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선발은 나' 김민재, 느릿느릿 다이어 제치고 분데스 '이주의 팀' 뽑혔다..."상대 공격수와 대결 우위" 증명했다

박재호 기자 / 입력 : 2024.04.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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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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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에릭 다이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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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22일(한국시간)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0라운드 '이주의 팀'을 선정했다. 이주의 팀은 3-5-2 포메이션에서 김민재가 왼쪽 센터백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후스코어드닷컴 공식 SNS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철벽 모드를 보여준 김민재(28)가 활약을 인정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22일(한국시간)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0라운드 '이주의 팀'을 선정했다.


이주의 팀은 3-5-2 포메이션에서 김민재가 왼쪽 센터백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평점은 7.56이다. 뮌헨에서 포지션 경쟁하는 에릭 다이어는 제외됐다.

최전방 투톱은 로빈 하크, 해리 케인이 뽑혔다. 2선은 파레스 샤이비, 안드레이 크라마리치, 레온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마티스 텔이 차지했다. 스리백은 김민재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클라러, 오잔 카박이 자리했다. 이주 최고 골키퍼는 마르셀 슈엔이다. 뮌헨 선수는 절반에 가까운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뮌헨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열린 우니온 베를린과 30라운드 원정에서 5-1로 승리했다. 리그 2연승을 달린 뮌헨은 승점 66(21승3무6패)으로 2위를 유지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반가운 이름이 눈에 띄었다. 김민재가 공식전 4경기 만에 다이어와 짝을 이뤄 선발 출전한 것이다. 김민재의 마지막 선발 경기는 지난 6일 하이덴하임전이었다. 그동안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이어-데 리흐트 조합을 주전 센터백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오랜만에 데 리흐트를 벤치로 내리고 김민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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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왼쪽)가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다. /AFPBBNews=뉴스1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선택에 완벽 부응했다. 후반 14분 교체될 때까지 약 59분을 뛰며 철벽 수비를 펼쳤다. 뮌헨은 김민재가 뛰는 동안 3골을 넣고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김민재가 안정된 수비를 펼치고 있어 후반 초중반 교체된 점이 아쉬웠다.

전반 36분 베를린의 역습 상황에서 전방을 향해 로빙 패스가 들어오자 김민재가 다이어에게 손으로 뒤를 가리키며 후방으로 빠질 것을 지시했다. 전반 39분에는 수비에 성공한 뒤 김민재와 다이어가 손뼉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이날 다이어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등 평소 문제로 지적된 스피드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패스성공률이 무려 98%(58/59)에 달했다. 롱패스도 2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이외 걷어내기 3회, 가로채기 2회, 리커버리 3회, 태클 1회를 기록했다. 지상볼 경합과 공중볼 경합 모두 각각 4번 시도해 3회 성공했다.

호평과 아쉬운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먼저 축구 전문 90MIN은 "의욕이 넘쳤고 모든 경합 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했다. 적극적인 태도와 함께 공격성도 보였다. 상대 공격수와 대결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전했다. 독일 TZ는 "선발 기회를 잡으며 탄탄한 수비를 보여줬다. 베를린의 역습을 펼치면 자신감 있는 수비를 보였고 스피드도 괜찮았다"고 평했다.

반면 독일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3을 부여했다. 해당 매체는 평점 1~5까지 부여하는데 숫자가 적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빌트'는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도 김민재가 3실점에 모두 책임이 있다며 가장 낮은 5를 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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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운데)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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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왼쪽)와 해리 케인. /AFPBBNews=뉴스1
올 시즌 화려하게 뮌헨에 입성한 김민재는 시즌 중반까지 혹사 논란이 나올 정도로 팀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이적생' 다이어에 밀려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내내 주전을 꿰차다 최근 10경기 중 8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다. 지난 2월 말 라이프치히와 23라운드가 '벤치행'의 시작이었다. 다이어-데 리흐트가 선발 출전했고 김민재는 경기 막판 투입돼 약 9분을 뛰었다. 다음 프라이부르크와 24라운드에 선발 복귀해 리그 첫 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다시 선발 제외돼 결장했다. 마인츠와 25라운드에서는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돼 약 15분을 뛰었다. 이어 다름슈타트와 26라운드, 도르트문트와 27라운드 모두 벤치를 지켰다.

이어 하이덴하임과 28라운드에서 5경기 만에 선발로 복귀했지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 특유의 안정감 있는 수비력은 없었다. 3골 실점 과정에서 모두 책임이 있었다. 특히 공중볼 처리 과정에서 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점골 당시 크로스가 올라올 때 김민재가 마크맨을 놓쳐 실점 원흉으로 지목됐다. 뮌헨은 전반전에 2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후반전 수비진 붕괴 속에 내리 3골을 내주며 2-3으로 역전패했다. 이어 아스널과 UCL 8강 1차전, 쾰른전 모두 결장했다. 다음 아스널과 UCL 8강 2차전은 후반 31분 교체 출전해 약 14분만 소화했다.

