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이네2 포스터/사진=tvN |
최근 스타뉴스는 '서진이네2' 종영을 맞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에그이즈커밍 사옥에서 박현용 PD와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진이네2'는 아이슬란드에 오픈한 '서진이네 2호점' 곰탕에 진심인 사장님(이서진)과 직원들(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고민시)의 복작복작 한식당 운영기를 그렸다.
이날 박현용 PD는 '서진이네2'를 마무리한 소감부터 전했다. 그는 "식당 예능 연출은 처음이었는데 식당 예능이 챙길 것도 많고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구나를 느꼈다. 좀 시원섭섭하기도 하다. 아직 내가 모자르구나,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박현용 PD는 '서진이네2'와 함께한 순간들을 회상했다. 특히 그는 수많은 손님이 몰리고, 영업 전부터 식당 앞에 웨이팅이 이어지던 모습을 떠올리며 얼떨떨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관광객들이 '한식당 열렸네', '언제 열리냐'고 얘기한 팀은 있었다. 그런데 '윤식당'이나 '서진이네' 전 시즌을 보면 첫날에는 항상 사람이 없었다. 홍보하지 않는 이상 잘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홍보하지 않았고, 간판만 내걸었는데 첫날부터 그렇게 손님이 많이 오실 줄 예상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서진도 아이슬란드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놀라워했다고. 박현용 PD는 "너무 놀라 (이) 서진이 형도 계속 얘기하더라. 방송에서는 얘기를 못 살렸는데 'BTS(방탄소년단)가 없는데 이럴 일이냐'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박현용 PD/사진=tvN |
박현용 PD는 이러한 메뉴를 선정한 이유를 질문하자 "(멤버들) 고생시키려고 준비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추운 나라에 곰탕을 팔아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정성이 정말 많이 들어가는 음식인데, 한국인의 소울이 있는 푸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서진이 잘하기도 하고 아이덴티티가 있어 선택했다. 정성, 정서가 들어가 있는 음식이다 보니 이를 견줄만한 음식에도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빔밥, 갈비찜 등을 미슐랭 세프한테 배웠다"고 설명했다.
현지인, 관광객들의 한식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박현용 PD는 "'윤식당' 때로 거슬러 가보면 한식에 대한 인식이 많이 없었다. 불고기, 비빔밥 정도였다. '서진이네' 할 때도 매운 음식, 라면 정도만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아이슬란드에서 '한식, 한류 콘텐츠가 이 정도인가' 하며 놀랐다"고 말했다.
고민시/사진=tvN |
박현용 PD는 고민시를 인턴으로 발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멤버들과 잘 어우러지는 게 1번이었다. '서진이네' 기존 멤버와 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분을 찾았다. 그러다 고민시가 있었다. 게다가 알바 경력이 많다고 하더라. 일도 잘할 거 같고 성격도 똑 부러졌다"며 "또 영화 '밀수'를 하면서 나이 차이 많은 선후배랑도 잘 지냈더라. 고민시가 이서진과 25살 차이가 난다. 그런 분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사람으로 찾았다. 생각한 것보다 잘해 줬다. 시청자 반응도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각각 시즌1, 시즌2 인턴이었던 뷔와 고민시는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박현용 PD는 "사실 시즌1에서 제일 재밌던 건 만화 캐릭터 고길동, 둘리 같은 이서진, 뷔의 관계였다. 옛날 사장과 신입사원 같은 구도가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고민시가) 또 다른 신입사원이지 않냐. 명백히 다른 캐릭터인 거 같다. 두 사람이 '서진이네'라는 회사의 MZ 신입사원이라고 하면, 뷔는 자유분방한 느낌이고 고민시는 똑 부러지고 야무진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인턴으로 함께하게 된 고민시는 '열일'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식당 내 잡다한 일을 모두 담당하며 출연진들과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쉬는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하는 모습 등으로 인해 '고민시 혹사 논란'이 등장하기도 했다.
박현용 PD는 이러한 논란 등장에 "너무 충격이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열심히 해도 이렇게 생각하실지 몰랐다. 다른 멤버들에게 죄송했다. 제작진 입장에선 모두가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며 "시청자 입장에선 고민시가 새 인물이고, 워낙 일을 잘하니까 포커싱을 해서 보셨던 거 같다. 제작진이 세심하게 챙겨야 했는데 다른 멤버들한테 죄송했다. 다들 너무 열심히 했다. 다들 전작에 비해서, 어떤 일에 비해서 진짜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서진이네2/사진=tvN |
이와 관련해 박현용 PD는 "회의 중에 나왔던 이야기였다"며 "박서준이나 정유미 같은 경우 이미 메인 셰프 역할을 해왔다. 최우식은 셰프로 승진하는 게 재미 포인트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우식이 셰프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실제로 손님도 많이 들이닥치고 위기 상황도 생기고 했다. 그런데 최우식이 캐릭터가 능글맞아도 손이 야무지다. 제작진은 최우식이 잘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셰프를 맡아도 잘할 거 같았다"고 전했다.
이렇듯 박현용 PD는 '서진이네'만의 큰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다채로운 변주를 주려고 했다. 그는 "이번 시즌은 조금 다르게 해보려고 했다"며 "(식당 예능) 조연출을 해보긴 했지만, 연출을 한 건 처음이었다. 나영석 PD도 이전 식당 시리즈, '윤식당', '강식당'의 중간 색깔을 해보면 어떠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통 희극인처럼 재미를 줄 순 없지만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 깃발 올리고 구호를 외쳤던 것도 프로그램 색깔을 바꿔 나가려는 노력이었다.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현용 PD는 이번 '서진이네2'에서 보여준 성과에 뿌듯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PD들, 작가들 포함 20명 가까이 되는 제작진이 함께한다"며 "새로운 제작진도 들어오며 새로운 색깔을 넣으려고 노력했다. 나는 시청률, 반응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총합을 보면 기대했던 것보다 잘된 거 같아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서진이네2'는 지난 7월 26일 방송한 5회에서 최고 시청률 9.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를 기록했다.
박현용 PD는 "내가 나영석 PD님과 연출했던 것 중에 최고 시청률이기도 하다. 커리어 하이를 달성해서 기분이 좋다. 전 시즌보다는 조금 덜 나와서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할 역할은 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