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출몰'에 ML 경기 115분 지연→벌집 제거 '해결사' 즉석 시구자 낙점 "재밌는 시간이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5.0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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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 큰 벌빕이 붙어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경기가 벌떼 출몰로 인해 2시간 가까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와중 문제를 해결한 관계자가 시구자로 나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딜레이가 되고 말았다. 바로 경기장에 벌떼가 출몰했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LA 타임스에 따르면 경기 시작 직전 마이크 록 애리조나 야구장 운영 부문 부사장은 동료로부터 "홈플레이트 뒷편 그물에 벌들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대략 수천 마리의 벌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벌들이 선수나 관중에게 달려든다면 자칫 안전에 위협을 가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당연히 경기 시작 전 빠르게 제거해야만 했지만, 규모가 규모인 만큼 구장 자체 인력으로는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없었다. 결국 애리조나 구단은 해충 방제 회사에 연락해 이를 처리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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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한국시간) 다저스-애리조나전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 필드에 벌집이 붙어있다. /AFPBBNews=뉴스1
벌집 제거에 나선 맷 힐튼이라는 사람은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을 당시 시내에서 열린 6살 아들의 티볼 게임을 관람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화를 받자마자 힐튼은 차를 몰고 30분 거리를 돌파해 야구장에 도착했다. 그는 "이 문제가 경기 시작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를 해결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보호장구를 착용한 힐튼은 사다리차를 타고 30피트(약 9.1m)를 올라가 벌집과 마주쳤다. 그는 '비살충제'를 뿌리고는 청소기를 사용해 벌들을 포집했다. 3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힐튼이 미션을 성공시키자 관중들은 "MVP"를 연호하며 환호를 보냈다.

힐튼은 "솔직히 긴장되는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경기를 진행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면서도 "그래도 경기장에 와서 이를 처리할 수 있어 기뻤다"고 밝혔다.

게임은 원래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 40분 시작 예정이었지만, 벌 제거 과정에서 1시간 55분이 밀린 8시 35분에 열렸다. 애리조나는 힐튼에게 시구를 부탁했고, 그는 일하던 복장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 그는 "재밌는 시간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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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애리조나전에서 경기 전 벌집 제거에 나선 맷 힐튼이 시구자로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애리조나의 발빠른 대처가 효과를 발휘했을까, 경기는 애리조나의 4-3 승리로 끝났다. 4회 말 크리스티안 워커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올린 애리조나는 5회 4번째 투수 조 맨티플리의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6회 초에는 맥스 먼시 타석에서 투수 보크가 나오면서 1-2로 경기가 뒤집혔다.

하지만 애리조나는 8회 말 가브리엘 모레노의 적시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10회 초 다저스는 윌 스미스의 희생플라이로 3-2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애리조나는 선취점의 주인공 워커가 10회 말 끝내기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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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크리스티안 워커가 1일(한국시간) 다저스전에서 10회 말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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