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KIA 외인에 판정승' 키움 무패 투수, 2425일만의 QS에도 웃지 못했다 [고척 현장]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4.24 00:02
  • 글자크기조절
image
키움 하영민.
키움 히어로즈가 리그 1위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전력상 열세에도 끝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친 시발점은 '무패 투수' 하영민(29)의 호투였다.

키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205명)에서 KIA 타이거즈에 2-5로 졌다. 이로써 키움은 13승 11패로 3위에서 5위로 내려왔다. 반면 KIA는 18승 7패로 2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를 3경기 차로 벌렸다.


전력만 보면 키움이 열세였다. 전날(22일) 키움은 이형종이 왼쪽 발등 수술로 3개월 재활 소견이 나오면서 벌써 6명째 전력 이탈을 겪었다. 김동헌, 박수종, 이주형, 이재상, 김혜성에 이어 이형종이 6번째였다. 이날도 김혜성은 아직 어깨 통증이 가시지 않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제외됐다.

키움이 상대하는 KIA는 나성범이 빠졌음에도 팀 OPS(출루율+장타율) 0.821로 최고의 타선을 보유한 리그 1위 팀이었다. 선발 투수도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외인 윌 크로우라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키움은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선발 하영민의 호투 덕분이었다. 올 시즌 하영민은 약 7년 만에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키움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하영민의 구위는 크로우처럼 강력하진 않았다. 최고 시속 146㎞의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를 적절히 섞어 KIA 타자들을 차근차근 잡아냈다. 유일하게 고전한 것이 김도영이었다. 1회 초 2사에서 김도영에게 시속 145㎞로 던진 직구가 고척돔 좌측 외벽을 향해 날아갔다. 중계화면 기준 타구 속도 169㎞ 발사각도 38.2도 비거리 130m로 카메라도 쫓아가기 어려운 대형 타구였다.


image
KIA 김도영이 23일 고척 키움전 1회초 2사에서 하영민의 2구째를 받아쳐 솔로홈런을 기록하고 1루로 향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마지막 이닝인 6회 초 2사에서도 김도영에게 약한 3루 땅볼 타구를 유도했으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3루수 고영우가 잡아 바로 던졌으나, 김도영의 발이 더 빨랐다.

하지만 김도영을 제외하면 KIA 타선은 하영민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하이 패스트볼과 스트라이크 존 하단을 노리는 포크-슬라이더를 잘 섞어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이 인정한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 이우성과 '타격왕 출신' 김선빈이 딱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5회 초 1사에서 이우성이 하영민의 2구째 커브를 공략해 유격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때려냈다. 뒤이어 김선빈은 바운드가 큰 타구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고 이우성은 이때 전력 질주로 3루까지 진루했다. 한준수가 이 공을 중견수 쪽으로 멀리 보내면서 KIA의 추가 득점이 이뤄졌다.

하영민은 총 투구 수 83구(직구 23구, 슬라이더 22구, 포크 20구, 커브 13구)로로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무려 2425일 만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이었다. 하영민의 마지막 퀄리티 스타트는 공교롭게도 2017년 9월 2일 고척 KIA전으로 이때도 6이닝 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었다.

8회 말 2사 2루에서 터진 주성원의 동점 투런포로 하영민은 7년 전 아픔을 조금 씻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10회 초 조상우가 2사 만루에서 최형우와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해 2-5로 역전패하면서 하영민은 또 한 번 설욕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