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사직 '성담장'이 사라진다, "다른 곳이면 넘어갈 타구인데..." 타자들 볼멘소리 '끝'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12.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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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왼쪽)과 2024년의 부산 사직야구장 펜스 변화. 오른쪽 사진의 빨간 원 안의 보조 펜스 높이가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스타뉴스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타자들의 홈런포를 막았던 부산 사직야구장의 이른바 '성담장'이 사라진다. 롯데 자이언츠가 홈구장 외야 펜스 높이 변경을 단행한다.

롯데는 마무리훈련 종료 후 최근 들어 사직구장의 외야 보조 펜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일부 펜스는 기존보다 상당히 높이가 낮아진 모습이 포착됐다.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높은 담장으로 인해 외야관중석 팬들의 시야방해가 많아 개선 차원에서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또한 손호영,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선수 등 발사각이 좋은 중·장거리형 선수들의 공격력 강화 차원에서 담장을 낮췄다"고 밝혔다.

실제로 롯데 구단에 따르면 올해 중심타자 윤동희의 인플레이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1.4㎞, 고승민은 141㎞였고, 빅터 레이예스는 142.4㎞로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 타구 발사각이 13~15도 정도에서 형성됐다. 이에 타 구장이면 넘어갈 타구가 담장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고, 결국 롯데에서도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사직야구장은 1985년 개장 이후 2021년까지 펜스 거리와 높이에서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22시즌을 앞두고 대개편에 들어갔다. 홈플레이트가 본부석 쪽으로 2.884m 당겨지면서 외야를 확장하는 효과를 만들었다.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는 118m에서 120.5m로 늘어났고 좌우 담장까지 거리는 95m에서 95.8m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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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바뀐 부산 사직야구장의 외야 담장.
특히 외야 담장의 보조 펜스 높이를 4.8m에서 6m로 높이면서 시각적으로도 확연히 드러나는 변화를 줬다. 이에 당시 롯데 단장이던 성민규 전 단장의 이름을 따 '성담장'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는 당시 전략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2018년 이대호(37홈런)와 전준우(33홈런) 이후 롯데는 30홈런 타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결국 롯데는 마운드 강화를 위해 타선의 장타 감소를 무릅쓰고 담장을 높이는 변화를 단행했다. 사직구장은 그동안 담장은 높았지만, 홈플레이트와 거리는 비교적 짧았는데, 둘 모두를 늘렸다.

마운드에서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2021년 사직에서 72개의 홈런을 맞았던 롯데는 담장을 높인 2022년 40개, 2023년에는 2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홈런 마진 역시 2021년 -21(홈런 51 / 피홈런 72)에서 2023년에는 +9(홈런 36 / 피홈런 27), 올해는 홈런과 피홈런이 각각 49개로 같아졌다. 하지만 타선에서는 일부 볼멘소리가 들렸다. 한 타자는 "다른 구장이면 넘어갈 타구가 잡히니 조바심도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성 전 단장도 2023년 "투수진이 좋아진다면 펜스 높이를 내릴 생각이 있다"고 밝힌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성 전 단장 재임기에는 이뤄지지 못했고, 3시즌 만에야 마침내 펜스 높이의 변화가 생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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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야구장의 외야 보조펜스 높이 수정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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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야구장 외야 보조펜스 공사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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