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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
유승민 전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필요하면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내 나름의 비전과 철학이 있기 때문에 단일화에 목매진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내년 1월 실시되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이기흥(69) 현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을 그 외 후보들이 어떻게 저지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기흥 현 회장이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준비 TF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하면서 사실상 3선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
2016년 처음으로 당선된 이기흥 현 회장은 올해로 두 번째 임기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후원 물품 사적 사용(횡령),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제삼자뇌물), 예산 낭비(배임) 등 각종 비위 혐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각종 비위에 유승민 전 회장은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언급하지 않겠다. 8년간 이기흥 회장님을 옆에서 봤고 어느 정도 공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이번 파리 올림픽 해단식이 무산된 것을 보고 출마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나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경험해봤지만,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보기가 부끄러웠다. 일방적인 소통이 만든 논란이라고 생각한다. 대한체육회 내부에는 약 270여명의 뛰어난 직원들이 있는데 그분들과 밀접한 소통을 했다면 그런 판단 미스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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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의 길이 열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회의를 마치고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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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
그러나 여전히 유리한 건 이 회장이 유리하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2선을 하면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놓았고,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 회장의 3번째 연임 신청을 승인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체육계의 설명이다. 또한 현행 선거는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치러져 이 회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선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이 회장 외에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기로 한 후보는 총 7명으로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을 비롯해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등이 있다.
제한된 선거인단 구성에 유승민 전 회장은 "현 투표 방식은 평일에 대면 선거로 이뤄지는데 경기와 대회가 있는 선수, 지도자는 참여하기 힘든 조건이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있는 규정을 바꾸고자 하는 생각은 없다. 결과 또한 받아들이는 게 스포츠인의 정신이다. 또 이기흥 회장님도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많이들 물어보는데 이기흥 회장님을 신경쓸 틈이 없다. 최종 후보 등록이 된 뒤에야 논의해야 할 것 같다. 현재로선 지금 대답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은 단일화를 했을 때 가장 시너지 효과가 큰 후보라는 체육계 시선도 있다. 그는 단일화의 전제조건에 대한 질문에 "단일화는 복잡한 문제다. 만약 결심이 선다면 공정하고 모두가 동의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난 나 자신이 앞서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일화 문제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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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
장점이자 단점으로 언급되는 나이 문제에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전 회장은 "내 나이는 장점이자 자랑이다. 젊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 있고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 현장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다. 초 단위로 바뀌고 있는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후보는 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명한 사람은 선배에게 묻는다'는 말이 있다. 내 앞, 뒤, 옆의 선배들에게 많이 묻고 헤쳐 나가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 전 회장은 2019년 6월에는 조양호 전 회장 궐위에 따라 보궐선거를 통해 제24대 탁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2020년 12월 연임에 성공해 지난 5년간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최, 2024 파리 올림픽 남녀 혼합 복식과 여자 단체전 동메달 등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탁구협회장을 계속하면서 대한체육회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음에도 자진 사퇴로 그 결의를 보였다.
그는 "주변에서는 왜 지금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금만 기다리면 더 좋은 기회들이 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이어야 했다. 선수 시절 중국 탁구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승부를 단 한 번도 피한 적이 없다. 다음으로 미룬 적도 없다. 나의 큰 결심과 용기가 지금 이 시각에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숨겨야만 하는 많은 체육인에게 한 줄기의 빛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결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6가지 공약으로는 △지방체육회 및 종목 자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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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