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봤는데 어우..." 김도영도 경악한 '95㎏ 1루수' 현란한 춤사위, 이범호 감독은 되레 엄지 세웠다 [청담동 현장]

청담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12.0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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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변우혁(왼쪽)과 박정우가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각각 백지영과 옥택연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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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변우혁(왼쪽)과 박정우가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각각 백지영과 옥택연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눈앞에서 봤는데 어우... 정말 쓰러질 뻔했어요."

김도영(21)의 실감 나는 소감처럼 모두가 경악한 무대였다. 하지만 변우혁(24·이상 KIA 타이거즈)의 그러한 과감한 퍼포먼스에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 이범호(43) 감독이다.


김도영은 1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김도영은 정규시즌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4실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7을 기록하고 KIA의 역대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기에 예상된 결과였다. 그는 같은 날 앞서 열린 '2024 컴투스 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올해의 선수' 상과 '컴투스 프로야구 Fans Choice' 상도 받아 이날 하루에만 3개의 상을 받았다.

김도영은 계속된 시상식 일정에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어린 시절 여기 계신 선배님들을 보며 야구를 했다. 은퇴한 선배님들이 뽑아주신 상이라 감회가 남달랐고 의미가 컸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노력해서 선배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이 자리에 계속해서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역 동료, 팬들에게 인정받고 선배님들께도 인정받아서 정말 뜻깊은 하루다. 난 항상 꾸준함을 중요시한다. 이 성적을 유지하면서 '1등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시상식 다니는 게) 몸이 피곤하긴 하지만, 행복감이 더 크다. 내년에도 시상식 다니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제는 단연 전날(11월 30일) 광주광역시의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 축하무대였다. 김도영을 비롯한 선수들은 직접 팀을 꾸리고 곡을 골라 KIA 팬만을 위한 축하공연을 준비했고, 반응은 역대급으로 좋았다.

현장 분위기가 가장 뜨거웠던 건 변우혁과 박정우(26)가 현란한 춤사위를 보인 백지영-옥택연의 '내 귀에 캔디' 무대였다. 특히 변우혁은 키 185㎝, 몸무게 95㎏의 큰 체구로 백지영의 과감한 의상을 소화하며 고음까지 완벽히 처리해 좌중을 경악케 했다. 평소 훈훈한 외모로 알려진 박정우도 적극적인 퍼포먼스로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한은회 시상식 후 만난 김도영은 이때를 떠올리며 "진짜 끔찍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보기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변)우혁이 형이 수염 자국도 있는데 립스틱을 바르고 화장도 진하게 해서 너무 별로였다. 난 화장할 생각은 안 하고 립만 발랐다. 눈앞에서 봤는데 정말 쓰러질 뻔했다. 난 가발 쓴 것만 봤는데도 진짜 경악했다"고 직관 소감을 생생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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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뉴진스의 하니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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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맨 왼쪽)이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뉴진스의 하니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SNS에서는 김도영의 무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변우혁에 앞서 김도영은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로 분장해 청순함의 끝을 보여줬다. 평소 뉴진스의 팬으로 알려진 김도영은 올해 하니가 불러 화제가 된 마츠다 세이코(일본)의 푸른 산호초를 일본어 원어로 1, 2절을 완창해 박수를 받았다.

김도영은 "요새 팬 페스타에서 할 춤과 노래를 연습하고 그래서 잠을 거의 못 잔다. (푸른 산호초 노래도) 가사를 외우는 데 시간을 거의 다 썼다. 그런데 막상 가니 프롬프트에 가사가 다 나와서 허무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확실히 반응이 실감 난다. 어제 내 모습을 보고 팬들이 조금은 줄어들 거라 생각했는데 하루 사이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이 늘었다. 지금도 형들이나 친구들이 너무 많이 보낸다. 하루밖에 안 됐는데 조회수가 180만이 넘은 것도 봤다. 리허설을 한 번도 못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그래도 잘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여장을 하고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등 다수의 선수가 어려워했던 과거와 또 달랐다.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무대에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의사 표현도 확실히 하는 어린 선수들과 그 환경을 만들어준 이범호 감독 이하 코치진들의 노력은 올해 KIA의 우승 원동력이기도 했다.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만난 양현종은 "나도 7년 전에 팬들을 위한 무대를 준비한 적이 있지만, 정말 창피하고 쑥스러웠다. 하지만 이번에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대가 많이 달라진 걸 느낀다. 이런 무대가 있을 때도 빼는 것 없이 더 완벽하게 하려 한다. 1년 동안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한 선수들의 재롱잔치인 만큼 팬분들이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범호 감독 역시 변우혁의 퍼포먼스 자체보다 자신감 있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2022시즌 종료 후 KIA로 트레이드된 변우혁은 올해 우타 거포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일부 내보였다. 69경기 타율 0.304(168타수 51안타) 5홈런 21타점, 출루율 0.369 장타율 0.470으로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내년 시즌을 더 기대케 했다. 이범호 감독은 'V12 타이거즈 페스타' 직후 변우혁의 퍼포먼스에 "저렇게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나중에 크게 된다. 재미있게 봤다"고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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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변우혁(가운데서 왼쪽)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백지영으로 분장해 부른 '내 귀에 캔디'를 부르고 1위를 차지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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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오른쪽)이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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