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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는 올해 중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하려던 것이 무산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의 회장을 포함해 대표업무집행자와 주요 주주, 창업자 등이 모두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인허가 주체인 국토교통부의 부담이 상당했다는 것이 관가의 설명이다. MBK파트너스의 컨소시엄 합류에 정부가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현행법상 외국인에 대한 사업 인가를 철저히 규제한다.
IB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는 당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를 염두에 두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시 언론들은 MBK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스페셜시튜에이션스(SS) 2호 펀드를 비롯해 메리츠증권, 룩셈부르크 화물항공사 카고룩스(Cargolux) 등을 컨소시엄으로 하는 인수의향서(LOI)가 매각 주관사 UBS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인수전을 준비하면서 MBK파트너스의 SS 2호 펀드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3000억원을 확보해 컨소시엄에 자금을 보태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가 국토부와 여러 차례 소통하면서 자금 조달 방안, 주주 구성 등을 협의했으나 국토부가 외국인의 사업 진입을 우려했다는 후문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외항사 카고룩스를 시작으로 MBK파트너스도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포기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당시 국토부가 MBK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에 우려를 표한 것은 MBK 주요 주주가 외국인이라는 점 때문이었던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실제 최근 MBK파트너스는 스스로 김병주 회장이 17%, 해외 투자자인 다이얼캐피털은 16.2%의 지분을 보유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세부구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우리사주조합도 상당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법인 대표자가 외국인이었던 점도 인수전 참전의 걸림돌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책임회사인 MBK파트너스는 윤종하 부회장과 부재훈 부회장 등이 2인이 대표업무집행자였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에 해당하는 직위다. 이들 가운데 부재훈 부회장은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재훈 부회장은 2005년 MBK파트너스 설립 시점부터 함께한 인물이다. MBK파트너스 SS 2호 펀드 대표도 당시 겸하고 있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MBK파트너스를 참여시킬 경우 항공법 규제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항공사업법 제54조에 따르면 '외국인이 법인등기사항 증명서상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법인등기사항증명서상 임원수의 2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에 해당하는 자는 국토교통부 허가를 받아야 여객이나 화물운송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MBK파트너스는 부재훈 부회장이 대표업무집행자인 동시에 펀드 대표까지 겸직하는 만큼 관련법의 직접 적용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MBK파트너스에서 비토권(거부권) 등 막강한 권한과 최종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병주 회장의 존재와 지배력 탓에 '외국인이 지배적 영향력을 가진 회사'라는 해석도 대두됐다.
이런 선례를 고려하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역시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확한 법적 검토의 필요성과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법조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정부가 외국인의 국가기간산업 인수 시도를 막은 구체적인 사례"라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도 역시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관할당국의 유권해석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MBK 측은 MBK 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는 국내에서 설립됐고 주요 주주가 한국 국적이어서 논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MBK 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는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24.7%씩 갖고 있으며 MBK 우리사주조합(17.4%), 김병주 회장(17%), 다이얼캐피털(16.2%)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MBK는 다이얼캐피털은 단순 재무적 투자자에 불과하며 의결권 기준으로는 80% 이상이 한국 국적 파트너들이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