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 입단→2년 만에 '1점대 ERA' 필승조 등극, 불펜 무너진 두산 '한 줄기 빛'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0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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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 최지강이 역투하고 있다.
구원진의 '믿을맨'이 모두 사라진 두산 베어스. 그러나 '한 줄기 빛' 최지강(23)이 있어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최지강은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서던 7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브랜든 와델이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내려간 두산은 3-3으로 맞서던 7회 초 공격에서 2사 1, 2루 찬스를 잡았고, 강승호가 우익수 옆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내며 한 점을 얻어 앞서나갔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최지강은 첫 타자 대타 노진혁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박승욱에게 슬라이더를 통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그는 윤동희마저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어 8회에도 등판한 최지강은 정훈과 빅터 레이예스를 연이어 땅볼로 잡아내면서 2아웃을 만들었다. 4번 전준우를 상대로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몸에 맞는 볼을 내준 그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후 다음 타자 손호영 타석에서 대주자 황성빈이 2루까지 진출하며 득점권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슬라이더 유인구를 통해 손호영을 삼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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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베어스 최지강이 8회말 2사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사과하고 있다.
이날 최지강은 2이닝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챙겼다. 두산은 뒤이어 올라온 정철원이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4-3으로 승리했다. 4연패를 탈출한 두산은 '김태형 더비'에서 첫 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이승엽 두산 감독은 투수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최지강에 대해서는 "팽팽한 상황에도 2이닝을 책임지며 상대에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며 호평을 전했다.

최지강은 "팀 연패 탈출에 보탬이 되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빠르게 승부를 한 점이 주효했다"며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조웅천 투수코치님께서 '스트라이크 피칭'을 강조하셨다. 그 가르침대로 마운드 위에서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 있게 던지려 한다"고 밝혔다.

완벽한 투구였지만 보완할 점도 떠올렸다. 최지강은 전준우에게 내준 사구를 떠올리며 "우타자 상대로 종종 힘이 들어가서 몸에 맞는 공이 나오고 있다. 힘을 빼고 더 집중해 투구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최지강은 "전력분석 파트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투심이 팔각도에 적합하기 때문에 활용도를 늘리자고 조언하셨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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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지강. /사진=두산 베어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지강은 2024시즌 8경기에 등판, 9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1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00, 피안타율은 0.156으로 매우 뛰어나다. 홀드도 3개를 기록했다. 4사구가 8개로 적지 않지만 위력적인 투심 패스트볼의 구위를 앞세워 많은 땅볼과 삼진을 유도하고 있다.

광주동성고와 강릉영동대를 졸업한 최지강은 대학 시절 투수로 전향한 뒤 2022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첫 시즌 1군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60으로 쓴맛을 봤던 그는 이듬해 개막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25경기에 등판,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로 경험을 쌓았다. 시즌 초반에는 이승엽 감독이 좌타자 상대로 좌투수 대신 최지강을 넣을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올 시즌에도 개막 엔트리에 들었던 최지강은 시즌 초반 연이어 호투를 펼치며 마운드에서 힘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 현재는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7~8회를 (박)치국이와 (최)지강이가 나간다. 그게 베스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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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강의 투구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현재 두산 불펜진을 고려하면 최지강의 호투는 단비와도 같다. 5일 경기 전까지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39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고 있다. 리그 평균(4.91)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지난해 전반기까지 마무리였던 홍건희가 FA 계약 후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고, 김명신(평균자책점 10.80)과 신인 김택연(7.71)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남은 박치국(7.20)이나 정철원(15.00)도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

두산은 다음 주 김명신과 김택연이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홍건희 역시 투구를 통해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그 기간까지는 최지강이 중간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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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최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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