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소신 발언 "韓 축구 체계적인 발전 필요해, 나도 함께 돕고 싶어" [수원 현장]

수원=박건도 기자 / 입력 : 2024.05.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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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경기 후 FC서울 서포터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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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가운데)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베테랑 미드필더의 품격이다. 기성용(35·FC서울)이 선배로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소신 발언을 내놨다.

기성용은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3연패 뒤 첫 승리를 해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이 조급했던 것 같다. 경기를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오늘은 수비에 집중을 많이 하자고 했다. 120% 수행해줘서 고맙다. 오랜만에 실점하지 않고 승리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서울은 수원FC와 K리그1 10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3연패를 끊었다. 기성용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1분 중거리 슈팅을 꽂아 넣으며 팀에 두 골 차 리드를 안겼다.

두 팀 모두 좀처럼 슈팅을 시도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기성용은 과감한 슈팅으로 수원FC에 일격을 날렸다. 기성용의 올 시즌 2호골이다. 기성용은 "(임)상협이가 패스를 줄 때 슈팅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수원만 오면 골이 들어가는 것 같다. 작년에도 골을 넣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회상했다.

귀중한 득점이었다. 서울은 기성용의 추가 득점 덕분에 경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풀어갔다. 후반 막바지 수원FC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원정에서 승점 3을 챙기게 됐다.


김기동(52) 서울 감독도 팀의 중심을 잡은 기성용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기동 감독은 "(기)성용이가 최고참이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뛰었는데 중심을 잘 잡아줬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으로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줬다. 기성용을 빼지 못하는 이유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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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훈련 중 기성용.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수원FC전에서 기성용은 서울의 신성 미드필더 황도윤(21)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기성용은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어린 선수는 경기를 하다보면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황)도윤이는 그러지 않았다. 전북 현대전에서도 잘했다"라며 "어린 선수들은 발전 속도가 빠르다. 더 욕심을 갖고 한다면 팀에도 건강한 경쟁 체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부상자가 팀에 많아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잡고 있다. 이를 잘 살려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은 기성용에게 "전 경기를 뛰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성용은 이를 듣고 '와'라고 놀라더니 "저를 일부러 많이 뛰게 해서 기량 저하를 시키시려나 보다"라고 농담하더니 "전 경기 출전에 욕심은 없다. 감독님께서 준비하라면 준비하는 거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제 할 일이다. 전 경기 출전이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팀을 위해 모든 걸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부상 없이 달려오고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꽤 힘들어 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3연패 후 첫 승리다. 기성용은 "지난 세 경기를 돌아봤다.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경기는 많이 힘들었다. 무게 중심을 앞에 두다 보니 간격이 벌어졌던 것 같다"라며 "모든 선수가 지친 상황이기도 했다. 상대가 잘했다기보다, 우리가 공간을 많이 허용했다. 선수들에게 아스널과 토트넘 홋스퍼 경기를 얘기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간격 유지도 많이 강조했다. 공격수들도 희생했고, 수비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매 경기 희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지 않나. 선수들도 인지했으면 좋겠다. 좋은 경기를 하려면 수비가 강해야 한다. 다음 경기에도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축구를 위한 소신 발언도 남겼다. 최근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며 파리올림픽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10 남아공 월드컵 등을 경험한 베테랑 중원 기성용은 "내가 무슨 조언을 할 수 있겠나"라고 입을 뗀 뒤 "한국 축구가 퇴보했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이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 유럽에 많은 선수가 있지 않나. 다만 체계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축구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선수를 비롯한 모든 축구계 관계자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여줬다.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히 있다. 저도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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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기성용.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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