김민재의 잦아진 결장은 유럽 진출 후 처음 겪는 일이다.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이후 나폴리, 뮌헨에 이르기까지 줄곧 선발로만 뛰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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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경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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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경기 모습. /AFPBBNews=뉴스1
하지만 투헬 감독은 계속 다이어-데 리흐트 라인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투헬 감독은 라이프치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데 리흐트-다이어 조합에 대해 "괜찮았다. 잘했다"고 총평하며 "상대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2명이었고 빠른 선수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수비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둘의 조합은 특이한 조합이 아니다. 지난 우니온 베를린과 아우크스부르크, 묀헨글라트바흐과 3연전에도 이 조합을 사용했다. 데 리흐트와 다이어는 함께 잘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헬 감독이 언급한 '3연전'은 김민재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을 기간이다. 당시에는 김민재가 없었지만 징계와 부상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김민재를 선발로 넣지 않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투헬 감독이 직접 밝힌 김민재의 선발 출장 제외 이유는 '휴식'이었다. 그는 "김민재는 휴식이 필요했다. 계속 선발로 경기를 뛰었다. 아시안컵에 출전하느라 겨울에 제대로 된 휴식도 갖지 못했다. 그래서 데 리흐트와 다이어를 기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이후 경기에서 계속 다이어-데 리흐트 조합을 가동했다. 마인츠전 8-1 대승 이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선발 제외 이유에 대해 "김민재에게 어려운 일이다. 그는 뛸 자격이 있고 매우 훌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다. 다이어와 데 리흐트는 두 번의 어려운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언급했다.

다름슈타트전 직전에는 대놓고 다이어와 데 리흐트를 칭찬했다. 투헬 감독은 "둘의 조합을 쓰면서 승리하고 있다. 다이어-데 리흐트는 좋은 조합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다른 풀백과 미드필더와도 좋은 조합을 보인다. 굳이 바꿔야 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물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기량이 좋지만 최근에는 다이어-데 리흐트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이 계속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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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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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경기 중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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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시즌 말미에 주전으로 올라선 다이어가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영국 '바이에른 스트라이크스'는 지난 5일 "토마스 투헬 감독이 떠나는 뮌헨에서 다이어는 어떻게 될까? 다음 시즌 그는 뮌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다이어는 뮌헨 이적 후 약 한 달 동안 부상으로 신음하며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선발이든 교체든 센터백 포지션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이어가 다음 시즌 더욱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체는 "다이어는 지금까지 포백에서 김민재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이어는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주로 백스리를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뮌헨의 새 감독은 백스리로 쓸 수도 있다. 백포와 백스리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 다이어는 새 감독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에서 더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를 제치고 6번을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이어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는 긴급 옵션일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합리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때 다이어는 다음 시즌에 유능한 수비 유틸리티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이어는 뮌헨에서 출전 시간을 얻기 위해 스스로 싸웠고 이 도전은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새로운 감독은 다이어 같이 추진력 있는 선수를 스쿼드에 넣고 싶을 것이다"라며 "다음 시즌 모든 우승컵에 도전해야 하는 뮌헨의 긴 시즌 안에서 다이어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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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마타이스 데 리흐트,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AFPBBNews=뉴스1
현지에서도 김민재의 주전 제외를 비중 있게 다룬 바 있다. 독일 '키커'는 지난달 "김민재가 주전에서 안정을 보장받지 않는다. 중앙 수비 해결책은 다이어-데 리흐트 조합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도가 나간 뒤 김민재는 라치오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지난 달 '빌트'도 김민재가 마인츠전에서 결장하자 "5000만 유로(약 716억원)의 김민재는 뛰지 못하고 있다. 투헬 감독 체제의 새 패자가 될 수도 있다"며 "투헬 감독은 데 리흐트-다이어라는 새 조합을 찾았다. 둘은 지난 2경기서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이번 시즌 29경기 중 25경기나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아시안컵에 다녀온 뒤 부진을 겪었다. 라이프치히전에서는 고작 9분 출전에 그쳤고 라치오전에서는 벤치를 달궜다. 마인츠전에서는 다이어와 15분을 뛰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아벤트차이퉁'도 김민재를 제치고 주전에 오른 다이어를 칭찬했다. 매체는 지난 달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서 뮌헨으로 온 다이어가 뮌헨 수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다이어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가 행운의 사나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그는 데 리흐트와 함께 뮌헨 중앙 수비라인을 책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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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을 들고 미소 짓는 김민재. /AFPBBNews=뉴스1
김민재가 주전에서 제외되자 세리에A 명문 인터밀란과 '거함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퍼졌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지난달 "인터밀란이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다. 센터백 프란체스코 아체르비가 인종차별 발언 혐의로 징계 가능성이 대두됐다.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김민재가 떠오른다"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과 관련해서는 스페인 '피차헤스'도 지난달 "뮌헨이 안토니오 뤼디거를 데려오기 위해 김민재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인터밀란 수비수 출신 주세페 베르고미가 이적설이 불거진 김민재를 향해 인색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베르고미는 인터밀란에서 1999년까지 20년을 뛴 원클럽맨이자 레전드다. '칼치오 메르카토'에 따르면 그는 "김민재는 백스리의 중앙 위치의 센터백으로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수비진을 지휘할만한 카리스마가 없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김민재는 고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김민재는 믿음직한 실력을 지녔다. 나폴리에서 뛰었기 때문에 세리에A에 대해서도 잘 안다. 하지만 해당 포지션에서는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인터밀란은 최후방 라인에서 나폴리와 다른 전술을 사용한다. 나라면 백스리의 중앙 자리에 김민재를 선택하지 않겠다. 그는 오른쪽 수비수 자리에 더 어울리지만 이미 뱅자맹 파바르와 얀 아우렐 비세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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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훈련장으로 걸어나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김민재는 뮌헨에서 경쟁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축구 전문가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민재가 현재 상황을 만족하지 않지만 다가오는 여름 이적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본인 진가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또 뮌헨에서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계약은 2028년까지 유효하다"고 전했다.

독일 '스포르트 빌트'도 최근 "현재 김민재는 교체 멤버로 밀려났지만 뮌헨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다음 시즌 새 감독 체제에서 다시 주전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여름 이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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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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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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