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허훈, 형 허웅에 복수 한방→아직 세 방 남았다 "1차전 아무것도 못 해 화났다... 아직 기쁘긴 일러"

수원 KT 가드 허훈. /사진=KBL

허웅(왼쪽)과 허훈이 지난 29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 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사진=KBL

이번엔 동생 허훈(28)이 형 허웅(30)을 이겼다. '형제 대결' 1승 1패다.

수원 KT는 지난 29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홈 경기에서 부산 KCC를 101-97로 꺾었다. 지난 1차전에서 패했던 KCC는 2차전에서 설욕하며 챔프전 전적 1-1 동률을 만들었다.


승리의 중심에는 허훈이 있었다. KBL 대표 '득점 기계' 배스가 슛 난조를 겪으며 전반전 무득점에 그치는 흔치 않은 일이 발생한 사이 허훈이 KCC 진영을 헤집고 다니며 득점을 올려줬다. 허훈은 전반전에만 18득점을 몰아쳤다.

KT는 전반을 9점 뒤진 채 마쳤지만 허훈이 배스 대신 득점을 올려준 덕에 후반전 역전이 가능했다. 배스가 후반 들어 득점이 터지자 KT도 덩달아 살아났고 결국 역전승을 일궈냈다. 배스는 후반전에만 무려 36득점을 올리며 전반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허훈도 22득점 10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했다.

경기 후 허훈과 배스가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허훈은 "1차전을 지고 나서 너무 아쉬웠는데 2차전은 선수들이 잘해줘 기분이 좋다. 한 경기 이겼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남은 경기 잘 준비해 좋은 결과 만들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배스는 "전반전에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제가 부진한 사이 허훈이 공격을 잘 이끌어줘 고맙다. 동료들이 후반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 승리할 수 있었다"며 허훈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슛을 시도하는 허웅(가운데). /사진=KBL

허훈. /사진=KBL

'적장' 전창진 KCC 감독도 허훈의 열정에 반했다. 그는 "허훈은 정말 대단하다. 저런 정신력을 가지고 뛰어야 한다"고 허훈을 칭찬했을 정도다. 허훈은 "1차전 패배 후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 아무것도 보여준 것도 없이 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뛰자는 마음뿐이 없었다. 다음 경기도 마찬가지다. 우승하는 그날까지 한 경기 한 경기 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허훈의 활약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허훈은 "아직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 안 한다. 오늘도 승부처에서 좀 더 집중해 리딩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런 부분이 아쉽다. 다음 경기는 특히 승부처에서 잘 하도록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허훈은 4쿼터에 오른 발목이 크게 접질려 쓰러졌다. 발목 상태를 묻자 허훈은 "문제 없다. 걱정 많이 해주시는데 괜찮다"고 말했다. 6강,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체력도 이미 지쳐있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있다. 허훈은 "저뿐만 아니라 상대도 힘들고 다 힘들다. 챔프전은 정신력 싸움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차전에서 형 허웅에게 패한 허훈은 이날 형을 완벽이 압도했다. 허웅은 이날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에이스다운 활약을 하지 못했다. 허훈은 챔프전 형제대결에 대해 "그저 행복하다"면서 "한 경기, 한경기가 영광이다. 부담보단 서로 경기를 즐기며 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훈이 지난 29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 대 부산 KCC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발목을 접질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KBL

허훈(가운데). /사진=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