플레이에 집중했다. 담장을 맞춘 타석에서도 찬스를 꼭 붙잡고 싶었기에 넘어 갔으면 했지만 타점을 올릴 수 있어 기뻤고 죽다 살아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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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섬의 지분이 절대적이었다. 한유섬은 이날 5타수 3안타(2홈런) 7타점 경기를 펼쳤다. 한유섬이 7타점을 올린 건 2019년 5월 8일 이후 5년여 만의 일이다.

한유섬은 경기 후 안상현에 대해 묻자 "그런 상황이 나오면 어떤 심정인지 알기 때문에 가서 말을 붙이고 엉덩이를 쳐주고 하기보다는 웬만하면 말을 안 한다"며 "홈런 치고 들어오니까 '감사합니다'라고 하더라. 감사해야 한다. 평소에는 제 근처로 오지도 않는데 친한 척 하더라"라고 웃었다.

내일 라커에 커피 선물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에 "있으면 다행"이라며 따로 해준 말은 없고 "상현이한테 뜬공이 하나 더 왔는데 뒤에서부터 따라가서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머쓱하게 웃더라. 일부러 그런 식으로 장난을 치면서 풀어줬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많은 실패를 경험했던 선배로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유섬은 "그런 본 헤드 플레이가 어떻게 보면 상현이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저도 그렇게 경험치를 쌓았고 그렇기에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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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한유섬이 2일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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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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