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5개 만에 감독 퇴장→"XX 아무 말도 안했어!" 항변 진짜였다, 사령탑 아닌 팬 욕설 착각한 주심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4.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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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분(왼쪽) 뉴욕 양키스 감독이 23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1회 초 퇴장당한 후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에서 감독이 경기 시작 후 공 5개 만에 퇴장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이것이 심판의 착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이 1회 초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 팬의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사건은 같은 날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2024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일어났다. 1회 초, 양키스 선발인 좌완 카를로스 로돈은 첫 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즈와 승부를 펼쳤다.

초구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꽂은 로돈은 2, 3구가 파울이 되면서 0볼-2스트라이크라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맞이했다. 4구째 낮은 슬라이더가 루이즈의 발등을 때리는 동시에 체크스윙이 나왔고, 1루심은 헛스윙 판정을 내렸다. 분 감독은 1루심을 향해 몇 마디 어필을 한 뒤 경기를 지켜봤다.

다음 타자 타일러 네빈의 1구 승부 이후 갑자기 헌터 웬델스테드 주심이 분 감독에게 퇴장 선언을 했다. 더그아웃에 서있던 분 감독은 깜짝 놀라 뛰쳐나왔다. 그는 억울하다는 듯 두 팔을 들고 결백하다는 몸짓을 보냈다.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해봤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로써 분 감독은 올 시즌 2번째로 퇴장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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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분(오른쪽) 뉴욕 양키스 감독이 23일(한국시간) 오클랜드전에서 1회 초 퇴장당한 후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계 상으로 분 감독은 웬델스테드 주심에게 욕설을 섞어가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분 감독은 "더그아웃 위에서 나온 소리다.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고, 주심 역시 "아마 당신 말이 맞을 거다"고 인정했다. 정황상 더그아웃 쪽에서 들린 무언가의 말에 퇴장을 선언했지만, 분 감독이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계방송사인 YES 네트워크의 화면에서 양키스의 더그아웃 위에서 어떤 말을 하는 팬이 포착됐고, 이후 주심이 퇴장 조치를 내렸다. 반면 분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엄지를 세우며 비꼬는 동작만 했을 뿐, 껌을 씹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심판도 이를 인정했다. 웬델스테드 주심은 MLB.com과 인터뷰에서 "분 감독이 말한 부분을 알고 있다. 더그아웃 위에 팬이 있었다. 끝날 때까지 소리를 지르는 팬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 감독을 포함한 코치들이 있던 곳은 아니지만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 선수들을 퇴장시키고 싶지 않았다. 누가 말했는지 알아내려 힘쓰지 않았다"며 "팬들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온다"고 했다. 그래서 주심은 선수 대신 분 감독을 퇴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억울한 퇴장을 당한 양키스는 9회 좌완 빅터 곤잘레스가 잭 겔로프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맞으며 0-2로 패배했다. 양키스는 시즌 15승 8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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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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