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사진=넷플릭스 |
공유는 지난달 29일 공개된 글로벌 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2015)을 원작으로 8부작 드라마로 재탄생된 '트렁크'. 웰메이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 '우리들의 블루스'(2022) 김규태 감독과 '화랑'(2016)의 박은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 한정원(공유 분), 노인지(서현진 분)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물이다.
공유는 5일 진행된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 캐릭터에 호기심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까 너무 비슷한 결의 작품들엔 관심이 잘 안 가더라. 그런 의미에서 '트렁크'가 사랑에 관한 새로운 시선을 담아내 끌렸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사랑에 관한 새로운 시선'이라는 생각이 든 건, 기존과 결이 달랐기 때문"이라며 "제가 느끼기엔 드라마와 영화 대다수 그 프레임 안에 있는 사랑은 대부분 판타지 같다. 보통 긍정적인 면, 밝은 면을 부각해 다루지 않나. 동화적인 스토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대리만족을 주고 현실에 없는 캐릭터로 보시는 분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행복감을 전달하는 게 드라마, 영화의 역할일 텐데 근데 '트렁크'는 그 반대 지점을 보는 거다. 어두운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술 한 잔 하며 터놓을 때가 있지 않나. 표현을 하냐, 안 하냐 단지 그 차이일 뿐이지 누구나 마음속엔 각자 다 품고 있을 거다. 그래서 다소 어두운 지점이 있더라도, '트렁크'처럼 꺼내는 작품이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차별점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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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절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개인적으로도 '절제된 사람'이라고 느낀다. '트렁크' 속 정원의 '뺄셈부터 생각한다'라는 대사가 되게 공감됐다. 실제로도 제가 그렇다. 더하기, 긍정적인 것보다는 항상 저한테 최악의 상황, '뺄셈'부터 생각한다. 제 연기도, 제가 지향하는 취향의 작품들을 보면 과한 것에 경계가 있다. '오버 액팅'을 경계하다 보니 제 연기 톤도 보통 절제된 연기 톤으로 하게 되지 않나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유는 "결과적으로 '트렁크'가 얘기하는 바는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이 메시지가 본질적으로 깔려 있다 생각해서 이 드라마를 했다. 치유까지는 생각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다 포함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작품성을 자신했다.
'기간제 결혼 서비스' 소재에 대한 우려도 겸허히 받아들였다. 공유는 "'트렁크' 출연을 단 시간에 결정했는데, 그 결정 순간에도 '많은 호불호가 있겠다' 생각하긴 했다. 그래서 지금의 다양한 관점, 호불호에 있어서 크게 불편하진 않다.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다만 부정적이고 불편하게 생각하는 지점들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 작품을 했겠죠? 어디까지나 '트렁크'는 허구의 이야기이고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서 결국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출연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공유, 서현진 |
공유 역시 이 같은 반응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맥락을 짚지 못하고 "워딩 자체도 입에 담기 싫다. '성OO(땡땡)' 반응이라고 관련 기사가 나온 걸 보고 저라는 사람 입장에선 충격적이었다. 사실 그렇게까지 간다는 게 좀 충격이었다. 호불호는 너무나 예상했고 알고 있지만, 부정적인 시선은 일부라고 본다. 전체가 아니라. 부정적인 시각을 외면한 게 아니라, 틀렸다는 말이 아니라, 모든 분이 그렇게 보셨다면 문제라는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게 보신 분이 상당수이지 않나. 그래서 저는 그냥 다양한 관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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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출산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지금보다 어릴 때, 30대 초반에는 아이를 빨리 갖고 싶었다. '꼭 젊은 아빠가 되어야지' 하는 막연한 판타지가 있었다. 아시다시피 하나도 뜻대로 안 됐다. 철저하게 실패했다. 지금의 저는 결혼과 마찬가지로 아이도 선택인 거 같다.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라고 터놓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부정적인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제 개인적으론 아이한테 어떤 세상을 보여줘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저만의 고민 속에 빠져 있다. 왜냐하면 아이는 본인 의지로 태어나는 게 아니지 않나. 선택권이 없으니까. 막상 나왔는데 생각보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느낄 수 있으니, 지금도 계속 고민 중이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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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유는 "토씨 하나 안 빼고 그때 제 상황을 말씀드리면 어제(4일) 오전에 스케줄을 하고 저녁엔 나름의 공부 아닌 공부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난리가 났다는 연락을 받고 TV를 켜고 생중계를 보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더라. 제 인생에 있어서 겪을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저도 여느 다른 분들과 똑같이 조마조마한 반응으로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웠다. 계엄령 해제 전까지 말이다. 근데 또 넥스트가 있을까 봐, 그런 불안감에 잠을 못 잤다. 어쨌든 지금은 (계엄령 해제가 되어) 일차적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공유는 지난 2005년 패션 매거진 보그걸 7월호에 실렸던 인터뷰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나의 아버지, 마이클 조던, 그리고 박정희"라는 발언을 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꾸준히 재조명되며 역사의식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만큼, 45년 만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로 다시금 소환돼 해명 요구가 빗발쳤다. 공유가 존경을 표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제5·6·7·8·9대 대통령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특히 친일-군사 독재 정권의 상징으로, 국가 민주주의를 저해한 '공포정치' '부정부패'를 주도하며 최악의 대통령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되었다.
이와 관련 마침내 20년 만에 입을 연 공유. 그는 본인이 직접 언급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20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는데, 억울하다기보다는 저는 오히려 어떤 정치적 이슈, 상황 때마다 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는 생각도 들더라. 제가 유명인이라서. 저는 (정치적으로) 어떤 의도나 의사를 밝힌 적이 1도 없다. 그런데 유튜브 채널 등에서 확대 해석하고 여러 해석을 덧대 저를 세운 듯한 느낌이 있다. 이런 게 당연히 마음이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또 굳이 해명해야 하나 싶더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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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는 거듭 "분명한 건 저는 잘못된 역사의식, 잘못된 도덕 윤리 의식으로 살지 않았다. 그게 분명한 팩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틀 전에 일어난 그 일들(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에 있어서는 모든 분과 같은 마음으로 답답하고 화나는 마음으로 생중계를 지켜본 사람이다. '트렁크' 때문으로 만난 자리인데 얘기가 길어졌는데 어쨌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면서 "결과적으로는 그게(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 박정희 발언) 실수일 수 있고 저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넘겼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공유는 "그냥 제가 그냥 감내할 수밖에 없는 일인 거 같다. 저는 원래 뭐든 최대한 받아들이려 하는 편인데, 가끔은 저도 사람인지라 뒤에서 속이 썩겠죠. 근데 어떡하냐, 받아들여야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