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택 GS 칼텍스 감독이 선수단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GS칼텍스로 이적한 김미연(오른쪽)과 흥국생명으로 팀을 옮긴 문지윤. /사진=GS칼텍스, 흥국생명 구단 제공 |
GS칼텍스는 12일 "아포짓스파이커 문지윤(24)을 보내고 흥국생명으로부터 아웃사이드히터 김미연을 영입하며 공수를 보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상으로 초토화된 GS칼텍스 아웃사이드히터 공격진이 트레이드의 첫번째 이유가 됐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캡틴 유서연(25)을 필두로 FA로 영입한 김주향(25),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26·등록명 와일러), 권민지(23)가 주축이 돼 아웃사이드히터진을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서연이 시즌 직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권민지(팔꿈치), 김주향(허리), 와일러(아킬레스건 파열)가 차례로 이탈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올해 신인 이주아(18)와 최근 몇 년간 공격 가담을 거의 하지 않던 우수민(26)까지 기용해야 겨우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아포짓스파이커이자 주포 지젤 실바(33·등록명 실바)까지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자 미들블로커인 서채원(21)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직 부상자들의 복귀가 요원한 상황에서 계속된 과부하는 또 다른 부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 이유였다. 11일 한국도로공사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권민지는 아직 재활 중이고, 최가은과 김주향은 훈련에는 합류했는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지젤 실바(가운데)가 지난 2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발목을 접질러 쓰러졌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GS칼텍스 스테파니 와일러(가운데)가 지난 2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 부축을 받아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실바가 도로공사전에서 복귀해 5세트 풀세트를 뛰면서 43득점으로 건재함을 알렸으나, 53.98%에 달하는 공격 점유율은 또 다른 부상을 염려하게 했다. 또한 급한 대로 복귀한 유서연 역시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다른 공격수들의 수비까지 커버하고 있어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공격수의 존재가 필요했다.
계속된 패배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유다. GS칼텍스는 전날(11일) 경기 패배로 9연패에 빠졌다. 1승 12패(승점 6)로 남자부 통틀어 최저 승점이다. 마지막 승점 3점이 지난달 1일 페퍼저축은행전(세트 점수 3:1 승)일 정도로 벌써 한 달 넘게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쑥쑥 크던 어린 선수들의 기도 꺾일 판이다. 대표적으로 신인 이주아가 있다. 올 시즌 GS칼텍스 아웃사이드히터들의 줄부상은 신인 이주아의 출전으로 이어졌다. 목포하당초-목포영화중-목포여상 졸업한 이주아는 2024~2025 V리그 여자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기대주다.
이주아는 2라운드 흥국생명전부터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해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상대 블로커들이 뜬 상황에서 자신 있게 때리는 강스파이크는 꼴찌팀 GS칼텍스의 몇 안 되는 볼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GS칼텍스로 이적한 김미연(오른쪽)과 흥국생명으로 팀을 옮긴 문지윤. /사진=GS칼텍스, 흥국생명 구단 제공 |
GS칼텍스 이주아(오른쪽)가 강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도로공사전에서도 이주아는 적은 공격 점유율(18.18%)에도 공격 성공률 50%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7점을 올리며 GS칼텍스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후 이영택 감독은 "고등학교 졸업도 안 한 선수인데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잘했을 때 경기에서 이기고 결과를 가져왔다면 선수도 자신감을 갖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런 의미에서 김미연은 여러모로 현재의 GS칼텍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선수로 여겨진다. 대전 신탄중앙중-대전 용산고를 졸업한 김미연은 2011~2012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여자부 3라운드 3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이후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을 거치며 V리그 통산 14시즌 동안 330경기 1085세트에 출장, 2329득점 공격 성공률 33.50%를 기록했다.
강력한 서브와 공격력이 돋보이는 선수로 수비력도 준수하다. 또한 지난 시즌부터 아포짓 스파이커도 곧잘 소화해 실바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최근 정윤주(21)의 성장으로 입지가 줄어든 김미연에게도 많은 출전 기회가 보장된 GS칼텍스 행은 호재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김미연 선수의 합류로 사이드 공격과 수비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재활 중인 부상 선수들의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빠르게 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 또한 아쉽게 떠나게 된 문지윤 선수에게도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